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김진태·차명진 '막말' 후보들 대거 낙선
‘동물국회’ 만든 미통당 전·현직 원내대표 나경원·심재철 국회서 퇴출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가 16일 서울 동작구을 선거구에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에게 패배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 동작을 이수진 후보(왼쪽)와 미래통합당 서울 동작을 나경원 후보(오른쪽)가 각각 4월 12일 오후 서울 동작구 남성역과 이수역 앞에서 유세를 벌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 동작을 이수진 후보(왼쪽)와 미래통합당 서울 동작을 나경원 후보(오른쪽)가 각각 4월 12일 오후 서울 동작구 남성역과 이수역 앞에서 유세를 벌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의 21대 총선 개표 결과 서울 동작구을 이 당선인은 52.1%의 득표율을 보여 나 후보(45.0%)를 꺾었다.

강원 최대 격전기 춘천갑 선거구에서 맞붙은 허영 민주당 당선자와 3선에 도전하는 김진태 미통당 후보의 대결은 치열했다. 개표 시작부터 김 후보가 우세를 보이며 선두를 보였다.

그러나 43%부터 허 당선자가 역전해 이후 접전을 이어갔으나 김 후보는 허 당선자를 넘어서지 못했다. 마침내 강원 춘천시에서 70년간 자리를 지켜오던 보수 대신 첫 진보 국회의원이 탄생하게 됐다.

전직 국회 부의장이자 현직 미통당 원내대표인 심재철 후보 역시 국회 퇴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경기 안양 동안을에서 내리 5선을 한 심 후보는 비례 초선 의원인 이재정 당선자에게 완패했다.

황교안 대표가 두 번이나 부활시켰던 민경욱 연수을 후보도 결국 낙선으로 끝맺었다. 그는 막말로 숱한 논란을 일으켜 컷오프됐다가 미통당 최고위원회의 재의·경선을 통해 살아났지만, 접전 끝에 정일영 민주당 후보에 패했다.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 역시 세월호 막말로 김상희 민주당 당선자에게 더블스코어 수준으로 참패했다.

이번 총선의 결과는 20대 국회 하반기 내내 막말과 강경 투쟁만을 일삼았던 미통당에 대한 심판의 결과로 풀이된다. 일하지 않는 국회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는 상태에서 20대 국회를 '동물국회'로 치닫게 한 미통당이 마지막에 민심의 따끔한 회초리를 맞은 것이다.

특히 나경원 후보는 개혁 법안 처리를 위한 패스트트랙 지정을 막겠다며 무력충돌의 선봉장에 섰다. 심재철 후보 역시 패스트트랙 법안의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본회의장을 점거하는 등 국회 의사 진행을 온몸으로 막아섰던 당사자다.

“이번 총선은 전국의 나경원, 제2의 김진태·차명진을 심판하는 선거다. 동물국회, 폭력국회, 막말정치를 청산하고 정치개혁의 새로운 물꼬를 터달라. 국민 여러분께서 주권자의 이름으로 준엄한 심판을 내려달라.”

래통합당 차명진
미래통합당 김진태, 차명진, 민경옥

지난 9일 국회 정론관에서 김상희 경기 부천시병 당선자와 허영 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갑 당선자, 이수진 당선자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호소했다.

그들의 바람대로 국민의 심판은 지엄했다. 처음에는 앞서 나가는 듯하던 이들이 결국은 완패했다.

이들은 “20대 국회는 최악의 국회였다. 국민은 실망했고 정치는 혐오의 대상이 됐다”라며 “말로만 하는 보여주기식 정치, 무조건 반대만 하는 정치, 국민을 인질로 잡는 매정한 정치, 이제는 바꿔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극단적 대결과 소모적 분열의 낡은 정치시대를 마감하고, 대화와 타협, 정책과 비전으로 경쟁하는 새로운 정치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라며 “이를 위해 반드시 이번 총선에서 심판받아야 할 후보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나경원 후보에 대해 “국민보다 자기세력 밥그릇 챙기기가 먼저인 정치, 버젓이 국회법이 있는데도, 정당한 국회의 의사결정 과정을 폭력으로 막으려 했던 동물국회의 책임자”라고 비판했다.

차명진 후보에 대해서는 “일본 불매운동 국민을 우민이라 칭한 것도 모자라 선거 방송토론에서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을 향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거듭했다”라고 질책했다.

김진태 통합당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갑 후보에 대해서는 “입만 열면 혐오와 모욕,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을 폄훼하고 국민의 항거를 폭도로 취급한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결국 동물국회의 선봉에 섰던 미래통합당 중진 나경원, 심재철 두 전·현직 원내대표는 물론 막말 논란을 일으킨 미통당 후보들이 이번 4·15 총선에서 여당을 꺾고 정권을 심판하려다 도리어 민심의 심판을 받은 결과는 참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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