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선희 전 사무총장(어버이연합)

[뉴스프리존=김원기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지원을 받고 관제시위 등을 개최한 혐의를 받고 있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추선희 전 사무총장이검찰조사에서 후원금을 준 기업인이 민병주(구속)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이라고 진술했다. 어버이연합은 국정원의 의도대로 관제시위를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다.

22일 이들째 검찰에 소화된 추 전 총장은 오후 2시 5분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오후 6시 40분께까지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등을 수사하는 전담 수사팀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또 민간인 댓글부대와 관련해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을 지난 21일 낮 2시 피의자로 소환했었다. 이종명 전 차장은 19일 구속된 민병주 전 심리전 단장의 직속 상관이다 따라서 검찰은 이 전 차장이 외곽팀 운영 책임자인 민 전 단장에게 어떤 지시를 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추 전 총장은 조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어버이연합에 후원금을 지급한 기업가 ‘김 사장’이 민 전 단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 전 단장을 김 사장으로만 알고 있었다”며 “(민 전 단장의 사진을 보고)처음에는 긴가민가했다. 저 사람 본 사람인 것 같다 했다. (국정원 직원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중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취재진이 “민 전 단장이 당시 자신을 기업가라고 했나”라고 묻자 “예”라고 대답했다.

추 전 사무총장은 다만 민 전 단장에 대한 호칭을 조사 전과 다르게 이야기했다.

그는 조사실로 향하기 전 취재진에게 “시위 현장에서 ‘중소기업 전무’라고 자신을 소개한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며 “그 분에게 2010년부터 2012년까지 한 번에 100만~300만원씩 총 3000만원 정도를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자금을 지원받은 배경에 대해선 “기업 관계자가 어르신들 열심히 하신다면서 계좌로 후원금을 준 것”이라며 “잘못된 돈이면 세탁해서 전달하든지 할 텐데 은행계좌로 입금되니까 당연히 기업에서 도와주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과의 지시에 따라 시위를 계획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추 전 총장은 “우리 노인들은 꼴통들이라 지시를 안 받는다. 새벽부터 뉴스를 보면서 사무실 나가서 얘기하다가 움직이는 것”이라면서 “어버이연합 배후는 TV, 뉴스”라고 강조했다.

검찰수사는 이 전 차장을 거친 뒤 원세훈 전 원장은 물론 그 윗선인 당시 청와대 인사로 향할 전망이다.

한편 지난 18일 검찰에 나와 참고인 조사를 받은 배우 문성근(64)씨는 조사과정에서 어버이연합에 대한 국고지원 의혹이 사실이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검찰은 국정원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배우 문성근 씨와 김여진 씨의 가짜 합성 사진을 만들어 유포한 국정원 심리전단 전 팀장과 팀원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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