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의 때 늦은 반성문!
미통당과 보수언론 같이 심판한 총선

총선 전에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주구장창 비판했던 보수 언론들이 총선이 민주당 압승, 미통당 참패로 끝나자 마치 약속이라도 하듯 때늦은 반성문을 쓰고 있다.

주요 신문에 실린 기사를 본 네티즌들이 “그런 걸 알면서도 왜 선거 전에는 조용하다가 참패하자 이제야 난리냐?” 하고 힐난했다. 주요 신문들이 낸 ‘반성문’을 요약하면서 왜 미통당이 참패했는지 이유를 분석해 보자

선거 전에는 침묵, 참패하자 입 연 미통당 후보들

조선일보는 18일자 1면 기사에 "청년들 죄다 험지 보내놓고… 꼰대당, 反文만 외치다 폭망"이라는 헤드라인으로 미통당을 비판했다.

인터뷰에 응한 미통당 청년 낙선자들은 마치 미통당의 잘못 때문에 자신들이 낙선한 양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말하며 “미통당은 꼰대당”이라고 비하했다. 그렇다면 그런 꼰대당에 공천은 왜 신청했는지 의문이다.

그리고 선거 과정 중 당을 혁신하기 위해 무슨 노력을 했는지 묻고 싶다. 혹시 찍히면 죽을까 침묵하더니 선거에서 떨어지자 당부터 비판하는 것은 청년의 자세가 아니다. 그 나이에 미통당에 간 것부터가 모순이 아닌가 말이다.

모 씨는 "'문재인 좌파 독재'라는 구호에 국민이 동의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12월 태극기 세력이 국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모습은 대다수 국민 눈에 그저 혐오스러웠을 뿐"이라고 태극기 세력을 비판했다.

모 씨는 '영남', '5060 남성', '법조인' 등 당 주류에 대해 "일반 대중이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공감 능력이 전혀 없기 때문에 'n번방 호기심'(황교안) 같은 발언이 끊이질 않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모 씨는 막말 의원들이 대거 낙선한 데 대해서도 "국민이 수준 미달의 '불량 제품'을 분리수거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이 지적한 것은 모두 옳다. 문제는 그런 문제점을 알고도 미통당에 들어가 공천을 신청한 점이고, 선거 과정에는 누구도 그런 점을 비판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동아일보의 반성문

동아일보는 18일 5면에 "비대위 또 만든다고 무슨 의미가 있나… 통합당 해산이 처방"이라는 기사를 내고 지난해 11월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은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라며 불출마 선언과 함께 당 해산을 주장해 보수진영에 충격파를 던진 김세연 의원의 예측이 맞았다고 고백했다.

김세연은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세상 바뀐 줄 모르고 과거에 안주하거나 각자의 환상 속에 빠져 '꼰대 짓'을 계속해 왔기 때문에 평범한 시민들은 우리 당을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미래통합당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미통당이 김새연을 말을 듣고 개혁했다면 민주당도 힘겨운 싸움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김세연은 황교안에 의해 사실상 잘렸다. 그 대가는 참혹했다.

한국일보의 반성문

한국일보는 18일 4면에 "통합당 패자 3인의 반성문 '골수 우파에만 매달렸다'" 란 기사를 내보면서 이준석의 말을 실었다. 이른바 박근혜 키즈로 불리는 이준석은 미통당 지도부가 "중도층이 아닌 골수 우파를 향한 메시지만 냈다"고 비판했다.

웃기는 것은 이준석 자신이 미통당 최고위원이란 점이다. 황교안이 태극기 부대와 광화문 광장에 나가 유세할 때 이준석이 뭐라고 비판한 적이 있는가? 이준석 자신부터 반성해야 한다.

세계일보의 반성문

세계일보는 18일 3면에 "성찰 없는 '수구적 보수'… 쇄신 주도세력 없는 게 더 문제" 제목으로 기사를 냈다. 자신들이 그동안 수구들을 비호해 놓고 그것을 비판하는 소위 ‘순환논증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세계일보는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이번 총선 결과가 "'보수'에 대한 응징이라고 봐야 한다"고 분석하며 "통합당의 보수적이고 냉전적인 인식들, '문재인 하야'나 '박근혜 석방' 같은 과도한 주장들, '태극기세력'과 결별하지 못하고 '아스팔트 우파'에 치우친 프레임이 심판당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선거 전에 세계일보는 걸핏하면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헐뜯기만 했다. 그래놓고 이제 와서 저런 반성문을 쓰고 있으니 소가 웃는 것이다.

이와 같은 보수 언론들의 논조는 선거에서 지면 땅바닥에 엎드려 절하는 미통당 의원들의 모습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선거 전에 그 정신 그 마음으로 정치를 했다면 이처럼 큰 참패를 당할 리 없다.

세상에서 가장 보기 싫은 작자들이 바로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자’다. 앞에서는 사탕발림 같은 얘기를 하고 뒤에서는 온갖 추악한 행동을 하는 작자들, 바로 한국의 보수 언론들의 모습이다.

이번 총선은 미통당은 물론 그런 보수 언론을 같이 심판한 선거다. 검찰개혁이 완수되면 곧바로 언론개혁에 나서야 할 이유가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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