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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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리존=윤재식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서비스업 등에서 일자리가 급감하고 그 불똥이 제조업 등에도 튀면서 고용 사정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656만2천명으로 전년동월대비 47만6천명(-1.8%) 감소했다.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 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였던 지난 1999년 2월(-65만8천명)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실업자는 117만2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3천명(-5.9%) 감소했다. 실업률은 4.2%로 0.2%p 하락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기업들과 공공 기관들이 채용을 취소하거나 연기해 구직 활동 자체를 포기하는 구직자들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69만1천명으로 83만1천명 늘었다. 통계 기준을 변경해 집계한 2000년 6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으로 분류된 사람은 240만8천명으로 43만7천명 늘어 2004년 지표 작성 이후 최대폭으로 늘었다. 구직단념자는 61만1천명으로 12만4천명 증가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59.4%로 전년 동월 대비 1.4%p, 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경제협력개발기구)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5.1%로 1.4%p 하락했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365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4만5000명 줄었다.  2009년 1월(-26만2천명) 이후 가장 많은 감소폭이다. 고용률은 40.9%로 2%p 하락했다.

20~29세 취업자는 352만4000명으로 15만9천명 줄었고 고용률은 54.6%로 2.6%p 급락했다. 30~39세 취업자는 536만2천명으로 17만2천명 감소했다. 고용률은 74.9%로 0.9%p 내려갔다.

40~49세 취업자는 631만2천명으로 19만명 줄고 고용률은 76.5%로 1.7%p 하락했다. 50~59세 취업자는 629만6천명으로 14만3천명 감소했다. 고용률은 73.6%로 1.9%p 내려갔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493만9천명으로 27만4천명 증가했다. 고용률은 41.8%로 0.2%p 올랐다.

6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취업자가 감소했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기업들과 공공 기관들이 신입사원 채용을 취소하거나 연기해 20대 고용 사정이 가장 많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60세 이상은 보건복지, 건설업, 농림어업 등에서 (취업자) 증가세를 유지하는 점이 다른 연령층과 달리 고용률이 상승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고용 사정이 크게 악화된 가장 큰 요인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보인다.

산업별로 보면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로 숙박및음식점업(-21만2천명, -9.2%), 교육서비스업(-13만명, -6.9%), 도매및소매업(-12만3천명, -3.4%) 등에서 크게 감소했다. 숙박및음식점업과 교육서비스업 취업자는 각각 통계를 개편한 2014년 1월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모임이나 외출 자제가 이어지고 있고 관광객 급감, 개학 연기·학원 휴업 등 영향으로 숙박·음식점업과 교육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취약 계층 근로자들이 특히 많은 타격을 받았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1440만1천명으로 40만명(2.9%) 증가했으나 임시근로자는 428만8천명으로 58만7천명(-12%) 감소해 지난 1990년 1월 통계 개편 이래 가장 많이 감소했다. 일용근로자는 123만명으로 19만5천명(-13.7%) 줄어 2016년 5월(-27만1천명) 이후 최대폭으로 줄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19만5천명으로 10만7천명(2.6%) 증가했지만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38만8천명으로 17만 9천명(-11.4%), 무급가족종사자는 106만1천명으로 2만2천명(-2.0%) 각각 감소했다.

기획재정부ㆍ고용노동부는 13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취업자가 두 달 연속 감소하면서 감소폭이 크게 확대되는 가운데,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라며 “정부는 고용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엄중한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 고용시장의 어려움에 적극 대처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마련한 총 10조원 규모의 고용안정 패키지를 경제 중대본 회의에서 차질 없이 추진·점검할 것이다. 또한 3차 추경안을 면밀히 준비, 고용 시장 충격으로부터 조속히 회복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록 코로나발 실업위기가 전 세계적 현상이고 최근 6주간에 3천만명이 실직한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 낮지만 비교를 할 때가 아니다. 지금은 일자리 비상상황이며 범국가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더구나 고용 악화가 임시직이나 일용직에 집중되고 있다. 서민과 청년들의 삶이 흔들리고 있다. 당정은 코로나 시작 때부터 소상공인 기업 지원, 일자리 대책, 긴급재난지원금 등 신속한 비상 처방에 나섰지만 보다 서민과 청년들에 집중된 일자리 대책을 더욱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는 “당정은 위기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선제적으로 확산 고리를 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감염병발 위기인 만큼 올해 고비만 잘 넘기고 곧 치료제가 개발되면 이 위기는 바로 극복될 수 있다”며 “고비를 넘기기 위해서는 범국민적인 협력과 초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내가 아닌 가족과 다른 사람을 위해 자진해서 검진을 받고 생활 방역에 힘써 주시길 바란다. 야당은 민생경제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에 나서주시길 바란다. 그래야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일자리 감소는 소비 감소로, 소비 감소는 생산 감소로, 생산 감소는 다시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경기침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고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3차 추경이 대단히 시급하다. 민주당은 정부와 함께 3차 추경에 속도를 낼 것이고 그 핵심은 일자리 지키기”라며 “우리 국회도 국민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한다. 국민과 기업, 정부 모두 코로나 위기극복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국회도 지금 할 수 있는 책임을 다 해야 한다. 쉴 시간이 없다. 하루 빨리 본회의를 열어서 일자리를 지키고, 국민의 삶을 지키는 법안들을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21대 국회의 시작은 바로 코로나19 민생위기를 극복하는 국회여야 한다’는 데에 대해서 전부 동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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