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전방위 로비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7.8.16.

 

[뉴스프리존=한운식 기자] 먼저 퀴즈 하나. 다음 인물은 누구일까   

전라도 출신으로 중학교만 졸업하고 상경해 남대문시장에서 노점을 시작했다. 이어 20대 후반 나이에 화장품 대리점을 차려, 자기 브랜드를 내 놓을 만큼 돈을 모았다.

그런데, 이 당시 이 사람은 브랜드 네이밍을 할 때 남의 브랜드를 거의 대놓고 베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령, 제일제당의 ‘식물나라’를 카피한 ‘식물원’, ‘더바디샵’을 카피한 ‘더페이스샵’, 미국의 대중 의류 브랜드인 ‘바나나리퍼블릭’을 카피한 ‘네이처리퍼블릭’ 등이 그것이다.

아직 누군지 감을 오지 않은가. 좀 더 힌트를 준다면.

해외에서 수백억원 대의 도박을 한 혐의가 걸려 경찰수사를 받으며 몰락하기 시작했다. 뒤이어 그동안 숨겨왔던 위증 혐의, 공금횡령 혐의, 군납비리 혐의, 면세점 로비 혐의 등이 고구마 줄기마냥 터져 나왔다. 이 때문에 5년 가까운 시간을 ‘감방’에서 보냈다.

정답은 정운호다.

정운호가 소리 소문도 없이 5년 만에 깜짝 복귀를 하며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27일 주주총회에서 정운호를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정 대표는 네이처리퍼블릭의 창업주이자 75.37%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다.

코로나19에 따른 업계 위기와 시장 불확실성에 적극적이고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임직원과 주주의 목소리를 반영했다는 게 네이처리퍼블릭측의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회사 안팎의 분위기는 싸늘하다.

우선 당장, 매장을 비롯한 현장 직원들은 정 대표의 복귀가 못 마땅해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너가 부도덕한 혐의에 연루되어 징역살이를 했다는 그 자체가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혹 여성단체 등에서 불매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 매장 직원들 중에는 다른 회사로 옮기고 싶다는 이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재계에서도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국 기업의 문제점의 하나로 꼽히는 오너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는 기업에 대한 일반 대중과 여론 주도층의 신뢰도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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