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채울 때가 아니라 비울 때

요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운동가인 이용수 할머니의 이전투구(泥田鬪狗)가 도를 넘는 것 같습니다. 윤미향 의원이 8년 전 이용수 할머니의 국회의원 출마를 만류했던 것이 오늘의 화를 자초한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회내 의원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윤미향의원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기자들 ⓒ뉴스프리존
국회내 의원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윤미향의원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기자들 ⓒ뉴스프리존

당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출마를 결심한 이용수 할머니에게 윤미향 당선인이 “위안부 문제 해결은 국회에 가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설득했었다는 것입니다. 당시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도저히 죽을 수 없다. 국회의원이 되면 일본 국왕으로부터 사죄와 배상을 반드시 받아오겠다.”며 출마를 고집했다는 것입니다.

그 출마를 만류했던 사람이 이번에 국회의원에 당선 한 것을 보고 사람인 이상 어찌 울화가 터지지 않겠는지요? 이 모든 것이 두 사람 다 욕심을 부린 탓이라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오만(傲慢)은 결국 30여년에 걸친 위안부 할머니들의 투쟁에 먹칠을 하고 말았습니다.

가난하지만 늘 행복한 이발사가 있었습니다. 푼돈을 받으며 매일 왕의 머리를 만지는 그에게 왕은 묻습니다. “자네의 얼굴은 항상 기쁨으로 빛나고 있네. 모든 것을 다가지고 있는 나도 갖기 힘든 그 행복의 비결은 무엇인가?” “저도 모릅니다. 그저 지금이 만족스러울 뿐입니다.”

왕은 이발사를 물러가게 하고는 현명하다고 알려진 한 재상을 불러 이발사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재상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습니다. “폐하, 저는 그 이발사가 아직 99의 노예가 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99의 노예? 그게 무엇인가?” “폐하, 99의 노예가 무엇인지 알고 싶으시다면 가죽주머니에 금화 99냥을 넣어서 이발사의 집 앞에 가져다 두십시오.”

왕은 신하를 시켜 이발사 집 앞에 금화 99냥을 몰래 가져다 놓게 합니다. 다음날 이발사는 초췌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예전처럼 콧노래를 부르거나 휘파람을 불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갑자기 금화 99냥이 생겨 너무 기뻤으나, 그 금화가 99냥인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는 더 열심히 일해서 금화 100냥을 채우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그가 벌어들이는 푼돈으로는 금화 1냥을 만들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고심한 이발사는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출근해서 미친 듯이 일에 몰두했습니다. 예전처럼 콧노래를 부르거나 휘파람을 불지도 않았습니다. 얼마나 일에 몰입했던지, 왕이 자신을 몰래 지켜보고 있다는 것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어제의 즐겁고 행복한 모습은 완전히 사라진 이발사를 보면서 왕은 크게 놀랐습니다. 금화가 생겼는데, 더 행복해지기는커녕 오히려 불행해지다니! 왕은 재상에게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폐하, 그 이발사는 이제 99의 노예가 됐습니다. 99의 노예란 가진 것이 아무리 많아도 만족하지 못하고, 부족한 1을 채워 100을 만들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일에 매달리는 사람을 말합니다.”

우리도 이발사와 똑같은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벌면, 조금만 더 큰 권력을 갖는다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행복은 1%의 부족한 것을 채우려는 욕심보다, 사소한 일상에서 만족하는 데에 있지 않을 까요?

이와는 반대의 예화(例話)가 있습니다. 옛날 한 왕국이 이웃 나라와의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왕은 전쟁에 참여한 장수들과 신하들을 크게 치하하며 상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전쟁에 참여했던 왕자가 왕을 찾아와 간청을 했습니다. “대왕마마! 이번 전쟁에 소자도 참전하여 공을 세웠으니 바라옵건대 제게 대장군의 직위를 내려 주시옵소서.”

왕은 순간 고민을 했습니다. 왕자가 전쟁에서 활약을 하기는 했지만 모든 군대를 이끄는 대장군의 직위를 받을 만큼 큰 공을 세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왕자의 요청을 단번에 거부하면 왕자에게 상처를 줄까 걱정을 하던 왕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과인은 논공행상(論功行賞)을 엄격하게 하는 바, 왕자에게 대장군이 직위를 내릴 수는 없다. 하지만 다른 신하들에게는 과인이 왕자에게 대장군의 직위를 내리려고 했는데 왕자가 그것을 거절했다고 말하겠다.” 왕자는 왕의 뜻을 잘 이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자신의 간절한 부탁을 거절한 아버지가 원망 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대장군의 직위를 거절한 왕자는 매우 공명정대하고 올바른 사람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며 왕자의 주변에 훌륭한 인재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야 왕의 의도를 알아챈 왕자는 아버지의 지혜에 감탄을 했습니다.

만약 이용수 할머니와 윤미향 의원이 행복에 이르는 길은 욕심을 채울 때가 아니라 비울 때 열리는 것을 알았다면, 오늘의 비극은 없지 않을 까요!

단기 4353년, 불기 2564년, 서기 2020년, 원기 105년 6월 3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