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의 향기

우리가 카페 《덕화만발》을 창립한지 어언 11년째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 각박하고 메마른 세상에 「맑고 밝고 훈훈한」 바람을 불리자고 횃불을 높이 든 것입니다. 그렇지만 한마디로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비아냥도 있었고, 너희들이 그런 운동을 며칠이나 하겠냐는 비웃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역설적이게도, 그러니까 우리라도 이 땅에 도덕의 바람을 불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11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 길을 달려왔습니다. 그야말로 <지성여불(至誠如佛)>의 정신으로 여기까지 달려온 것이지요.

그 결과를 지금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덕화만발 가족이 함께 이 도덕의 바람을 불려온 만큼 세상이 맑고 밝고 훈훈한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어느 정도 성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겪는 코로나 19 사태에서도 도처에 아름다운 상생(相生)의 꽃이 피어나고 있는 것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역설의 진리라는 책이 있습니다. 미국의 켄트 케이스(1949~)라는 변호사가 하버드대학 재학시절에 생각해낸 역설의 진리를 엮은 것입니다. 이 책은 다른 사람을 도움으로써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역설의 진리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원칙들을 우리 생활에 적용하기만 한다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이 책 ‘역설의 진리’ 속에 <탁월한 지도자의 10계명>이 있습니다. 이 10계명은 고 마더 테레사 수녀가 벽에 걸어놓고 늘 실천해 ‘테레사의 10계명’으로도 전해지고 있다고 하네요.

첫 째, 사람들은 논리적이지도 않고 이성적이지도 않다. 자기중심적이다.

“그래도 사람들을 사랑하라.”

둘 째, 당신이 착한 일을 하면 남들은 다른 속셈이 있다고 의심할 것이다.

“그래도 착한 일을 하라.”

셋 째, 당신이 성공하게 되면 가짜 친구와 진짜 적들이 생길 것이다.

“그래도 성공하라.”

넷 째, 오늘 당신이 착한 일을 해도 내일이면 사람들은 잊어버릴 것이다.

“그래도 착한 일을 하라.”

다섯째, 정직하고 솔직하면 공격당하기 쉽다.

“그래도 정직하고 솔직하게 살아라.”

여섯째, 사리사욕에 눈 먼 소인배들이 훌륭한 사람들을 해칠 수도 있다.

“그래도 크게 생각하라.”

일곱째, 사람들은 약자에게 호의를 베푼다. 하지만 결국 힘 있는 편에 선다.

“그래도 소수의 약자를 위해 분투하라.”

여덟째, 몇 년 동안 공들여 쌓은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다.

“그래도 탑을 쌓아라.”

아홉째,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주면 보따리를 내놓으라고 덤빌 수도 있다.

“그래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라.”

열 째, 젖 먹던 힘까지 다해 헌신해도 칭찬을 듣기는커녕 경을 칠 수도 있다.

“그래도 헌신하라.”

어떻습니까? 세상이 아무리 미쳐 돌아가도 개인이 변하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 만든 인생지침이 아닐까요? YWCA연맹에서 얼마 전 각 지회별로 전국 농산물을 모아 바자회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조치원지부에서 온 사람들이 바자회 준비를 하다가 실수로 그만 참기름 병 하나를 깨뜨렸습니다.

시작부터 그걸 치우느라고 법석을 떨었습니다. 그런데, 그 고소한 냄새가 진동하자 사람들이 기웃거리더니 나머지 참기름을 다 사갔다고 합니다. 첫 완판이었습니다. 병 하나 깨졌는데 이것이 전화위복이 된 것입니다. 우리 덕화만발 운동도 마찬 가지입니다. 우리가 바로 깨진 참기름 병입니다.

바로 맑고 밝고 훈훈하고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이 세상에 퍼져 세상은 마침내 덕화가 만발하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아무리 우리의 노력이 힘들고 성과가 잘 안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세상을 원망할 일이 아닙니다. 하고 하 고 또 하고 될 때까지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정성이 하늘에 사무치고 진리가 감응(感應)하면, 바로 그때가 피안(彼岸)이고, 낙원(樂園)이며, 덕화만발의 세상이 아닐 까요!

단기 4353년, 불기 2564년, 서기 2020년, 원기 105년 4월 17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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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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