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역대 대통령 점수 한번 매겨보자 (상)

일등만 살아남는 일등지상주의. 역대 대통령은 모든 국민을 한 줄로 세워 일등에서 수십만 등까지 등수를 매겨야 직성이 풀렸던 모양이다. 그래서 수학능력고사를 폐기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일까? 우리나라 교육정책은 모든 국민을 가장 힘들게 하는 모든 국민을 한 줄로 세우는 수학능력고사를 금과옥조로 생각하고 있다. 서구 유럽선진국에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이런 반교육적인 한 줄 세우기를 고수하겠다고 무려 3000여 가지 전형방법을 만들어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

사람을 보는 안목, 인간관이라는 게 100명이면 100명 하나같이 다르니 누가 더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는 제 눈에 안경이다. 특히 자기가 지지하는 대통령은 마치 배우자선택처럼 객관적으로 보려 하지 않는다. 특히 자기가 지지한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0사모’와 같은 단체를 만들어 뛰어다녔던 사람들은 퇴임 후에도 그를 잊지 못해 찾아다니는가 하면 그의 사후에도 잊지 못해 찾아다니며 추모하기도 한다. 좋은 사람을 못잊어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지도자를 잘 못 선택해 본인뿐만 아니라 수많은 국민들을 힘들게 한 대통령을 마냥 좋게만 볼 수 있을까?

군주제에서 공화제로 바뀐 후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까지 합하면 모두 12명이다. 초대 이승만대통령에서부터 현재 문재인대통령까지… 지금은 단임제지만 초대대통령 이승만은 1~3대 대통령으로서 1948년부터 60년까지, 박정희대통령은 5~9대 대통령으로서 1962년부터 1972년까지, 전두환 11~12대 대통령은 1980~1988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하였으니 대통령은 12명이지만 현재의 대통령인 문재인 대통령은 제 12대가 아닌 19대 대통령이다. 이승만은 3회, 박정희는 5회, 전두환은 2회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현행헌법인 제9차 개헌 헌법은 임기가 단임제 5년이지만 노태우대통령이 개헌하기 전 1948년부터 1987년까지는 대통령의 임기가 각각 다르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이 우스게 소리로 “나중에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라고 물어보면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하면 좋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통령은 그렇게 좋기만 한 그런 자리이기만 할까? 이승만은 4,19혁명으로 하와이로 쫓겨가 이국 땅에서 운명하고 박정희는 아내까지 자객에게 살해당했는가 하면 본인도 부하의 손에 총을 맞아 최후를 마치기도 했다. 제16대 노무현대통령은 임기가 끝나 재임 중의 친인척비리문제로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대통령도 있다.

국가원수, 정부수반 헌법수호자로서 그 화려한 이름과 엄청난 권한에도 불구하고 모든 국민들로부터 100% 지지를 받고 대통령이 되는 것이 아니다.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이명박 대통령은 역대 최저 투표율 63.0%, 48.7%라는 최저지지율로 당선됐는가 하면 제 9대 대통령 박정희는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간접선거로 99.8%라는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지지율로 대통령에 당선되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정말 주권자들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한 투표로 당선된 지도자였을까?

정상적인 국가라면 주권자들이 선출해 대통령직을 수행해야 맞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역사에는 주권자들의 지지를 받고 대통령이 된 사람도 있지만, 이승만처럼 대통령이 되려고 전쟁 중에 국회를 양원제로 바꾼 발췌개헌 그리고 대통령직 연임 제한을 초대 대통령에 한해 철폐한다는 사사오입(四捨五入) 개헌 등 두 차례나 헌법을 개정해 대통령이 된 사람도 있다. 권력에 눈이 어두운 박정희는 4,19혁명으로 세운 나라를 뒤집어엎고 스스로 5,16혁명이라고 뻔뻔하게 1962년 국가재건최고회의 발의·직선 대통령, 1969년 3선 개헌, 국회 발의, 1972년 유신 헌법, 대통령 발의·간선대통령·중임제한 폐지해 5대에서 9대까지 무려 18년 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전두환, 노태우처럼 국민을 학살하고 대통령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박근혜처럼 임기 중 국정을 농단하다 임기 중 탄핵으로 쫓겨난 대통령도 있다.

