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전현직 임직원 짬짜미"..."반포 3주구 수주전 겨냥해 경쟁사가 흘린 소문"

19일 서울 서초구 한 웨딩홀에서 반포주공1단지 3주구(주거구역) 시공자 합동 홍보 설명회가 열렸다. 이 구역 재건축 사업을 놓고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양보 없는 수주전을 전개하고 있다.

[뉴스프리존=한운식 기자] 복마전(伏魔殿)이 뭔가. 

마귀가 숨어 있는 전각이라는 뜻으로 나쁜 일이나 음모가 끊임없이 행해지고 있는 악의 근거지라는 말이다.

흔히 강남 재건축 시장을 복마전이라 일컫는다. 

웬만한 기초지자체 1년 예산과 맞먹는 수조원의 돈이 오고 가는 가운데,  온갖 불법과 탈법이 난무하고 있어서다.

최근 5년간 재건축과 관련한  뇌물·횡령·배임 사건은 총 305건,  정비사업 관련 행정소송이 총 2193건(전국 통계)에 이른다는 것은 이를 잘 말해 준다. 

지난 22일부터 강남 재건축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 3주구(반포3주구)’의 삼성물산 홍보관 앞에서 1인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시위를 벌인 이는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래미안원베일리) 재건축 조합의 조합원이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공사비를 인상하자 이를 항의하고자 나선 것. 

래미안원베일리는 오는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지난달 공사의 첫 삽을 떴다.

그는 “2015년 460만원(3.3㎡당) → 2017년 530만원→ 2020년 583만원”, “갑질 1등 기업 삼성, 폭리 1등 기업 삼성”이라 적힌 피켓을 몸에 걸쳤다. 

삼성물산이 지난 2015년 래미안원베일리 재건축 수주를 위해 도급공사비 3.3㎡당 460만원을 제시했으나 관리처분총회가 실시된 2017년엔 530만원으로 인상했고, 관리처분변경총회에서 583만원(추정)으로 공사비를 인상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5년간 도급공사비 총액 기준 약 3600억원, 세대당 1억5000만원(2300여 세대 기준)이 증가한 셈이다. 

삼성물산이 최근 수주한 신반포15차(3.3㎡당 약 500만원), 경쟁 수주가 진행 중인 반포3주구(3.3㎡당 542만원) 공사비와 비교해도 확연한 차이가 난다.

왜 이렇게 차이가 벌어졌을까.

조합원들 사이에 돌고 있는 유인물과 전언에 따르면 삼성물산 전,현직 임직원들이 공사비 인상의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회사 전,현직 임직원들이 짬짜미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그로 인한 피해는 조합원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형국이다.   

그 내막은 이렇다.

A씨는 삼성물산을 그만 둔 뒤 독일산 창호시스템의 판매권을 따게 됐다. 

한 세대당 최고 4000만원대에 이르는 최고급 제품이라 전 세대에 이 제품이 들어가면, 총 수주 금액이 1000억원에 이를 수도 있다.  한 마디로 한 몫 단단히 잡을 수 있는 기회인 것.     

이를 놓칠 리 없는 A씨는 회사 동료였던 B부장을 찾았다. 

B부장은 건설사업관리회사(CM)을 통해 재건축 조합에 물품을 납품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  CM은 재건축 과정 전반의 업무를 조합을 대신해 처리하고 자문하는 역할을 하는 컨설팅 회사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임원 C씨가 있다.  C씨는 B부장의 상급자로 주택수주를 총괄하는 위치에 있다고 한다. 

자. 이쯤되면 그림이 그려지지 않은가.

이들 세 사람이 특정 자재를 사용해 공사비를 올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떡 만지면 떡고물 묻는다’는 게  당연한 법. 이들이 수수료 명목의 뒷돈을 챙길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홍보팀 관계자는  “반포3주구 수주전을 앞두고 경쟁사에서 흘린 것으로 의심이 간다”며 “보도화 되는 부분에 대해서  강력대응하겠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아직 어느쪽이 더 진실에 가까운 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빅매치를  바로 코앞에 두고 서로를 헐뜯는 이전투구 양상이라서 그렇다.  

익명을 요구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는  재건축 시장이 여느때나 복마전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단면이다"라고 말했다.  

 ■ 사족(蛇足); 첫 직장이 삼성물산이다.  거래선으로부터 제법 큰 돈을 챙길 수 있는 유혹이 있었다. 나만 살짝 눈 감으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단칼에 거절했다. 한 때 ‘삼성맨’이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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