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산산조각” vs 김정은 “잡소리”…북미 ‘강 대 강’ 대치

[뉴스프리존=김원기기자] 북한과 미국의 최고지도자들이 '군사적 옵션'을 둘러싸고 또다시 말 폭탄을 주고받으며 격렬하게 위협·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서로의 군사능력을 과시하면서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겨냥해 첨단무기로 산산조각낼 수 있다고 경고, 북한은 이에 또 다른 도발을 이어가는 악순환 속에서 북미 양측이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북한 김정은은 뒤질세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들을 잡소리라고 일축

미국의 압도적인 전략무기 능력을 과시하며 북한에 ‘군사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경고장을 날린 셈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런 미국의 군사적 압박을 ‘잡소리’라고 폄하하며 굴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북미간 강 대 강 대치로 한반도 긴장은 갈수록 고조되는 모습이다.

그러자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6일 김정은 위원장이 화성 12형 미사일 발사를 현지지도하면서 했다는 말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인 '화성-12형'의 실전배치 전력화가 실현됐다고 선언하면서 "대국주의자들의 무제한한 제재봉쇄 속에서도 국가 핵 무력 완성목표를 어떻게 달성하는가를 똑똑히 보여주어야 한다", "이제는 그 종착점에 거의 다다른 것인 만큼 전 국가적인 모든 힘을 다하여 끝장을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감당하지 못할 핵 반격을 가할 수 있는 군사적 공격능력을 계속 질적으로 다지며 곧바로 질주해나가야 한다"며, 추가적인 '전략 도발'을 예고했다. 미국 지도부에서 거론되는 '군사적 옵션'을 '잡소리'로 폄하한 셈이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이 매우 심각한 위협이라고 하더라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일일이 즉자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미국과 힘의 균형이라는 목표를 정한 북한은 미국의 반응을 떠보며 사거리를 조금씩 늘려가는 ‘미사일 살라미 전술’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달 29일 화성-12형 발사훈련을 했을 때보다 이번에 사거리를 약 1천km 늘려 3천700여km를 날려보내 괌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

김정은은 15일 이뤄진 ‘화성-12형 발사훈련을 참관한 뒤 “우리의 최종목표는 미국과 실제적인 힘의 균형을 이루어 미국 집권자들의 입에서 함부로 우리 국가에 대한 군사적 선택이요 뭐요 하는 잡소리가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전했다.

김정은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보다 앞선 15일 새벽에 이뤄졌지만, 보도 시점은 더 늦어 마치 트럼프의 ’군사 옵션‘ 압박에 맞받아친 모양새가 됐다.

김정은은 특히 “이제는 그(핵무력 완성) 종착점에 거의 다다른 것만큼 전 국가적인 모든 힘을 다하여 끝장을 보아야 한다”고 말해 앞으로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북한의 추가 도발이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제재 또한 더욱 강력해질 수밖에 없어 북미 간 ’강대 강‘ 대치는 더욱 첨예해 질 것으로 보인다.

한 북한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도발과 발언에 대해 하나하나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역설적으로 김 위원장의 존재감을 부각시켜 미국에 대항해 세계를 움직이고 있다는 식의 북한판 자기도취적 중심주의를 강화하고, 이런 맥락에서 추가 도발을 추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김 위원장이 2012년 권력을 승계한 뒤 어느 누구하고도 정상회담을 하지 못한 현실이지만, 핵미사일 개발을 통해 김일성·김정일이 제시한 핵 무력 대업을 완성한 수령으로 체제 선전을 하면서 국제지도자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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