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요즘 TV-n에서 방영하는 주말연속극 <화양연화(花樣年華)>를 보시는지요? 오래간만에 보는 아주 수준 높은 드라마입니다. 그런데 <화양연화>의 뜻이 무엇일까요? 글자는 한문으로 ‘꽃 화(花)’ ‘모양 양(樣)’ ‘익을 연(年)’ ‘빛날 화(華)’ 자입니다.

이를 직역하면, ‘꽃의 모습이 무르익어서 빛이 나다.’ ‘용모가 절정에 이르러 아름답다.’ ‘인생이 절정에 이르러 화려하다.’라라고 해석합니다. 그러나 저는 「내 생애 최고의 날」이라고 해석해 보았습니다. 바로 우리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때를 가리키는 말인 것 같습니다. 늙은 나무에 더 좋은 열매가 맺힐 수 있고, 하루의 햇빛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때는 저녁노을이라 합니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노년(老年)을 걱정합니다. 건강하고 우아하게 늙고 싶은 것이 한결같은 바램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그리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늙어서도 끊임없는 수행을 통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무엇보다도 영혼의 문제를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 인간은 정신과 육신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 죽습니다. 이것이 생로병사의 이치이지요. 그런데 우리가 죽으면 몸뚱이는 ‘지수화풍(地水火風)’ 네 가지 원소로 흩어지고 맙니다.

그러나 우리의 영혼(靈魂)은 영원불멸하여 육도(六道 : 天上·人間·修羅·畜生·餓鬼·地獄)로 돌고 돌아 이 지은대로 세상에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영혼문제에 토가 떨어지지 않으면 늙고 죽는 데에 착심(着心)이 붙어 항상 불안하고, 추해 주며, 인생이 고달파지는 것이지요.

우리가 수행 없이 그냥 죽으면 그 고통이 사라질까요? 아닙니다. 착심이 많으면 이생에서의 삶이 고달픈 것과 같이 죽어서 이승을 떠날 때에도 마치 우리의 영혼에 무거운 돌을 매달아 놓은 것처럼 훨훨 날아 갈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내생에 새로 몸 받을 때에도 가려서 탁태(托胎)되지 못하고 아무한테나 탁태되어 새로운 인생도 역시 괴롭고 쓸쓸하며 고달파지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화양연화를 꽃피우려면 많게는 다음의 열일곱 가지를 실행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첫째, 어떠한 물건이라도 의(義)아닌 욕심을 내지 않는 것입니다.
둘째, 정당치 못한 부귀에는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 것입니다.
셋째, 정당한 연고 없이 남에게 의뢰하지 않는 것입니다.
넷째, 남의 은혜를 받았거든 반드시 보은할 생각을 가지는 것입니다.
다섯째, 남의 대우에는 반드시 겸양하고 요구하지 않는 것입니다.
여섯째, 남의 잘못을 찾는 마음으로 나의 잘못을 먼저 찾는 것입니다.
일곱째, 공사를 막론하고 손해를 끼쳤거든 보상을 강구하는 것입니다.
여덟째, 땅에 흘린 것이라도 남의 것을 사사로 취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홉째, 모든 말이나 행동을 거짓으로 꾸미지 않는 것입니다.
열번째, 혼자 호사스런 생활을 자랑하지 않는 것입니다.
열한째,  권리를 남용하여 사리를 도모하지 않는 것입니다.
열둘째, 무슨 일에나 함부로 참견하는 습관을 버리는 것입니다.
열셋째, 남을 헐뜯는 일을 삼가는 것입니다.
열 넷 째, 너그럽고 부드럽게 덕을 베푸는 것입니다.
열다섯째, 조금은 바보 같이, 무조건 베풀며, 내가먼저 행하는 것입니다.
열여섯째, 매사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정열적으로 뛰는 것입니다.
열일곱째, 근검생활을 하는 가운데 내가 먼저 지갑을 여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우리의 인생에 화양연화를 만드는 방법이 너무 많은가요? 이 17가지를 다 지키면 최고, 최상의 화양연화를 꽃피울 것입니다. 다 지키기 어려우면 이 중 몇 가지라도 지키는 것입니다. 지키면 지킨 만큼 우리의 인생은 멋지게 막을 내릴 수 있고, 내생도 마찬 가지로 아름다울 것입니다. 인생에 연장전은 없습니다. 하루하루가 처음이고 또 끝입니다. 오늘 우리가 최선을 다해야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지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종착역을 앞두고 육체보다 마음에 녹이 쓸지 않도록 마음을 갈고 닦는 것입니다. 정산(鼎山) 종사님은 “육신의 발자취는 땅에 남고, 마음이 발한 자취는 허공에 도장 찍히며, 사람의 일생 자취는 끼쳐 둔 공덕으로 세상에 남느니라.”하셨습니다.

우리 어렵더라도 화양연화를 꽃피우는 열일곱 가지를 실행하면 영단(靈丹)이 모입니다. 그리고 꾸준히 실천하면 실천한 만큼 심력(心力)이 쌓이어 우리의 화양연화가 크고 아름답게 크지 않을 런지요!

단기 4353년, 불기 2564년, 서기 2020년, 원기 105년 6월 8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키워드
#화양연화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