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논설주간.
김병호 논설주간.

최근 총선여파로 대로변을 보면 시의원들이 피켓을 들고 특정 후보를 연호하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같은 당 소속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당연하나 코로나19로 시민들이 사경을 헤매고 있는 엄중한시기에 선거판에만 몰입하는 모양새가 어색하고 불편해 보인다.

격화소양(隔靴搔癢)이란, 신을 신고 발바닥을 긁는다는 뜻에서 필요한 것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성에 차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다.

나랏일도 중요하고 국가 경영일원을 선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시민 없는 시의원이 필요치 않으며 국민 없는 국가가 존재 이유가 없다.

평소에 정치를 잘 했으면 누구든 당선되는 것이고 평소에 게으름을 피웠다면 시의원 피켓과 연호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 19가 세계적으로 창궐하고 있는 지금, 시의원들까지 길거리에서 연호를 해야 하는지? 끼니를 걱정하는 시민들의 아우성을 들은 적도 있다.

자영업자들은 아무런 대안 없이 영업을 못하니까 죽지 못해 산다고 신음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 시민을 위한 대안은 요원하고 선거판만 졸졸 따라다니는 것이 합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가가 태평세월을 노래할 때 같으면 선거에 도움을 줄 수 있고, 같은 당 소속 후보자를 격려 및 협조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시의원들의 연호가 초상집 곡(哭)소리로 들리는 이유는 이런 맥락에서다.

행위자체에 모순이 발견되면 누구를 막론하고 비판을 받아야 한다. 모순이 있는데도 특정한 사유로 외면해 버린다면 그 언론은 죽은 언론과 다를 바 없다.

필자가 지방에서 업무수행을 하다 보니 얄궂은 제안이 들어온다. 비판기사를 쓰면 광고주 행세를 하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대한민국에 존재하고 있는 중앙언론사가 지방 광고주 한 두사람 기호에 맞게 기사를 써야 하나? 부패한 냄새가 진동을 하고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데도 기사방향을 틀어야 하나?

뉴스프리존은 그런 부류의 언론사가 아니다. 절대 잘못 봤고 지난 시절 기자 개인은 몰라도 언론사 방향은 절대 그렇게 흐르지 않을 것이다.

예년 같으면 지금쯤 청풍호반 벚꽃으로 관광객이 줄을 이을 것인데 안타깝게 지금은 흐드러진 벚꽃만 운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뿐 초연한 상태로 긴장하고 있을 뿐이다.

속담에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어라”라고 했다. 사정이 이러한데 선거판만 졸졸 따라 다니면 시의원들을 시민들이 곱게 볼까?

갑자기 실천에 옮길 수 없는 선거 공약이 봇물을 이루고 불특정 다수 시민들을 보고 희열의 미소를 띠운다.

평소에 눈길 한번 주지 않던 사람들이 옷자락을 붙들고 아양을 떤다. 세상 제일 잘났고 세상 제일 똑똑한 척 해온 사람들이 머리를 조아린다.

상식선이란 것이 있다. 상식선에 판단하자. 아픔을 함께 나누자던 사람들이 지금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나?

어떤 이는 선거판 끝나면 쳐다보지도 않더라. 아예 고개를 돌려버리고 먼 산만 쳐다보고 지나간다. 이런 것이 현실이라면 시의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쳐봤자 쓴 웃음만 지을 뿐 아니겠는가?

지금 제천시는 “페스티벌 드라이브 스루(festival drive through)”를 해버리는 관광객들을 모셔오려고 또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 시의원 나리들께서 지원 해줄 것은 불을 보듯 뻔한 노릇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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