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김원기기자]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가 한 사업가로부터 사업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6000만원대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 대표는 “빌린 적은 있지만, 다 갚았다”고 주장한다. 양측의 진실공방은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가뜩이나 다른 당과의 통합론 등으로 뒤숭숭한 바른정당에겐 또하나의 악재다. 실제로 뇌물수수 의혹에 휩싸인 이 대표는 제대로 된 일정수행을 못 하고 있다. 정기국회가 시작되고 다른 야당과의 연대론ㆍ통합론이 물망에 오르는 등 현안이 산적한 와중이다. 일각에서는 지도력 공백으로까지 사태가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존재한다. 바른정당으로서는 중도·보수통합론으로 당내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이 대표의 ‘금품수수 의혹’이라는 악재까지 맞게 됐다.

2015년 10월부터 올 3월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현금과 명품가방, 시계 등 모두 6000여만원어치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맞서 이 대표는 경기 파주시 홍원연수원에서 열린 바른정당 연찬회 도중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금전 거래는 있었지만 청탁과 대가성은 전혀 아니었으며 전액을 다 갚았다”고 반박했다. 옥모 씨가 제기한 금품 수수 의혹을 법적 대응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연찬회는 정기국회 대응책과 연대론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본회의는 8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이었다. 하지만, 대표는 두 자리 모두 끝까지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이 대표는 옥씨와의 관계에 대해 “지난 20대 총선 경선 때 정치권 원로인 친박(친박근혜)계 인사의 소개로 옥씨가 접근해 왔다”며 “언론계·정치권 인맥이 두터운 홍보 전문가로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고발이 진행되고 수사가 시작되면, 이 대표는 더욱 바빠질 수밖에 없다. 검사장 출신인 박영관 변호사는 “애매한 면이 많다”며 “기본적으로 3개월을 보고 있고, 민감하면 6개월 아니 2년 갈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재판보다도 변호사와 상의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해당 사건에 묶인 채 1개월만 지나가도 9월 정기국회는 끝난다.

대기업·금융기관 임원을 소개해 줬다는 주장에 대해 이 대표는 “연결한 적도 없고 더욱이 청탁한 일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옥씨가) L그룹, S화학 등 대기업 회장들에게도 유사한 수법으로 금품을 갈취하려다가 구속된 전력이 있다”면서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비슷한 수법으로 접근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옥씨가 사업과 생활 형편이 어려워졌다며 부당한 금품을 요구해 더이상 응하지 않았다”면서 “의도를 갖고 접근해 온 사람을 분별하지 못하고 제대로 차단하지 못해 생긴 일”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독선을 막겠다고 다짐한 바른정당이다. 하지만, 대표가 휘청거리면서 강한 야당으로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는 연찬회에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앞에 발언이 예정돼 있었으나, 하지 않고 기자회견만 진행했다. 기자회견 내용도 정부에 대한 비판 없이 해명에 맞춰졌다. 정치 현안보다 본인 사태가 급할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늦게 온 이유도 변호사를 만나고 오느라 그랬다”고 고백했다. 이 대표의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지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바른정당 내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당 등과의 선거연대 및 통합론이 더욱 커질지도 관심을 모은다. 실제로 이날 정기국회 대응 전략을 위해 열린 의원연찬회는 시종일관 어수선했다. 이 대표는 연찬회에 뒤늦게 합류, 금품수수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일찍 자리를 떠났다.

한편 옥씨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의뢰 진정서를 제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1일 이 사건을 배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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