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시큐리티연구소(KSI) 손상철 박사
대한시큐리티연구소(KSI) 손상철 박사

서울 강북구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최00씨가 지난 10일 새벽에 ‘억울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신의 13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다. 아파트의 입주민에 의하면 경비원 최씨에게 들은 바로는 지난 4월 27일로 해당 가해 입주민이 경비실 안에 있는 화장실로 따라 들어와 최씨가 나가지 못하게 몸으로 문을 막고 머리채를 잡고 폭력을 가했으며, 이때의 충격으로 코뼈가 주저앉고, 구둣발에 밟힌 발가락 뼈가 골절이 되었다고 한다.

참다못한 최씨는 가해 입주민을 폭행으로 고소했으나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맞고소를 당하자 심적 고통을 크게 느꼈다고 한다. 극단적 선택 당시 여동생과 통화에서 울먹이며 죽고 싶다고 했다고 한 것을 보면 최씨가 폭력에 의한 신체의 고통과 마음의 고통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예상할 수가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압구정동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이 입주민의 폭언을 견디지 못해 우울증을 앓다 분신자살로 숨져 한국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그때도 많은 국민이 아픔과 슬픔을 느끼며 경비원의 노동인권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을 하였고, 의식의 변화를 위한 노력이 보이기도 하였었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아직도 크게 변화되지 않은 인권침해의 어두운 현실을 보게 되었다.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비원에 대한 폭언과 폭행은 해마다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라는 공공주택의 특성 때문에 경비원들의 인권과 안전을 보장하기가 쉽지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우선은 입주민 각자의 인식개선에 대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고, 입주민과 경비원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폭언과 폭력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을 통하여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올 초에 이슈가 되었던 공공주택관리업자에 대한 경비업법 적용 계도 적용 기간을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이 올해 12월 말까지로 연장하기로 하였다. 경비업법은 공동주택관리업자가 아파트에서 경비원을 고용하는 경우 경비업무를 벗어난 행위를 하게 해서는 안되고, 이를 위반한 경우 벌금이나 징역형에 처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간 아파트 경비원은 경비업무 외에 쓰레기 분리수거와 택배 대리수령, 불법주차 단속 등 아파트 단지의 각종 허드렛일을 맡아 오다 보니 천시를 받는 직업으로 인식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민간경비산업이 활성화되어 있는 선진국의 경우 경비업무가 세분화가 되어 전문직업인으로 인정을 받고 있기에 노동인권의 보장되고 있으며, 고객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순수한 경비업무의 집중이 결국은 자신들을 안전하게 보호한다는 인식이 확실하게 뿌리내려 있다. 우리도 그러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경비원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경비원 결격사유에 해당되지 않으며, 경찰청장이 지정한 교육기관에서 검증된 강사진에 의해 24시간의 ‘일반경비원 신임교육’을 이수하고 필기시험평가를 거쳐야 된다. 즉 면허계 자격이라고 할 수 있는 신임교육 이수자라야 경비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이는 다른 국가에 비하여 엄격한 기준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무나 경비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국내 민간경비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경비업자들이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한국경비협회’와 ‘대한민국경비협회’가 있으며, 경비원의 교육과 지도 및 순회점검을 할 수 있는 국가자격 경비지도사들로 구성되어 있는 ‘한국경비지도사협회’가 경찰청 산하 사단법인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2019년 경찰청에서는 민간경비산업의 주체인 경비원이 중심으로 구성한 ‘한국경비원협회중앙회’를 산하단체로 승인하여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단체들이 앞장서서 경비원 노동인권 확보를 위한 공동 노력이 필요하며, 특히 경비원들이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한국경비원협회중앙회’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기대한다.

아파트 입주민 스스로가 경비원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며, 우리의 이웃으로 범죄예방과 질서유지 임무를 통하여 사회안전망 구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즐거운 화목한 근무환경을 만들어 주는 노력을 통하여 서로가 꼭 필요한 관계이며 공동체란 인식을 공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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