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잘못이 공사 전체를 망칠 수 있어” ..기업 생존 위협 수준             

서울- 문산 고속도로 공사에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건설 폐기물이 고양시 덕은동 인근 공터에 쌓여 있다.   /ⓒ한운식 기자

[뉴스프리존=한운식 기자] 먼저, 중국 전국시대의 유세가의 언설(言說)·국책(國策)· 헌책(獻策) 등을 정리한 전국책(戰國策)의 한 구절을 인용하고자 한다.

‘행백리자반구십(行百里者半九十)’.  이 말의 글자 그대로의 의미는 백리를 가는 사람은 구십리를 절반으로 친다는 것이다.

좀 더 속뜻을 새기면 이렇다.

마지막 남은 길이 가장 어렵다는 끝마무리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강조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어떤 일을 할 때 성공에 가까울수록 더욱 어려운 일이 많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격려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올 11월 개통을 앞둔 경기 고양시 덕양구 강매동과 파주 문산을 연결하는  서울~문산간 고속도로의 마무리 공사 현장을 살펴보면서 이 말이 퍼뜩 떠올랐다.   

지난 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덕은동 523번지 일대.

서울과의 경계선으로 고속도로가 시작되는 곳과는 바로 지척이다.

그런데, 이곳에 공사에서 쏟아져 나온 폐기물로 추정되는 쓰레기들이 군데 군데 쌓여 있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자면 야트막한 동산을 이룬다.

좀 더 가까이 가 살펴보니 건설폐자재,  접착제, 오염물질이 함유된 폐목재 등이 뒤엉켜 있다. 일부에서는 침출수까지 흘러나오고 있었다. 침출수는 인근 한강으로 흘러들어 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어, 관할관청인 고양시 덕양구청을 찾았다.

담당 부서에 문의하니 이 같은 일이 한두번이 아니라고 한다.

부서 관계자는 “GS건설측에 매번 과태료를 부과하지만 재제 수단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과태료가 고작 수백만원 수준으로 건설 폐기물 처리비용보다 싸게 먹히니 회사측이 '군말없이'  감당한다는 게다. 

GS건설(대표:허창수, 임병용)은 대우건설 등 다른 회사들과 컨소시엄을 형성해 공사를 맡고 있는 책임 시행ㆍ시공사다.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GS건설이 관리와 운영을 맡는다. 이른 바 '민자고속도로' 구조라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노선과는 다른 통행요금 체제로 꾸려진다.

GS건설 홍보팀의 양문석 차장은 “현재 자유로가 포화인 상태에서 서울~문산 고속도로가 개통하면 경기 부양,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해 지역경제가 크게 활성화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양 차장은  이어  “특히, 향후 남북경협이 활성화되면 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었다.  교통 물량이 많아지면 GS건설이 거둬들이는 수익은 기대 이상으로  '짭짤'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여기서  GS건설측이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는 게 관련업계의 지적이다.  바로 환경오염을 방치하고 있다는 것.

공사를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그동안 누적되었던  환경오염 문제가 불거지는 데 회사측은 애써 이를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은 이젠 도덕의 문제 아니라 기업 생존의 문제이다”라며 "환경 오염 문제를 방치했다가는 더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는 있다"고 강조했다.      

이 도로 공사의 감리를 책임지고 있는 동부엔지니어링 감리실의 하상훈 부사장은 “공사의 모든 부분이 환경 문제와 직결돼 있다”며 “작은 잘못이 공사 전체를 망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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