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총장이 공개적으로 주장하던 '법과 원칙'은?.. 검찰 수사 형평성에 문제있다"
"법 집행이 얼마나 편파적이고 편의적으로 이뤄지는 지를 세상에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

채널A 이동재 기자가 ‘윤석열 최측근’ 한동훈 검사장과 공모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비위로 엮으려 했던 내용을 MBC에 제보한 이른바 ‘제보자X’ 지모(55) 씨가 검찰 소환을 조건을 걸어 거부했다.

주로 여권인사들을 줄줄이 고발하면서 그 정체성에 의구심을 갖게하는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라는 단체가 지난달 4일 지 씨를 채널A 기자를 속여 취재를 방해했다며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면서 검찰이 그에게 출석하라고 했던 모양이다.

열린민주당 황희석 최고위원은 10일 페이스북에 "법세련이라는 유령단체의 고발을 이유로 검찰이 채널A 법조팀 기자들과 한동훈 검사장으로 보이는 현직 검사의 총선공작을 MBC에 제보한 제보자X에게 검찰청에 출석하라고 요청했다"라면서 "제보자X가 입장을 전달해 와 이자리에 밝힌다"라고 지 씨의 입장문을 게시했다.

입장문에서 지 씨는 '정체불명'의 시민단체 고발을 이유로 검찰이 소환을 한다면 자신보다 훨씬 먼저, 더 많이 고발당한 나경원 전 의원부터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전제를 내걸고 8가지 항목으로 조목조목 자신의 검찰 소환 거부 입장을 밝혔다.

사진: 법세련,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 고발=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 이종배 대표가 25일 오후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을 고발한다는 내용이 담긴 고발장을 접수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며 고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2020.5.25
사진: 법세련,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 고발=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 이종배 대표가 25일 오후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을 고발한다는 내용이 담긴 고발장을 접수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며 고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2020.5.25

지 씨는 "지난번, 민언련에서 '검언공작 사건'과 관련해서 민언련이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여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검찰이 요청하는 모든 자료와 추가 질의에 대해서도 성실하게 답변했다"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에는 존재 자체가 의심스러운 '법세련'이라는 단체가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 검찰은 변호인을 통해 저에게 출석을 요청하였다"라며 "하지만 이 출석 요청에는 거부하거나 '조건부 출석'을 하려고 한다"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그 존재가 의심스러운 '법세련'이라는 단체가 '제보자는 채널A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고발한 내용에 대해서는, 그 고발의 범죄 혐의가 인정되는지는 이미 제출한 자료를 가지고도 충분히 검찰에서 밝힐 수 있다고 생각된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제가 MBC에 채널A와 관련된 녹음파일을 제공한 이유는 '취재 윤리'의 문제가 아닌, 검찰과 언론이 당시 직면한 총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할 목적으로 벌이는 '검언-공작'으로 판단했던 것이지만, 최소한 채널A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만을 보더라도 '취재 윤리'를 위반했다고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그것이 어떻게 업무방해가 된다는 것인지 상식적으로도 이해할 수 없고, 굳이 피고발인 조사의 수사 방법이 아니라도, 검찰에서는 충분히 '각하'의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여진다"라고 강변했다.

지 씨는 "또한, 제가 고발당하기 이전에, 이미 오랜 기간 사회활동을 해 온, 존재가 명확한 민생경제연구소(안진걸 소장) 등 여러 시민단체가 2019년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충분한 자료를 가지고 고발한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서는 1년이 되어가는 지금 시점까지도 검찰은 단 한 차례의 피고발인 조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는 법언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항상 공개적으로 주장하던 '법과 원칙'의 측면과 함께, 범죄의 무게나 의도를 보더라도, 제가 나경원 전 의원보다 '피고발인 조사'를 먼저 받아야 할 하등의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심정을 피력했다.

이어 "따라서 더 크고 많은 범죄 혐의에 대해서, 존재가 명확한 시민단체의 수많은 고발에도 불구하고 '피고발인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나경원 전 의원의 '피고발인 조사'가 이루어진 이후에 저 역시 '피고발인 조사'에 응할 것"이라며 "아니 최소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불러서 피고발인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포토라인에 같이 설 용의도 있다"라고 밝혔다.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지 씨의 입장문 중 일부 캡쳐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지 씨의 입장문 중 일부 캡쳐

마지막으로 지 씨는 "그렇지 않다면, 출석 요구서를 형식에 맞게 받아보고, 체포영장이 발부되어서 강제 연행되는 한이 있더라도 그때까지 저는 '피고발인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또한 대한민국의 법 집행이 얼마나 편파적이고 편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세상에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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