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 불안감 '지속'…'무증상' 감염자 대책은 '아직'
"거리두기 완화·황금연휴 영향 확인 후 단계적 시행" 주장도

5월에 유치원과 초·중·고교가 등교개학을 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학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국내 코로나19는 하루 10명 안팎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수준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학교가 문을 열면 싱가포르에서처럼 확진자가 속출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짝꿍 없이 나 혼자'
'짝꿍 없이 빈 교실의 모습'

정부는 한 달 여 전부터 '학교 방역'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전국 학교에 배포하는 등 등교개학을 준비하고 있지만, '무증상' 감염 등 코로나19 특성을 고려할 때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2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다음 달 등교 개학이 유력해지면서 교육부와 중앙사고수습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은 학교 내 감염예방을 위한 세부지침을 보완하는 등 관련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전날 교육부는 전국 시·도 교육감으로부터 생활 방역 체제하에서 등교를 시작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의견을 청취했다.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본격적인 등교 개학 준비에 나선 것이다.

학교에서도 교실 내 책상의 간격을 충분히 띄우고 소독을 시행하는 등 준비가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체온계를 구비해 등교 시 발열 검사를 준비하고 수업·급식 시간 차별화도 추진 중이다. 손세정제와 마스크도 비축하고 있다.

실제 방역당국이 이달 23일 기준 2만445개 유치원과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대응체계 수립, 방역환경, 교육활동 조정 여부를 전수조사한 결과 99% 이상이 준비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단 지역사회 감염이 여전한 만큼 등교 개학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코로나19는 감염 초기 증상이 경미하거나 없어 학생들이 학교에서 알게 모르게 감염병을 전파하거나 걸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무증상' 감염자인 학생이 학급 친구들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하고, 이들이 가정이나 학원에 병을 옮기면 지역사회 유행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

한때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던 싱가포르에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도 개학 이후다. 싱가포르는 지난달 23일 개학을 강행했다가 확진자가 늘자 학교 문을 닫았다. 싱가포르 누적 확진자는 개학 전 500여명에 머물렀지만, 개학 2주 뒤에는 1천여명으로 늘었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 등교 시기와 방법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등교 개학의 시작 시점은 5월 11일 또는 14일, 18일 등으로 점쳐진다. 고3·중3 등 고학년부터 순차적으로 등교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4·15총선을 전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졌고, 5월 황금연휴를 앞둔 만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등교 개학을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국내 (확진자가) 줄어든 건 맞지만, 등교 개학을 결정하려면 최근 거리두기가 많이 느슨해진 만큼 5월 연휴가 끝난 뒤 상황을 봐야 한다"며 "만약 등교 개학을 하더라도 학생 수가 적은 지역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코로나19가 확산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는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진 상황이 아니므로 등교 개학은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결정해야 한다"며 "아직 등교할 시점은 아니라고 보지만, 입시 등의 이유로 고3의 등교 개학이 불가피하다면 교실 내 밀집도를 낮추고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는 등의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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