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이번 MODAFE 2020의 ‘The New Wave’는 한국현대무용계에 주목해야할 젊은 안무가들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는 안무가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멜랑콜리 댄스 컴퍼니 안무가 정철인, 최은지, Dance project 안무가 최은지, 시나브로 가슴에 안무가 권혁, Modern Table 안무가 김재덕, 춤판야무 안무가 금배섭, 이세승, 고블린파티 안무가 임진호, DODOMOV DANCE THEATER 안무가 이준욱, 정유진, Common DANCE Project의 안무가 정유진, 양승관이 그들이다.

멜랑콜리 댄스 컴퍼니의 안무가 정철인은 모다페에서 2016년 초연했던 작품 ‘비행 (飛行)’을 탄탄히 다듬어 선보인다. 초연 당시 김예림 춤평론가는 이 작품에 대해 “울티마 베즈의 무용수들이 보여준 과격함을 넘어서는 정철인의 밀도 높은 움직임 연구는 그가 감각적 어휘 조합의 방법을 알고 있는 안무가라는 것을 말해주었다.”고 평하기도 했다. 더불어 요코하마 댄스컬렉션의 오노 신지 예술감독은 “시선을 사로잡는 역동적인 움직임과 소품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으며, 유머러스함을 더한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라며 높은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초연 이후 정철인은 이 작품을 중국, 홍콩, 일본, 헝가리, 독일, 덴마크 등 해외에서도 활발히 소개하며 작품의 내적 퀼리티를 꾸준히 높여왔다. 목표를 향해 날아오르는 도약과 낙하의 인간의 모습, 결코 혼자서는 날 수 없기에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는 인간의 한계에 대하여 두 사람이 함께 완전한 비행을 이뤄내는 과정을 심도 있고 완전하게 그려내고자 한다.

최은지 Dance Project의 안무가 최은지는 작품 ‘겸손한 취향’을 통해 남의 시선을 의식해 우리의 내재된 진짜 취향을 과감히 드러내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취향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좋아하는 색감과 음악, 사람을 선호하는 부분이나 혹은 감정상태’ 등을 이용해 움직임을 찾아가보고 이에 대한 관객의 다양한 느낌과 반응으로 관객 또한 옳고 그름과 규칙 따위 없는 자신의 진짜 취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길 바란다. 최은지는 2016년 한국현대무용협회 ‘신인데뷔전’에서 ‘나는 죽었다’로 ‘신인상’을 받으며 모다페 스파크플레이스에 작품 ‘환상’을 선보인 바 있다.

시나브로 가슴에 안무가 권혁은 2014년 동아무용콩쿨 현대무용 금상에 빛나는 춤 실력을 기반으로 2017년 인천국제현대무용제에서 최우수안무가상을 받으며 안무가로도 초석을 다져가고 있는 안무가이다.

작년 모다페에서 선보인 작품 ‘질주’에서는 “삶의 속도가 개인의 가치를 증명하기보다 개인의 가치가 삶의 속도를 결정하는 것이 더 이상적이지 않을까?”하는 질문을 풀어갔다면, 금년에는 작품 ‘ZERO’를 통해 100% 체력의 한계까지도 넘어선 그 이후, 그리고 다시 만나는 제로, 즉 나의 한계를 넘어 고차원의 자유로움을 향한 움직임으로 새로운 시작점을 선보이며 다시 한 번 메시지보다 신체의 다음 한계를 찾아 나선다.

MODAFE 2020 모던테이블 김재덕 안무가 | 최근 본인이 작곡한 곡을 발매하기도 하였다. /ⓒAejin Kwoun
MODAFE 2020 모던테이블 김재덕 안무가 | 최근 본인이 작곡한 곡을 발매하기도 하였다. /ⓒAejin Kwoun

