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사진_최도철(곽두환), 한기수(김태영), 박정진(최성욱) /ⓒAejin Kwoun
컨셉사진_최도철(곽두환), 한기수(김태영), 박정진(최성욱) /ⓒAejin Kwoun

[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답답하고 꽉 막힌 현실에 맞서 싸우고픈 울분을 무대 위에 그대로 옮겨 놓은 연극 “개세끼들”이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대학로 스카이씨어터 2관에서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드는 배우들의 호흡과 연기로 관객들의 깊은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

공연사진_최도철(곽두환), 한기수(김태영) | 마약사범에게 총을 겨누는 경찰...하지만 그를 체포하기 위함이 아니다. /ⓒAejin Kwoun
공연사진_최도철(곽두환), 한기수(김태영) | 마약사범에게 총을 겨누는 경찰...하지만 그를 체포하기 위함이 아니다. /ⓒAejin Kwoun
공연사진_한기수(김태영), 박정진(최성욱) | 비리경찰과 비리검사가 만났다. 그 이유는? /ⓒAejin Kwoun
공연사진_한기수(김태영), 박정진(최성욱) | 비리경찰과 비리검사가 만났다. 그 이유는? /ⓒAejin Kwoun

세 명의 ‘개새끼’들이라고 밖에 표현할 말이 없는 비리경찰 한기수, 마약을 제조판매하는 도철, 엘리트검사 박정진은 사회의 정의 따위는 쓰레기통에 버려버린 채 개처럼 치고받는 구역질나는 진흙탕 싸움을 한다.

마약, 경찰 비리, 검찰 성 상납, 경찰과 검찰의 이권 다툼, 검경 수사권 조정과 검찰 개혁.

이번 세대에서 모두 뿌리 뽑힐 수 있을까 싶은 심연까지 늘어뜨려 있는 얽히고설킨 실타래들이 다음 세대에서는 그런 일들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화자되는 그런 사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작품 “개세끼들”의 희곡을 쓰고 연출 그리고 배우까지 맡은 극단 그림일기의 곽두환 대표는 소위 기득권을 차지한 그들이 외치는 소리를 듣기만 해야 하는, 그렇게 되어버린 우리를 비롯한 본인은 의문을 떨칠 수 없다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들이 목청 높여 목이 쉬도록 외치지만, 공염불에 가까운 외침들이 아주 시끄럽게 귓가에 멤돌아서 힘들다고 말한다. 그래서 무대 위에서, 배우들의 목소리를 빌어 고함친다. 고함칠 수 있음을 알려주기 위해 고함치고 있다. 들어야 할 그들이 듣지 못하더라도, 듣고 싶어 하지 않더라도 상관없다. 어차피 그들은 들을 준비도, 듣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기에.

공연사진 | 하나, 둘...욕심을 위해 사라진다...이게 과연 끝일까? /ⓒAejin Kwoun
공연사진 | 하나, 둘...욕심을 위해 사라진다...이게 과연 끝일까? /ⓒAejin Kwoun

거짓은 거짓을 낳고, 배신은 배신을 낳는 그들만의 리그 따위 부럽지 않다. 단지 울분 터지게 만드는 그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의 꼭대기에 서서 다른 인간임을 자처하며 내려다보는 것이 아름답지 않다. 그래서 단지 우리에게 좌절감과 허무함만을 안겨주고 있는 그들이 아름답지 않게 끝나는 결말을, 아름답지 않은 결말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과연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일까? 그 자리에 가면 누구든 그렇게 변하는 것일까? 나도, 우리도 그 자리에 가면 그들과 같아지는 것일까?

자신의 욕심만을 아귀처럼 채우려는 그들과 그들의 잇속을 나눠먹는 기레기들의 기사가 헛웃음을 나오게 만든다. 극에 쓰인 기사들은 실제 뉴스기사를 그대로 인용한 것이기에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정의’라는 것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인 건지, 씁쓸하고 씁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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