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후손 1544명 “친일반민족 방송 TV조선·채널A 재승인 취소하라”
시민단체 "적폐 중의 적폐가 된 종편에 대한 세 번째 봐주기 재승인 반대 천명"
박지훈 "TV조선과 채널A에 대한 승인 취소는, '언론개혁의 첫 단추.. 방통위 승인 취소해야 할 것"

생존 독립운동가 임우철 지사(102세, 가운데)가 지난 14일 오전 방송통신위원회를 방문해 'TV조선과 채널A의 재승인 반대'를 요구하는 1,544명의 의견서를 전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날 동행한 장호권 광복군 장준하 선생의 장남, 윤용황 독립운동가 윤명선의 장남, 김정육 반민특위 김상덕 위원장 장남, 황의형 독립운동가 황계주의 장남. 사진/광복회
생존 독립운동가 임우철 지사(102세, 가운데)가 지난 14일 오전 방송통신위원회를 방문해 'TV조선과 채널A의 재승인 반대'를 요구하는 1,544명의 의견서를 전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날 동행한 장호권 광복군 장준하 선생의 장남, 윤용황 독립운동가 윤명선의 장남, 김정육 반민특위 김상덕 위원장 장남, 황의형 독립운동가 황계주의 장남. 사진/광복회

방송통신위원회가 종합편성채널 TV조선과 채널A에 대한 재승인 심사를 오는 20일로 연기했다.

방통위는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두 방송사에 대한 재승인 여부를 결정하려 했으나 허욱 상임위원이 개인적인 사유로 회의에 불참하게 돼 심사를 20일로 미뤘다.

TV조선과 채널A의 재승인 유효기간은 오는 21일까지로 방통위는 공적책임과 공정성, 편성과 보도의 독립성 강화 등을 위한 계획을 확인한 뒤 두 방송사의 재승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시민사회 여론은 두 종편 방송사의 그동안 방송 행태를 두고 재승인 취소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잇달아 글을 올리고는 두 종편 방송사에 대한 재승인 불가 판정을 요구했으며 박지훈 데브퀘스트 대표도 페이스북에 승인을 불허해야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따져 올렸다.

김 교수는 17일 페이스북에서 "TV조선, 채널A 반드시 승인 불가판정 내리시라! 거기가 거짓과 막말의 진원지다. 흉기는 폐기가 답!"이라며 다른 게시글에서는 '답은 분명하지 않습니까? 똑바로 하시기 바랍니다!"라고 경고의 일침을 날렸다.

박지훈 대표는 "이미 3년 전 조건부 재승인을 받은 상태에서 과락까지 받았으니, TV조선에 대해선 두말할 필요도 없이 '재승인 거부'가 내려져야 한다"라며 "두 차례나 연거푸 봐주기 결정을 내린다면 방통위가 스스로의 방송사 심사 권능을 무력화하는 셈이 되고, 기구의 존재 의미조차 부인하는 일이 된다"라고 짚었다.

이어 "채널A는 더 심각하다"라며 "현재 채널A가 받는 혐의는 아예 언론권력을 이용한 '범죄' 혐의다. 게다가 '자체 조사'가 우선이라며 검찰 조사에도 전혀 협조조차 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통위는 '언론범죄'와 그 은폐 의혹이 역력함에도 검찰 조사에조차 협조하지 않는 채널A를 과연 제대로 조사할 방법이 있는가?"라고 묻고는 '그럼 이런 심각한 '언론범죄' 의혹에 대해 방통위가 할 수 있는 일은 승인 취소밖에는 없다"라고 진단했다.

박 대표는 "TV조선과 채널A에 대한 승인 취소는, 그야말로 '언론개혁의 첫 단추'다. 방통위는 반드시 두 종편 채널 모두를 승인 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그 소속단체들은 현재 세 번째 종편 재승인 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방통위가 봐주기 재승인을  할 것으로 예상되자 긴급성명을 발표하고 ‘반대’를 천명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7일 오전 긴급성명을 통해 “적폐 중의 적폐가 된 종편에 대한 세 번째 봐주기 재승인은 안 된다”라며 채널A와 TV조선의 재승인을 취소하라고 방통위에 촉구했다.

과거 이명박 정권의 위헌적 ‘미디어법 날치기’로 탄생한 종편은 직접 광고영업, 의무전송채널 지정, 황금채널 배정 등 온갖 특혜와 편파·왜곡 보도, 선정적인 저질·오락 프로그램, 자본금 불법성 문제까지 언론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이들 단체는 2011년 출범 이래 종편은 줄곧 막말·편파 보도, 반인권·반여성·반노동·반교육적 보도, 선정적 저질·오락프로그램으로 여론을 왜곡한 주범이라고 지목했다.