예측할 수 없는 발상과 실험적인 작품으로 국내 관객과 평단의 관심을 끌고 있는 Modern Table 김재덕 안무가는 지난 3월 11일 에스토니아에서 처음 선보인 작품 ‘Breathing Attack II 中’을 한국에서는 모다페에서 초연한다. 30분의 원작 중 이번 무대에서는 2막 무대의 일부를 볼 수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우리가 늘 자연스럽게 ‘호흡’하고 늘 무언인가와 상호작용하는 ‘타격(hit)’의 움직임 메소드에 집중했다. 무협과 탈춤, 택견, 중국 무술 등의 동양 문화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이에 김재덕 안무가가 바라보는 몸의 형태와 각도 등을 비주얼적 흐름으로 선보인다. ‘몸으로 말하지 않는다. 몸으로 몸한다.’는 명제를 증명하듯 어떤 오브제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신체의 의지로 직관적으로 모던테이블만의 작품을 구성했다. 현대무용의 가치를 ‘비주얼적인 원료이자 예술 창작의 순수 질료로’로 보며 이것들이 일상의 예술을 꿈꾸는 대중들에게도 전해지길 바란다.

춤판야무 금배섭 안무가는 현대인의 욕망으로 주위가 파괴되는 것과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토끼 간을 빼 먹으려는 용왕의 모습을 중첩하여 그린 작품 ‘간 때문이야!’를 선보인다. 금배섭 안무가는 2016년 산티아고 순례길 에서 욕망과 열정은 나를 제외한 주위를 파괴함을 느꼈고, 이 느낌을 메트로놈을 사용해 반복되는 인간 본성의 순환을 표현했다. 무용수들은 이 소리에 따라 호흡하기도, 움직임을 만들기도 한다.

‘미친놈 널뛰기’, ‘섬’, ‘니가 사람이냐?’, ‘포옹’의 춤판야무 솔로연작으로 고립되거나 외로운 현대인의 삶과 심정을 움직임으로 표현해 주목받은 안무가 금배섭은 국립극단, 서울시극단, 남산예술센터 등지에서도 꾸준히 연극 안무에도 참여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국무용의 움직임이 현대 우리 시대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를 탐구하는 안무가 이세승은 신작 ‘한(恨)’을 통해 고민을 이어간다. 예술을 창작하는데 있어 무조건적으로 ‘새로운 것’만 찾을 수는 없는 법이기에 우리가 뿌리내리고 있는 한국의 지형에서 우리가 체화한 한국무용의 춤사위, 우리 고유의 정서 ‘한’이 현대의 몸에 어떻게 스며드는지, 이에 현대무용의 추상성, 신체의 즉흥성이 어떻게 반영될 수 있을지 실험한다. 여성무용수 2인 듀엣으로 구성되었으며, 한국적인 오브제나 의상 사용 없이 살풀이 천의 연결점에 착안하여 무용수의 움직임에 집중해 작품을 풀어간다.

안무가 이세승은 2014년 작품 ‘폴라폴’로 안무가로 데뷔한 뒤, 2015년 컨택즉흥집단 쌍방에서 국립현대무용단 공모기획공연무대를 통해 소개한 공동안무작 ‘삼인무 교육부’에서 좋은 반응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7 한국춤비평가협회에서 안무작 ‘먹지도 말라’로 ‘춤연기상’을 받았으며, 현재 독립안무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안무자그룹단체 고블린파티의 안무가 임진호는 작품 ‘소극적적극’을 통해 사회적으로는 소극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적극적인 행위를 하고 있는 ‘오타쿠’적인 사람을 ‘소극적이면서 적극적인 사람’으로 정의하고 이들의 이야기를 움직임으로 담았다. 사회에서의 무용인도 일본 애니메이션 오타쿠와 같이 소수자로 생각되며 이와 같은 소수자들에게 용기를 주고자 한다. 하지만 안무가 임진호는 관객에게 다시 질문을 던진다. ‘소수자이지만 하나에 미칠 수 있다는 것, 그런 일이 있다는 것, 그것이 어쩌면 참 행복은 아닐지?”라고 말이다. 커다란 인체모형물까지 총 4인의 무용수가 함께 춤을 추며 관객들에게 어릴 때 맘으로 놀자고 이야기한다.

