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담화

뒷담화(-談話)라는 말이 있습니다. 뒤에서 서로 말을 주고받는 행위 또는 그러한 말을 이르는 말이지요. 영어로는 ‘Backbite’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뒤에서 물어뜯는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험담이 가벼운 흉보기로 끝나던가요? 대개 뒷담화가 과장을 거쳐 나중에는 분명히 사실과 다른 없던 이야기까지 나오고 결국 중상모략이 되고 맙니다.

블러그 갈무리
블러그 갈무리

그래서 뒷담화는 실로 무서운 것이지요. 오죽하면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도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聖人)이 된다.” 하셨을까요? 그래서 우리 덕화만발 가족은 누구나 뒷담화를 하지 않습니다. 그래야 덕화만발카페라는 우리 집이 더욱 맑고 밝고 훈훈해지기 때문이지요.

한 스님이 젊은 과부 집을 자주 드나들자 이를 본 마을 사람들은 좋지 않은 소문을 퍼뜨리며 스님을 비난 하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그 과부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제 서야 마을사람들은 스님이 암(癌)에 걸린 젊은 과부를 위해 기도하고 돌보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가장 혹독하게 비난했던 두 여인이 어느 날 스님을 찾아와 사과하며 용서를 빌었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그들에게 보릿겨 한 줌씩 나누어주며 들판에 가서 그것을 바람에 날리고 오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보릿겨를 날리고 온 여인들에게 스님은 다시 그 보릿겨를 주워오라고 하였습니다.

​여인들은 바람에 날려 가버린 보릿겨를 무슨 수로 주울 수 있겠느냐 며 울상을 지었습니다. 스님은 여인들의 얼굴을 바라보고 말했습니다. “용서해주는 것은 문제가 없으나 한번 내뱉은 말은 다시 담지는 못합니다.” 험담을 하는 것은 살인보다도 위험한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살인은 한사람만 상하게 하지만 험담은 한꺼번에 세 사람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첫째는 험담을 하는 자신이요. 둘째는 그것을 반대하지 않고 듣고 있는 사람들이며, 셋째는 그 험담에 화제가 되고 있는 사람입니다. 남의 험담을 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고 마는 결과를 가져올 뿐입니다.

식사 후 적극적으로 밥값을 계산 하는 이는 돈이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돈보다 관계를 더 중히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일할 때 앞장서 일하는 이는 바보라서 그런 게 아닙니다. ‘책임이라는 것이 무엇인줄 알기 때문’입니다. 다툰 후 먼저 사과하는 이는 잘못해서 그러는 게 아닙니다. ‘당신을 아끼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늘 나를 도와주려는 이는 빚진 게 있어서 그런 게 아닙니다. ‘진정한 친구로 생각하기 때문’이고, 늘 카톡이나 안부를 보내주는 이는 한가하고 할 일이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닙니다. ‘마음속에 늘 당신을 두고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타인을 험담하는 것이 습관 되어 있는 사람은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타인의 단점을 어떻게든 찾아내고, 자신의 결점에 대해서는 눈과 귀를 막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장점들은 어떻게든 부풀리려고 애쓰고 있지만, 결국 열등감에 사로잡히는 사람들이 아닐까요? 한 마디로 자신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지요.

사람이 서로 사귀는데 그 좋은 인연이 오래가지 못하는 것은 대개 이 뒷담화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서로 유념(有念)할 자리에 유념하지 못하고, 무념(無念)하지 못할 자리에 무념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유념할 자리에 유념하지 못한다는 것은 무슨 방면으로든지 은혜를 입고도 그 은혜를 잊어버리고 조금 서운하다고 의리 없이 뒷담화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념할 때에 무념하지 못한다는 것은 무슨 방면으로든지 남에게 은혜를 베푼 후에 보답을 바라는 마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또 그 은혜 입은 사람이 혹 나에게 잘못하는 일이 있을 때에 전에 은혜 입혔다는 생각으로 더 미워하고 뒷담화를 일삼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좋은 인연이 도리어 원진(怨瞋)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뒷담화는 이렇게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뒷담화는 ‘불평하고 싶은 인간의 단순한 본능적 욕구’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꼭 물처럼 약한 곳을 찾아 표면을 살피다가 끝내 침투할 곳을 찾아내는 특징이 있는 이 뒷담화는 여론을 곡해하고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하기 십상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덕화만발 가족은 누구나 유념할 자리에는 반드시 유념하고, 무념할 자리에는 반드시 무념합니다. 또한 서로 사귀는데 그 좋은 인연이 오래가게 할지언정 그 인연이 나쁜 인연으로 변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특히 뒷담화는 조심하고, 조심하며, 주의해야 하지 않을 까요!

단기 4353년, 불기 2564년, 서기 2020년, 원기 104년 5월 11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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