더욱이 자본금 불법성 문제가 계속 지적되었음에도 직접 광고영업, 황금채널 배정, 의무전송채널 지정 등 온갖 특혜로 다른 방송사업자들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종편은 급성장을 거듭했으며 여기엔 방통위의 ‘봐주기 행정’이 크게 기여했다고 비판했다.

재승인 심사 때마다 매번 과락을 면하지 못한 TV조선은 요식적인 조건부 재승인으로 살아남아 해마다 매출이 급증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이번에도 TV조선은 중점심사 사항인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정성에서 기준점에 미달했다.

기준점을 겨우 넘긴 채널A는 언론으로서 존재를 의심하게 하는 협박취재 및 검·언유착 의혹 사건으로 검찰 수사까지 받는 상황이다.

2020년 현재 방통위는 세 번째 종편 재승인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거듭된 ‘봐주기’로 버텨온 TV조선은 이번에도 과락을 면하지 못했다. 총점 653.93점을 받아 기준점인 650점을 간신히 넘었지만, 중점심사 사항인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정성에서 210점 가운데 104.15점으로 기준점 50%에 미달했다.

총점이 650점 미만이거나 중점심사 사항에서 기준점에 미달하면 재승인 취소가 가능하다.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정성에서 다시 과락한 TV조선은 사실상 불합격 판정을 받은 셈이다. 더욱이 재승인 심사과정에서 일어난 채널A의 ‘협박취재 및 검·언유착 의혹’ 논란은 과락이 적용되는 중점심사 항목에 해당하는 심각한 문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북한에서 내려온 간첩들의 소행이라는 주장을 여과 없이 내보내고, 엉뚱한 자료화면으로 세월호 진상규명 노력을 폄훼하고, 일본군 성노예 강제성을 부인하는 학자를 치켜세우거나 일본 무역보복에 반대하는 불매운동을 반일감정 조장이라고 비난했다.

또 줄기차게 색깔론과 종북 프레임을 앞세워 우리 사회를 편가르기 하는 등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 반인권, 반여성, 반노동, 반교육적 보도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법적제제와 행정지도를 받은 사례만 수백 건에 달한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은  위와 같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방송법의 취지를 준수할 의지도, 능력도, 자격도 없는 종편의 재승인을 단연코 거부한다. 방통위는 ‘적폐 중의 적폐’ TV조선과 채널A의 재승인을 취소하라" 고 밝혔다.

앞서 생존 독립운동가 임우철(102) 지사를 비롯해 독립운동가 후손 1,544명이 TV조선과 채널A의 재승인을 취소해달라는 의견서를 14일 방통위에 전달한 바 있다.

독립운동가와 후손들이 특정 방송을 친일반민족 방송으로 규정해 채널승인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실명으로 낸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생존지사와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이날 방통위에 전달한 의견서에서 “생존 애국지사와 독립유공자 후손 1,544명의 결의를 모아 TV조선과 채널A 두 종합편성채널의 친일 반민족 방송을 규탄한다”라며 “방송통신위원회가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두 방송사의 재승인을 취소할 것을 엄중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친일 청산이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는 이유를 두고 독립운동가들은 광복 70년이 지난 시점에서 친일을 미화하는 국정교과서를 추진하는가 하면,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는 ‘건국절’ 논란, 일본군 성노예와 강제징용 관련 사법농단, ‘반일 종족주의’(이영훈著) 서전 등 친일 민족반역 세력은 여전히 준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생존지사와 후손들은 TV조선과 채널A 두 종편 사업자가 민족의 얼을 되살리는 역할을 철저히 배반하고 민족정신을 병들게 했다며 구체적인 친일 보도를 거론했다. 두 종편의 모태가 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일제강점기에 적극 친일 반민족행위에 가담한 역사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했다.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도 이날 채널A 방송사 앞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페이스북에 올리고는 종편 재심의 승인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치검찰과 한통속인 족벌언론이 공작을 꾸미던 현장 앞!"이라며 "이 건물 회의실에서 ‘사바사바’ 조작진술을 받아내어 대통령과 현 정부를 공격하려는 작전을 논의했다는..."이라고 적었다.

이어 "종편 재심의 승인? 나는 반댈세"라며 방송 승인을 불허하라는 심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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