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볼 줄 아는 '동물적 감각 '으로 학교 이사회 장악 잰걸음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경희대학교 총동문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건배를 하고 있다.2017.5.11.

 

[뉴스프리존=한운식 기자]  최근 한 일간지에 ‘서희건설은 KC대학교 사유화 야욕을 버리라’라는 성명서가 실렸다.

이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곳은 그리스도의교회교역자협의회, 최수열설립자재단한국본부 등 10개에 이른다. 모두 KC대학교와 관련된 단체들이다.

성명서는 "서희건설이 갑작스럽게 재정기여를 빌미로 대학의 경영에 참여하려는 야욕을 보이면서 (학교가) 대혼란에 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희건설 이ㅇㅇ회장은 정이사 추천을 스스로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성명서에서  언급한 이ㅇㅇ 회장은 서희건설 창업주 이봉관 회장을 말한다.) 

서희건설과  KC대학교 사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퍼즐을 하나씩 맞춰보자.

서울시 강서구에 있는 KC대학교는 부실대학으로 지정돼 임시이사회로 운영되다가 현재 정이사 체제로 전환 중에 있다. 

교육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는 사립학교법 시행령에 따라 신임 이사 후보자 추천 의견을 받게 된다.

사분위는 ▲전현직이사협의체(11명) ▲KC대학교 평의원회(3명) ▲등촌중학교 학교운영위원회(1명) ▲개방이사추천위원회(4명) ▲관할청(2명) 등 5개 그룹에 총 21명의 추천권을 할당했다.

하지만 가장 많은 추천권을 보유한 전현직이사협의체가 서희건설측 인물 다수를 추천하면서 본격적으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럼, 왜 서희건설이 정규 이사 체제 전환 과정에 개입해 학교 이사회를 장악하려 할까.

KC대학교가 위치한 강서구 화곡동 부지의 상황을 살펴보면 의문이 하나씩 풀린다.  

이 부지는 2만평 정도인데 그린벨트라 그간 개발이 제한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제한이 오는 7월에 풀릴 예정이다. 그린벨트에서 벗어나 건물 등을 올릴 수 있다는 것.

서희건설 창업주 이봉관 회장이 어떤 사람인가.

이봉관 회장은 경희대학교 상학과를 졸업한 후  1970년 포항종합제철에 공채 2기로 입사했다. 이후, 월급쟁이 생활을 때려치우고 혼자 힘으로 서희건설을 일궜다.

이른바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어떤 게 돈이 되는지를 볼 줄 아는 ‘동물적 감각’을 지닌 사람이라는 얘기다. 

이봉관 회장 눈에 이 땅이 당장 들어오지 않겠는가.

신규 택지공급이 없는 서울 부동산 시장을 꿰뚫고 있는 이 회장은 KC대학교의 토지 가치를 누구보다도 잘 안다.

2만평 땅위에 아파트를 올린다면 엄청난 ‘떼돈’을 벌 수 있다는 얘기가 업계에서 흘러나온다.

그럼 학교는 어떡하나. 걱정마시라.

간단하다. KC대학교는 파주에도 상당한 규모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 이쪽으로 학교를 옮기면 된다. 서울에 있는 학교를 다른 쪽으로 이전하면 지자체의 여러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도랑 치고 미꾸라지  잡는 격’이 된다.   
      

뿐만이 아니다.

KC대학교는 제주도에 상당한 규모의 땅을 보유하고 있다.  개발이 안 된 상태인데, 이봉관 회장은 이 땅을 활용해 호텔, 리조트 등 대규모 위락시설로 바꿀 수 있는 재주도 부릴 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해, 서희건설측은 이봉관 회장이 KC대학교와 관련한 이슈에 언급되는 자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서희건설 홍보팀의 백준현 과장은 “KC대학교  관련 건에 대해서는 사내에서 특별히 인지하고 있는 바가 없다”는 것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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