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게 없어 집에서 인형눈, 봉투 접기 안해본 알바가 없는 우리 애기엄마. 20년을 평생 살아오기에 바쁘기만 했던 전장 같은 집안일을 잠시 쉬기로 했다.

화장을 하고 예쁜 옷 사입고 집안에 가득했던 일거리, 공구들을 치워버리고 평소 가꾸고 싶던 화분하나 작은 그림, 그리고 어항까지 집안은 한 순간에 작은 정원으로 변했다.

20년의 보상 치고는 작을 수 있지만 우리 가정 형편상 큰 지출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 인생에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돈으로 따질 수 없었다. 지금 이순간은 우린 행복하면 그것이 최고이다.

지금 이야기는 여느 가정이나 있을 법한 사연으로 보일 것이다.

누구나 일상에 지쳐있다. 그래서 요즘 ‘소확행’ 이 대세다. 이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 어려운 경기 침체 속에서도 관광 상품은 호황이다.

제천시가 가진 천연의 관광자원만으로 입이 떡 벌어질만한 장소가 있다면 그야 말로 산유국과 다름없는 노다지일 것이다. 애석하게 삼면의 바다에 인접한 도시들이나 예부터 풍부한 발전력으로 많은 문화재들을 보유한 곳과 경쟁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 불경기에 시민의 혈세를 들여 손님맞이를 하는 것은 과연 무리한 것일까?

관광도시에 진입하면 우린 묘한 기대감이 앞선다. 이 도시 어떨까? 하고 설레어지기도 한다. 그럴 때 우리 시민들이 삼삼오오 조를 구성해 환영 깃발을 흔들어 북한식(?)환영을 할 수 도 없는 노릇이다.

무조건식 비난은 도움이 되질 않는다. 먼저 이해해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닌 바로 우리 고향 제천 아닌가? 모 인터넷 기사 댓글창을 볼 때면 온갖 배설과 남다른 시각의 소유자들로 구성된 전쟁터를 보는 듯해 가슴이 아프다.

도시가 발전하려면 기본적으로 소비의 주체인 인구수가 높아야 한다. 같은 평수 비슷한 입지조건을 놓고 보아도 수도권과 지방은 임대료부터 큰 차이를 보인다. 비싸도 이 자리는 된다는 논리이다.

제천시의 관광정책과 도시미화 정책에 있어 혈세 낭비로만 본다면 제천산업단지에 입주하는 공장들에게 제공되는 파격적인 혜택과 기반조성비용 또한 혈세임이 분명하다. 이 두 가지 모두 경우의 수이긴 마찬가지다.

경기가 어렵다니 도심에 태양열 발전기를 조경으로 설치하고 각 가정마다 재난 지원금을 지급해서 생산적인 시정과 세금을 다시 각 가정에 환원하는 사업을 해야 우리가 행복해 질까?

민선 7기 제천 호는 망망대해를 그저 떠있기만 하는 등대가 아니다. 선원들은 제 각기 역할을 하면서 목적지를 향해 한목소리를 내야하고 선장은 불확실한 파도를 헤쳐 나가야 하는 사명을 가진 사람이다.

선장에게 그저 멈춰있으라 소리친다면 그 배의 다음 항로는 침몰만이 기다릴 뿐이다.

집안의 작은 화분하나가 가져다주는 행복비용, 도심에 작은 정원이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가져다주는 행복비용은 다르지 않다.

마음의 문을 열어야 비로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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