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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박상봉 시인의 문학추억여행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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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박상봉 시인의 문학추억여행4
지역혁신과 국가균형발전의 시작점 그리고 노무현과 나(3/2)
  • 문홍주 기자
  • 승인 2020.05.24 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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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회 지역혁신박람회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참여정부 고. 노무현 대통령 생전의 모습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회 지역혁신박람회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참여정부 고. 노무현 대통령 생전의 모습

노봉협처 난회피(路逢狹處 難回避)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노봉(노무현+박상봉)이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어 있다는 말이 아니라, “길이 좁은 곳에서 만나면 돌아 피하기 어렵다”는 뜻을 가진 경행록(景行錄)과 명심보감(明心寶鑑)에 나오는 말이다. 정말 인생은 어느 곳에서 서로 만나게 되고 만남은 피하기 어려운 좁은 길과 같다.

사람은 만남의 존재다. 사람이 살다보면 어느 때 어디에서 우연히 또는 필연적으로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이 인생이다. 노무현과 나의 두 번째 인연은 그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이루어졌다. 2004년 11월 11일 부산 BEXCO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지역혁신박람회 개막식에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해 축사를 했다.

나는 그 현장에 있었다. 마음 속 깊이 그토록 사모해온 노무현과 드디어 정면으로 맞닥트리게 된 것이다. 나는 일찍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라는 기관에 파견되어 지역혁신박람회를 준비하는 인력으로 배속받았다. 인사발령을 받고 광화문역 근처에 위치한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사무실로 첫 출근하는 날이었다.

사무실 위치를 잘 몰라 헤매다가 경찰서가 눈에 띄길래 다가가서 길을 물어보았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어디로 찾아가냐”고 묻자마자 경찰관은 차렷 자세로 “잠깐 기다리시라”고 정중하게 말하더니 하던 일을 멈추고 직접 길 안내에 나서 나를 사무실 문 앞까지 모셔다주는 것이었다.

며칠 뒤에 받은 명함에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앞에 ‘대통령직속’이라는 명칭이 새겨져 있어 내가 파견되어 일하는 곳이 엄청난 힘을 가진 권력기관이라는 사실이 실감났다. 나는 홍보과장이라는 직책을 부여받고, 한 달 가량 박람회 준비를 하는 동안에 여러 가지 홍보물과 보도자료 작성 및 행사 홍보 등의 업무로 분주하게 시간을 보냈다.

드디어 행사 날짜가 다가와 부산으로 내려가서 마무리 준비를 하고 있을 때다. 비표(출입증)를 챙기는 담당자가 깜박하고 내 비표를 신청하지 않았다. 기가 막히는 일이었다. 행사장 안에서 사진도 찍어야 하고 취재해서 보도자료를 작성해 언론사에 제공해야 하는데 대통령 참석 행사는 비표 없이는 그 누구도 출입할 수가 없으니 낭패였다.

행사 당일까지 비표가 나오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담당자는 태무심하게 “행사 시간 직전까지 비표가 나올 테니 염려 말라”고 했다. 턱도 없는 소리였다. 신원 조회도 해야 되고 대통령 경호실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일주일 이상 걸리는 비표 발급을 당일 해주는 경우는 없었다. 나는 고민 끝에 잠시 기도를 하고 행사장 출입구로 가서 내 명함을 주며 사정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출입을 허락해주는 것이었다. 검색대도 무사히 통과하였고, 카메라는 검색대 바깥쪽으로 슬쩍 밀어 넣었는데 그대로 통과되었다. 기적 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행사장 안으로 들어섰다고 해서 아무나 사진 찍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행사가 시작되면 앉은 자리에서 일어서거나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바로 총 맞을 수도 있다. 주위를 둘러보니 대통령 경호원들이 쫙 깔렸다. 이층 통로 쪽에 대략 50m 간격으로 줄지어 선 경호원들 중에는 윗저고리 아래로 총구가 살짝 드러나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어렵게 들어온 이상 사진이라도 건지고 가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경호원 한 사람에게 예의 그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라고 찍힌 명함을 건네고 사정 이야기를 했다.

“언론보도용으로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내 처지를 설명했다. 경호원의 왼쪽 귀에는 연락을 주고받는 리시버가 끼워져 있었는데 누군가와 부지런히 소통하고 있었다. 내 복장과 움직이는 동선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 같았다. 그는 내가 “몇 번이나 촬영할 건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 건지?” 다시 물어봤다.

난 내가 움직일 동선에 대해 머릿속에 그리고 있지는 않았지만 “대통령님 연설 시에 방송국 카메라 선 옆에서 서 너 장정도 촬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 리시버로 몇 마디 송수신을 하더니 나더러 “알았다고 그렇게 하시라”고 촬영을 허락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행사장에 입장하여 축사를 하는 동안 나는 무사히 촬영을 할 수 있었지만, 정말 살 떨리는 긴박감 넘치는 시간을 경험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박람회 행사 진행 팀 관계자들은 내가 비표도 없이 행사장에 카메라 들고 들어갔다는 사실 만으로도 믿기지 않는 일인데 사진까지 버젓이 찍어서 나타나자 깜짝 놀랐다. 사실 사진은 떨리고 거리가 좀 멀어 의미 있는 장면을 건지지는 못했다. 해서 청와대 공보관실에 곧바로 연락해 보도자료용 사진을 별도로 받아냈다.

지역혁신박람회는 처음 열리는 행사였지만 짜임새 있게 준비가 되었고, 지역 혁신에 기여했다는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 속에 막을 내렸다. 제1회 대한민국 지역혁신박람회는 볼거리 먹거리 살거리를 풍부하게 제공하고 지역주민들이 참여해 흥겹게 어울릴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것은 지역혁신과 균형발전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표명한 것이었다. 특히 첫 번째 박람회가 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열렸다는 데서도 상징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나는 당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도 활동하고 있었는데 박람회와 관련된 내용을 기사로 작성해 오마이뉴스사이트에도 올렸다. 아래 주소로 링크하면 글을 읽어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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