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성적비하 논란 총선날 바로 수사착수는 검찰의 선거개입 아닌가?"

[뉴스프리존=이명수 기자]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자신을 둘러싼 ‘성적 비하 팟캐스트 방송’ 논란에 대해 검찰이 선거일인 지난 15일 수사에 착수했다며 “일정 부분 선거 개입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그는 21대 총선 경기 안산 단원을 선거에서 엎치락덮치락 접전 끝에 51.3%를 득표해 46.9%를 득표한 박순자 미래통합당 후보에 신승했다.

사진: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당선인은 17일 자신을 둘러싼 '성적 비하 팟캐스트 방송' 논란에 대해 검찰이 선거일인 지난 15일 수사에 착수한 것과 관련, "일정 부분 선거 개입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사진: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당선인은 17일 자신을 둘러싼 '성적 비하 팟캐스트 방송' 논란에 대해 검찰이 선거일인 지난 15일 수사에 착수한 것과 관련, "일정 부분 선거 개입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17일 출연한 김 당선자는 “일반적으로 고소·고발을 하고 24시간, 하루 만에 수사에 착수하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고 예외적”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당선자는 “휴일인 투표 당일 수사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하루종일 나왔다"라며 "이게 상당히 무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텔레그램 n번방 사태와 엮일 사건이 아니었는데 엮는다든지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막말과 함께 묶어서 무리하게 공격했던 것은 적절한 평가가 아니었다”라며 마치  표적수사처럼 보이는 검찰의 태도에 의문을 표했다.

그러면서 “직접 하지는 않은 발언이지만 죄송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사준모(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 모임)는 지난 14일 김남국 당선인 등이 팟캐스트 방송을 만들면서 청소년유해매체물임을 표시하지 않고, 미성년자도 한 편당 500원에 청취할 수 있게끔 해 정보통신망법 73조2호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이들을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앞서 박순자 미통당 후보는 김남국 당선자에 대해 총선 전인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까지 열면서 원색적인 폭로전으로 몰고 갔다. 

박 후보는 "(팟캐스트) 진행자들의 대화 일부를 보면 차마 입에 담기조차 수치스러운 성 비하 발언들이 난무하고 있다"라며 "여성의 성 비하, 성 희화화, 성 품평에 참여했다는 점에 있어 국회의원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고 김남국 당선인의 사퇴를 촉구했다.

하지만 김남국 사퇴 발언에 온라인 등에서는 박 후보의 과거 이력을 들추어내며 '김남국 상대 박순자는 '환생경제' 이짤로 끝나는데.. 왜 저리 나댈까"라고 비꼬았다.

연극 ‘환생경제’란 지난 2004년 8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당시 대통령이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노가리' ‘XX할놈', 'X잡놈' '부X값' 등의 표현을 쓰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조롱한 연극이다.

당시 ‘환생경제’에선 노 전 대통령을 ‘술 퍼마시고 마누라 두들겨 패고, 가재도구를 때려 부수는' 무능한 가장 '노가리'(주호영 의원 분)로 묘사했다.

반대로 박근혜 당시 대표를 아들 노가리의 아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헌신적인 어머니 '근애'(이혜훈 의원 분)로 그렸다.

특히 '근애'의 친구로 나오는 '부녀회장'(박순자 의원 분)은 노가리를 가리켜 '육××놈', '불×값 못하는 놈', '개×놈', '그놈은 거시기 달 자격도 없는 놈'이라며 마구 조롱한 바 있다.

연극 '환생경제'에서 부녀회장으로 분해 노무현 대통령을 서슴없이 모욕한 박순자 미통당 후보
연극 '환생경제'에서 부녀회장으로 분해 노무현 대통령을 서슴없이 모욕한 박순자 미통당 후보

김남국 당선자는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당시 방송 내용 중 일부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께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박순자 후보의 말처럼 (방송에서) 문제 삼고 있는 발언들을 제가 직접 한 바 없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날 입장문에서 "악의적인 네거티브를 중단하라"고 촉구하며 "n번방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이용하여 억지로 저를 엮어 선거 판세를 뒤집어 보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남녀가 함께 솔직한 성과 결혼·연애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누는 내용의 팟캐스트였다”라며 “연애를 많이 해보지 않은 싱글 남성으로 초청되어 주로 놀림을 받는 대상이었고, 여러 사람의 조언을 받는 대상자였다. 진행자가 아니었다”라고 해명했다.

앞서 박순자 후보의 수행비서였던 허정 씨가 국회의원 자격을 의심할 만한 내용을 폭로하면서 박 후보는 위기 상황에 처했다. 허 씨는 지난달 12일 박 후보가 안산시 꽃나무, 개인 소유의 꽃나무를 불법 도취하고 공공기물을 도둑질하도록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허 씨는 회유가 있었는지 갑자기 번복했다. 하지만 허 씨의 통화녹음 녹취가 공개되면서 다시 위기에 빠졌다.

허정 씨가 박 후보의 '꽃나무 절도' 및 운전 수행비서 '인격모독'에 대한 비리 내용에 대해 제3자와 통화한 녹취록을 '서울의 소리'가 입수해 며칠 전 유튜브 영상으로 최초 공개했다.

김남국 당선자도 입장문에서 “언론에 보도된 ‘박순자 수행비서 양심선언번복’과 관련해 지난 12일 공개된 수행비서의 통화녹음 파일을 덮기 위해 물타기를 하려는 목적이 아닌가 싶어 안타깝다”라며 “박 후보의 이러한 네거티브 행태가 실망스럽다”라고 말했다.

이런 여러 정황을 살펴보면 박순자 미통당 후보가 공공기물 불법 도취 등 오히려 조사 대상이 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여간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한없이 느리기만 했던 검찰이 유독 검찰개혁을 외쳤던 김남국 당선자 고발 건에 대해서는 전광석화로 총선 당일 수사에 착수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선거개입이라는 의혹이 당연히 나올 법 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 민주당 소속 서울 광진을의 고민정 당선자와 종로구의 이낙연 당선자도 상대 후보 측으로 고발당해 검찰이 어떤 태도로 나올지 급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