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출범했지만 미통당 내 중진들의 반대와 김종인 위원장의 오락가락 행보에 보수층마저 조롱하고 나섰다. 어제 이 말했다가 오늘 저 말로 바꾸는 김종인의 말 바꾸기에 언론들도 의아해 했다.

김종인은 비대위원장으로 오기 전에 “40대 중 경제를 잘 아는 사람이 대선 후보로 나서야 한다.”며 이른바 ‘40대 기수론’을 펼쳤다. 김종인이 마음속에 홍정욱을 두고 있지 않느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사진: 지난 4일 미래통합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사진: 지난 4일 미래통합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비대위원장으로 된 김종인은 “40대 경제인이 안 보인다며 50대도 좋다”고 말을 바꾸었다. 아마도 “황교안, 유승민, 홍준표, 안철수는 시효가 끝났다”고 한 발언의 파장을 줄여보자는 꼼수로 읽힌다.

김종인은 진보 당에서도 망설이는 ‘기본소득제’를 들고 나와 여론의 관심을 끌었다. 김종인은 ‘화두’를 던져 여론의 관심을 끄는 것에는 천재적 소질이 있다. 전에는 ‘경제민주화’를 들고나와 화제를 일으켰다.

그러나 정치인이 던지는 화두와 현실은 다르다. 김종인이 ‘보수 탈피’, ‘기본 소득제’를 들고 나오자 당장 미통당 내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장제원은 김종인에게 “보수가 싫었으면 오지 말았어야 한다.”며 직격탄을 날렸고, 조경태, 유승민, 김용태, 이준석 등도 보수의 가치는 지켜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김종인을 비판했다.

그러자 김종인은 반나절만에 또 말을 바꿔 “기본 소득제를 실시하려면 막대한 재정이 필요한데, 현재 세출입 구조로는 요원하다.”고 한 발 물러났다. 그렇다면 김종인은 기본소득제에 대한 대안도 없이 구호만 외쳤다는 말인가?

이와 같이 김종인이 그때마다 말을 바꾸자 보수층 내에서도 김종인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고, 당내 중진들을 중심으로 비토 세력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김종인은 심지어 “지난 총선 유세 때 이기기 힘들 것을 알았다.”고 했는데, 총선 때 “내가 선거를 여러 번 해서 잘 아는데 미통당이 과반을 차지할 것이다”란 말과는 정면 배치된다.

김종인은 평소 “난 추호도 그럴 생각이 없다.”란 말을 자주 해 별명이 ‘추호 선생’이 되었다. 그러나 김종인에게 ‘추호도’는 ‘반드시’란 말과 같다. 추호도 안 한다는 비대위원장을 전권을 주자 하겠다고 나선 꼴이 가관이었다.

주지하다시피 정치인은 말로 먹고 사는 사람이다. 하지만 김종인처럼 어제 한 말 다르고 오늘 한 말 다르면 정치불신만 심화되어 결과적으로 지신과 당을 어렵게 한다. 안철수가 그러다가 망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결국 김종인의 말은 호박인 미통당에 줄을 그어 수박으로 만들어 보려는 술수일 뿐, 대안 없는 메아리에 지나지 않는다. 구성원들은 하나도 변하지 않는데 혼자 떠들어본들 뭐가 달라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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