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정 작가 장은선갤러리 초대전
문으로 형상화 된 절대자유공간

[뉴스프리존=편완식 미술전문기자] 그림은 우리가 일정한 거리에서 바라보기만 하는 단순한 시각적 대상이 아니다. 그렇다고 일상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실용적인 사물도 아니다. 그림은 인간의 실존적 자유를 부추기는 촉매제다. 5월 16일까지 서울 운니동 장은선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갖는 이혜정 작가의 작업태도다.

작가는 빛(색)의 변주를 통해 물리적인 공간감을 넘어서 해방감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해준다. 마치 비좁은 미로같은 길을 벗어나 너른 광장에 이르렀을 때의 해방감이다. 문으로 형상화 된 무한공간의 통로로 우리의 상상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때론 문들이 색면추상이 돼 화폭에서 깊은 공간감을 연출한다.

”나를 만나기 위해 문을 만든다. 그 프레임 너머의 공간, 빛을 찾아. 우리는 저마다 자기 문을 하나씩 만들어 간다.“

작가는 여러번 수술로 함든 순간들의 문을 여러번 거쳐왔다. 몸이 아프니 마음도 점차 힘을 잃어 갔다. 그 고통의 시간을 극복하고자 그림을 다시 시작했다.

”나와 같이 고통의 시간을 경험한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거 싶다. 그 분들이 제 그림을 보며 위로를 받고 밝은 긍정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다행히 그는 그림이 따뜻하고 힘이 느껴진다는 말을 많은 이들로부터 듣는다. 그가  빛 에너지와 공간의 기를 따라 가기로 한 이유다.

”나는 내 자신은 공간디벨로퍼(Space Developer)라고 소개한다. 공간을 다루는 아티스트다..“

그는 늘 그림 같은 빛이 있는 공간을 상상한다. 그 특별한 공간으로 들어가는 문을 생각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 내가 잘 아는 누군가와 만나는 상상을 한다. 제가 꿈꾸는 빛의 공간입니다.”

작가는 인간 본능이 미리 정해 놓은 행동이 아닌,가능한 여러 경로를 열어 놓아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자유다. 스스로 만들어 놓은 문의 틀마저 언젠가는 열고 나가 또 다른 문을 만든어 내는 것이 숙명이다. 그것이 절대자유공간의 추구다. 에릭 프롬은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현대병의 근원은 실현되지 못한 자유가 안겨주는 죄절감이라고 단언했다.

“ 인간은 언제나 하나의 본질적 질문에 직면한다. 어떻게 고립을 극복하고 타인과 일체화될 수 있을까. 토템 숭배, 제의(祭儀), 사치, 금욕, 노동, 예술적 창조, 인간 또는 신에 대한 사랑 등 그 해법은 실로 다양하다. 이 중에서 나는 예술창조와 인간사랑을 택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자존감을 상실하고 자신을 하나의 사물처럼 전락시켜 결국엔 자아를 폐기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림을 통해 적어도 왼화시키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

“설명할 수 없는 공간,수수께끼 같은 디테일,가림막이 안개 같이 감싸는 공간에서 우리는 스스로 그 공간 속으로 우리를 끌고들어가게 마련이다. 세게속으로 직접 들어가 그안의 문들을 열고 들어갈 능력이 있다는 느낌이 그림속에 늘 살아있어야 한다.”

이혜정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디자인대학원에서 공간조명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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