길’도道’에 이를’도到’를 써서 ‘움직임에 대한 갈증을 찾아 길에 이르다’라는 철학을 담은 DODOMOOV DANCE THEATER 안무가 이준욱은 모다페와 인연이 깊다. 2008년 스파크플레이스를 통해 안무가로 데뷔한 뒤, 2014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No Response’를 선보인 뒤 다시 모다페를 찾았다.

이번 작품 ‘수평적 곡선 : 숨 쉬는 몸’에서는 맥박측정기에서 보이는, 마치 물고기 같은 수평적 곡선의 이미지를 움직임으로 착안해 제작했다.

심장 호흡의 패턴과 모양을 움직임으로 표현하며 굴곡진 형태의 계속과 변형, 조합과 화합, 내 주장과 의견의 피력과 분리, 이러한 변증법적으로 시작과 끝을 가지는 삶의 과정을 보여주는 이것이 바로 ‘숨을 쉬고 있는 우리의 몸이자 삶이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일상에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공연으로 만들고 싶은 염원을 담아 활동하는 정유진 Common Dance Project의 안무가 정유진은 깊이 들여다봐야 진실이 보일까말까하는 것을 현미경으로 봐야지만 겨우 보일듯말듯한 ‘나비의 혀’에 비유해 작품을 풀어간다. 보이지 않을 듯한 나비의 혀 일지라도 나비 무리가 되면 나비의 작은 날개가 돋보이고 커다란 파급력을 가지게 됨에 주목했다.

무용수들의 얼굴이 붙어 있거나 어떤 신체 부위들이 하나인 것처럼 보이는 등 신체의 어떤 한 부위로 모아지는 움직임과 무리 짓는 움직임의 다양한 구성으로 말의 파급력과 그 과정을 표현한다. 평온한 음악이지만 날카로운 나비의 혀가 던지는 메시지가 강렬한 작품이다.

작년 2019년 스파크플레이스 스파크어워드 수상자로 금년에 소극장 무대를 올리는 양승관 안무가는 신작 ‘칭클챙클’을 준비했다. 연극 ‘에쿠우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작품 제목은 말의 재갈로 쇠가 부딪히는 발칙하면서도 신나는 소리인 ‘칭클챙클’에서 영감을 받아 지었다. ‘나는 말을 타고 달려 봤어. 하지만 너는 달려보지 않았잖아.’는 알런의 외침을 통해 ‘무엇인가에 열정을 쏟아내어 살고있는가?’ 그리고 광기와 이성, 신과 인간 양극단 사이에서 원초적 본능과 타협하지 않음에 대해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댄서로서는 2014년 동아무용콩쿠르 일반부 남자부문 은상, 2017년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 일반부 남자부문 은상을 받으며 군면제를 받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던 그가 안무를 시작한 것은 2018년. 어려서부터 안무 작업을 열망했기에 작년 모다페 스파크플레이스에서 작품 'Who are you?'로 받은 우승은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 “작년 스파크플레이스 우승 때 작품 전체의 몰입도와 집중도가 좋고 오브제와 시그니처 동작이 작품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잘 표현한다는 평을 받았어요. 알런처럼 열정을 품고 달려보고자 합니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MODAFE 2020의 모든 공연 관람은 ‘거리두기 객석제’ 정책을 실시한다. 공연관람에 대해 정부지침을 따르는 것으로, 관객은 좌석 좌우로 한 좌석씩, 앞뒤로 한 좌석씩 비워 두고 관객간 거리를 유지한 채 공연을 홀로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관람할 수 있다. 또한 공연장 입장 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한 뒤 열감지카메라를 통과해야만 공연 관람이 가능하다. 극장 측도 공연장에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공연 전후 내부 소독도 철저히 실시하여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과거, 현재, 미래가 같은 공간(Square)에 존재하는 우리의 몸은 아르코예술극장이나 네이버TV, V라이브의 온라인 생중계로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관객들과 함께 그 답을 찾아 나간다. 극장 관람이 어려운 시민의 방구석까지 찾아가 선보이는 ‘모다페 온라인 생중계’는 모다페에 참가하는 전 작품에 대해 진행한다. 단, 축제 기간 중 2회 공연을 하는 작품의 5월 16일과 29일 공연을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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