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홍준표 지난 대선서 시효 끝나".. 홍준표 "뇌물수수 자백한 김종인 헛된 노욕 추해"
치고받다 드러나는 김종인·홍준표 '흑역사'

4·15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 지역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미통당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갈등이 점입가경이 되면서 폭로 설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래통합당 조경태 최고위원이 4월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 체제 전환 반대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 가운데, 미래통합당 조경태 최고위원이 4월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 체제 전환 반대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좌로부터 김종인, 조경테, 홍준표)

우리 속담에 "X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라는 말이 있다. 이들이 서로 치고받는 가운데 과거 흑역사도 여과 없이 드러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이 24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70년대생(40대) 경제통 대선후보론'을 내세운 이후부터 발끈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지도부 총사퇴하고 당선자 대회에서 당내 고문들 중심으로 비대위를 짜는 것이 좋겠다"라고 했다.

차기 대선이 '마지막 꿈'이라며 처음에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반겼던 홍 전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의 발언 이후 페이스북에 연이어 글을 올려 비난했다. 자신이 검사 시절 김 전 위원장으로부터 뇌물 사건의 자백을 받았다는 거까지 까발리고 나섰다.

홍준표 전 대표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비대위원장이 1993년 동화은행 뇌물수수 사건으로 사법처리된 전력을 언급하며 "이제 그만 공적 생활을 정리 하시고 정계에 기웃거리지 말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차떼기 정당' 경력을 가진 우리 당이 뇌물 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대표직을 채운다는 것이 이치에 맞는 일이라고 보는가"라며 "부정과 비리로 얼룩진 비대위원장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종인 전 위원장의 미통당 비상대책위원장직 수락에 "헛된 노욕" "추하다"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런 이면에는 홍 전 대표가 김 전 위원장이 대선 후보를 40대에서 싹을 잘라버리자 여전히 꿈을 버리지 못한 반감에서 기인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최근 노욕에 찬 발언 내용을 보니 당을 수렁으로 몰고 가는 것 같아 그 사람은 절대 용인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친박과 일부 세력들이 옹립한 당대표가 함량 미달로 국민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총선에 참패한 마당에 똑같은 절차로 그 세력들이 또 다른 '비리' 비대위원장을 옹립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당을 막장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라고 비판했다.

또 "이제 그만 정신들 차렸으면 한다"라며 "한 줌도 안 되는 야당 권력이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허욕은 이해하지만 추하다. 낙선한 지도부는 모두 깨끗하게 물러나시고 당선자들 중에서 최다선 의원을 좌장으로 해 당선자 총회에서 당내 고문님들 중에서 원로분을 찾아 비대위를 맡기라"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헛된 노욕으로 당을 이끌면 그 파열음은 걷잡을 수 없이 더 커진다"라며 "1993년 4월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의 부정과 비리에 얼룩진 사람에게 무기한, 무제한 권한을 주는 비대위원장은 당의 앞날을 위해 나는 반대한다"라고 강하게 몰아붙였다.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또 다른 게시글에서 "당내 문제에는 전혀 끼어들고 싶지 않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고 판단돼 추가로 몇 자 적어 올린다"라며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동대문을의 내 공천 문제를 거론하면서 '당대표 사퇴한 사람을 공천하면 안 된다'고 발언한 기사를 봤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홍 전 대표는 "내가 1993년 4월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때 함승희 주임검사 요청으로 함 검사를 대신해 검사실로 들어가 20분 만에 김종인 전 경제수석의 뇌물사건 자백을 받은 일이 있었다"라고 했다.

이어 "아무리 정치판이지만 내가 조사한 뇌물사건 피의자에게 공천심사를 받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천명하면서 공천신청을 아예 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다만 "당에서는 공천신청을 하지 않았던 나를 적절한 출마자가 없어서 동대문을에 전략공천하는 바람에 낙선할 줄 알면서도 부득이하게 출마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묻어두고 싶었는데 최근 그분의 잇단 노욕에 찬 발언들을 보면서 당이 이러다가 풍비박산 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부득이하게 지난 일을 밝힐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종인 전 위원장은 전날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년 뒤 치러질 20대 대선과 관련해 "가급적이면 70년대생 중 경제에 대해 철저하게 공부한 사람이 후보로 나서는 게 좋을 것 같다"라며 "지난 대선에 출마한 사람들 시효는 끝났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그 말인즉슨 지난 대선에 출마해 국민 심판을 받았던 홍준표·유승민·안철수 세 사람 만큼은 차기 대선에 나오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미안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검증이 다 끝났는데 뭘 또 나오는가"라는 팩트 폭격을 하면서 지금도 대선 주자에 미련을 못 버린 홍 대표가 발끈한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70년대에 출생한 사람 중 비전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 국가적 지도자로 부상했으면 한다"라며 "2년이면 새로운 인물군을 키우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 대선 이슈에 대해서는 "당연히 위기의 경제가 될 것"이라며 "'경제대통령론'이 떠오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렇게 홍준표 전 대표와 김종인 전 위원장이 서로 난타전을 벌이는 가운데 김 전 위원장이 차기 대선주자로 언급하는 70년대생 경제통이 누군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했다. 커뮤니티와 SNS상으로 홍정욱 전 의원과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낸 김세연 미통당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는데 홍 전 의원은 딸 대마 문제의 논란이 있어 김 의원에 관심이 집중됐다.

김세연 의원이 '아젠다2050'이라는 보수진보를 초월한 입법연구모임 창립을 주도했고 거기에 김종인 전 위원장이 소속되어 있다고 한다. 김 의원의 인지도가 낮다는 게 문제지만 김 전 위원장은 2년이라는 기간은 새로운 인물군을 키우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자신했다.

부산에서 5선을 한 고 김진재 의원의 아들인 김세연 의원은 3선 중진으로 이번 총선을 앞두고 당 쇄신을 요구하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부산의 수백억 자산가로 오거돈 부산시장의 성추문으로 공석이 된 부산시장 자리의 유력한 후보로도 입에 오르내린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문재인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김영춘 의원이 거론된다. 김 의원은 서울에서 16·17대 의원을 한 뒤 부산으로 내려가 20대 총선 때 부산진갑에서 당선됐다.

아울러 부산에서 재선에 성공한 박재호·전재수·최인호 의원,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김해영 의원도 거론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부산이 고향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이름도 거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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