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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 중 시신 기증까지 모두 주고 가신 강사문 할머니, 향년65세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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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 중 시신 기증까지 모두 주고 가신 강사문 할머니, 향년65세로 별세
“40억 기부 목표 못 이뤄 미안… 환자·해부학 발전에 써 달라”몸도 돈도 마음도, 다 내주고 떠나,. 투병 중 전재산·시신 기증하고 떠난 '천사 할머니'
  • 안데레사 기자
  • 승인 2017.08.31 0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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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병 중 전재산·시신 기증하고 떠난 '천사 할머니'

[뉴스프리존=안데레사기자] 아무것도 남김없이, 암 투병 중에도 전 재산을 기부하고 시신 기증까지 약속한 ‘천사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30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강사문 할머니는 “연세의료원에 평생 모은 재산을 모두 기부하겠다”며 지난 22일 병원을 찾았다. 강 할머니는 혈액암의 일종인 ‘골수형성이상증후군’으로 20여 년을 투병해오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기부 의사를 밝혔다. 할머니가 기부한 것은 서울 마포구에 있는 아파트와 주식 투자로 모은 재산 등을 모두 합쳐 15억 원. 젊은 날 보험영업으로 돈을 모은 그는 “40년을 준비한 일이니 나보다 훨씬 어려운 많은 환자들을 위해 써 달라”며 “40억 원을 기부하려고 평생 노력했는데 치료비로 쓴 돈도 있고 목표만큼 벌지 못해 이 만큼만 기부하게 됐다. 미안하다”고 전했다. 가진 모든 것을 기부한 그는 29일 오후 5시 30분 별세했다.

조문객과 연세의료원 직원들 모두 침통한 표정이었지만 65세로 생을 마감한 강 할머니의 얼굴은 편안해 보였다. 정 센터장은 “지금까지 셀 수 없이 많은 환자를 치료했지만, 강 할머니처럼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다 베풀고 떠나는 사례는 본 적이 없다”며 “모든 재산을 기부한 사실을 오늘에서야 뒤늦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강 할머니는 1980년대 초부터 파킨슨병으로 10년을 투병한 어머니를 돌보고, 연이어 노환으로 쓰러진 아버지 간병도 10년간 지극정성으로 했다. 그런데 아버지가 사망하기 전인 1997년 본인 몸에도 이상이 왔다. 병원에서 진단받은 결과 혈액암의 일종인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이었다. 연이은 불행에도 할머니는 좌절하지 않고 항암치료를 하며 묵묵히 견뎌냈다. 2004년에는 남 몰래 시신 기증 서약서를 썼다.
  
최근 1년 동안은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7개월 이상을 연세암병원에서 입·퇴원을 반복했다. 최근에는 면역력이 약화돼 심한 폐렴을 앓는 등 감염질환이 잇따라 생겼다. 5일 전 강 할머니는 더이상 버티지 못할 것을 알았다. 남진정 연세의료원 발전기금팀장은 “임종을 앞두고 시신과 재산을 모두 기부한 것은 어느 병원에서도 접하기 어려운 사례”라며 “할머니가 더 오래 사셔서 더 많은 분들을 도왔으면 했는데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강 할머니는 평소에도 승가원 등 복지기관 3곳에 정기 후원을 하고 있었다. 가깝게 지내던 지인 몇 명만 알고 있었던 일이어서 주변 이웃들조차 그의 선행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40년 지기인 김혜정(62·여)씨는 “어려운 사람 얘기를 들으면 지나치질 못하는 성격이었지만 자신의 선행을 내세우길 싫어했다”며 “내게 죽기 전 타고 다니던 차까지 다 팔아 달라고 한 다음에 조촐한 장례를 부탁하고 떠났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장례는 1일장으로 치러졌다.

2004년에는 남 몰래 시신 기증 서약서를 쓰며 자신의 몸이 타인의 삶에 좋은 영향을 미치길 바랐다. 강 할머니의 시신은 염습(몸을 씻기고 옷을 입혀 염포로 묶는 장례 과정)하지 않고 곧바로 연세의대 해부학교실로 옮겨졌다. 강 할머니는 평소 “내가 죽으면 내 몸을 해부학 발전을 위해 써 달라”는 뜻을 밝혔다. 의대에도 “후학 양성을 위해 써 달라”며 따로 5000만원을 기부했다. 친구 김씨는 “얼마 전 ‘사회에 모든 것을 주고 떠나야 하니 마음이 급하다’고 나를 재촉하기까지 했다”며 “20년을 투병하고 죽음을 앞두고도 사회에 불만을 가지기는커녕 흔들림 없이 모든 것을 다 내주고 떠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일생 동안 가진 모든 것을 세상에 환원한 그를 위해 연세의료원 임직원들이 나섰다. 3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차려진 빈소에는 윤도흠 연세의료원장, 노성훈 연세암병원장 등 병원 임직원 100여 명이 차례로 빈소를 찾아 강 할머니의 뜻을 기렸다. 조문객도 연세의료원 직원들이 맞았다. 강 할머니의 요청에 따라 장례는 하루장으로 치러졌다. 병원 관계자는 "남몰래 선행을 베푼 강씨가 끝내 떠나 안타깝다"며 "고인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기부금이 암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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