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스홉킨스대 집계 8만2천400명…사망자도 1천명 넘어
초기 대처 미흡이 원인인 듯…전문가들 "최악 아직 오지 않았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수가 26일(현지시간) 8만 명을 훌쩍 넘어서며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의 엘름허스트병원 앞을 마스크를 쓴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그 뒤로 '비상 상황'이란 문구가 적힌 간판이 보인다.
미국 뉴욕의 엘름허스트병원 앞을 마스크를 쓴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그 뒤로 '비상 상황'이란 문구가 적힌 간판이 보인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30분(미 동부시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만2천404명으로 늘어나 그동안 1위였던 중국(8만1천782명)과 2위인 이탈리아(8만589명)를 한번에 앞질렀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오후 5시 기준 자체 집계 결과 미국의 코로나19 환자가 8만1천321명으로 중국과 이탈리아 등 다른 모든 나라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또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미국내 사망자도 1천 명을 넘었다고 이 신문은 집계했다.

이로써 미국은 1월 21일 첫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지 약 두 달 만에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가장 많이 나온 나라가 됐다.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지난 19일 1만명을 넘긴 뒤 21일 2만명을 돌파했고 이후 22일 3만명, 23일 4만명, 24일 5만명, 25일 6만명 등 연일 1만명씩 늘다가 이날은 더 가파르게 증가하며 8만명 선을 넘어섰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지는 단연 뉴욕주다. 뉴욕주에서는 하룻밤 새 코로나19 환자가 약 7천 명 증가하며 3만7천258명이 됐다. 사망자도 전날보다 100명 증가한 385명으로 늘었다.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에서도 하루 새 465명의 환자가 새로 나오며 캘리포니아주 전체 감염자가 3천6명으로 올라갔고, 시카고가 속한 일리노이주에서도 673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며 총 환자 수가 2천538명으로 상승했다.

인디애나주도 전날보다 환자가 170명 늘며 총 645명으로 환자가 증가했다.

이처럼 최근 며칠 새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고 있는 것은 검사 키트가 보급되며 검사가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본질적으로는 이미 미국에서도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가 상당 부분 진전돼 있었음에도 미국의 보건·의료 체계가 이를 조기에 포착하지 못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NYT는 코로나19가 중국을 삼키는 와중에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은 점, 광범위한 검사를 제공하지 못해 위기의 규모에 눈 멀게 된 점 등을 미국의 코로나19 대응 실패의 일부 요인으로 지목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전날 밤 코로나19 팬데믹이 미국에서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보건국장 그랜트 콜팩스 박사도 전날 "이 모든 노력(사회적 거리 두기 등)들에도 불구하고 지금 뉴욕에서 전개되는 것과 비슷한 시나리오를 우리도 맞이하게 될 것이라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문가들은 미 전역에 걸쳐 급속히 환자가 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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