사회적 지위나 경제력이 곧 그 사람의 인품이 되는 가치관이 지배하는 나라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훌륭한 사람은 대통령이다. 그런데 역사를 되돌아 보면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철학이나 인격적 면까지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훌륭한 사람이었을까? 현재 임기가 끝나지 않은 문재인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아직 이르다고 보면 역대 11명의 대통령은 모두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는가? 퇴임 후에도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으며 그를 못 잊어 추모하고 있는가? 모든 선출직이 그렇지만 특히 대통령 한 사람을 잘못 뽑아 5천만 국민이 힘들고 고통스럽게 살게 하는 사람도 많다. 모든 국민이 만족하는 대통령은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역대 대통령 점수 한 번 매겨 볼까요? (하)

대한민국 1~3 이승만 F점, 4대 윤보선은 박정희의 쿠데타로 7개월 재임으로 평가 보류, 5~9대 박정희대통령 F. 10대 최규하대통령도 10개월 재임으로 제대로 된 평가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11~12대 전두환 F, 13대 노태우 F, 14대 김영삼 D0, 15대 김대중 B-, 16대 노무현 B0, 17대 이명박 D-, 18대 박근혜 F… 제가 평가한 역대 대통령 직무평가입니다. 전사모, 노사모분들 “너무 심한 거 아닌가”라고 하지 마십시오. 저는 교직에 재임 시절 점수를 그렇게 냉정하게 주는 사람이 아니었으니까요? 저로서는 최대한 후하게 평가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박근혜 두 전직대통령에게 F점을 준 이유는 그들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될 사람이라고 이미 역사가 평가를 마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A는 아니더라도 B0이 최고냐고요? 글쎄요. 그들의 공약 이행이나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 그것도 모든 국민들이 힘들고 고통스러워 하는 통일문제나 굴욕적인 대미관계 그리고 국가보안법문제, 입시교육문제, 사립학교문제와 같은 절실한 문제들을 하나같이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에게 B를 준 이유는 통일문제를 해결하려고 나름 노력한 점을 인정한 셈이고요.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과 대통령으로써 좋은 사람은 다릅니다. 노무현대통령… 그는 인간적으로 평가하라면 역대 대통령 중에 가장 좋은 분이지요. 직무수행에 있어서도 권위적 정치문화의 극복이나 지방 분권, 검찰의 개혁과 사법부 독립, 과거사 청산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신자유주의자로 친 기업적, 반 노동자적 경제정책을 추진하고 4대 개혁입법을 누더기법으로 만든 과오를 부정할 수 없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유신의 잔재와 김영삼의 실정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 점은 인정하지만 국민들이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교육문제는 이렇다 할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에서 B라는 점수도 지나치게 후한 평가라고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후하게 평가한 이유...>

제가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대통령의 점수를 후하게 준 이유는 그들이 잘해서라기보다 정말 훌륭한 대통령이 없어 상대적인 점수라는 것을 밝혀두고 싶습니다.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냉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많은 학자들 중에 그런 노력을 한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임기가 끝난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에 대한 업적평가를 하겠다는 의지도 체계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지식인들의 직무유기가 아닐까요? 경쟁, 효율, 성장이라는 성장지상주의를 금과옥조로 생각하는 학자님들은 왜 대통령의 평가에 그렇게 주저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 많은 학자들, 전문가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요?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은 현직까지 합해 모두 12명입니다. 유권자들에게 ‘내가 대통령이 되면 이러이러한 일을 하겠습니다…’ 이런 공약을 내걸고 공정한 선거과정을 거쳐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이라면… 당연히 퇴임 후 공약 이행평가를 하고 주권자들이 다음 선거를 하는데 참고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평가결과를 두고 여야가 차기 집권을 위해 토론하는 건강한 문화가 조성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판은 성숙한 민주주의로 가기 위한 노력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탄핵을 받아 쫓겨난 대통령의 정부에 국무총리를 지냈던 사람이 정권이 바뀐 정국에 야당대표가 되어 대통령을 꿈꾸는 나라가 정상적인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을까요?

<현직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아직 이르기는 하지만...>

아직 임기가 2년 정도 남아 있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이르지만 1700만 촛불국민들이 세운 대통령도 남북관계를 벼랑으로 내몰고 있는 것을 보면 많이 안타깝고 속이 상합니다. 왜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문제를 5주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을까요? 동족보다 미국의 허락을 받아야 북한과 대화를 하는 한미워킹그룹이라는 것은 무엇이며 왜 취임 3년이 지나도록 탈북단체가 악의적인 내용의 삐라를 보내고 있어도 그대로 방치하고 있었을까요? 임기 후에 그를 평가하겠지만, 베를린선언과 4,27선언으로 세계에 약속한 한반도평화며 국민에게 약속한 ‘나라를 나라답게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은 지킬 수 있을까요?

<우리도 호세 무히카 대통령 같은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을 보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우루과이의 호세 무히카 대통령이 생각납니다. 그는 2013년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현대사회는 가치에 반해서 움직이고 수단에 관계없이 단지 부자일 때 더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 의해 움직이는 것 같다”면서 “인류는 시장경제를 신으로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10년 취임한 그는 대통령궁을 노숙자 쉼터로 내주고 대신 수도 몬테비데오 근교의 아내 소유 농장에 거주하면서 직무를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재산 목록에 기재된 전 재산은 농기구 몇 개, 트랙터, 1987년산 폭스바겐 비틀 뿐이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우리는 왜 12명의 대통령 중에서 그런 대통령을 한 사람도 만나지 못할까요? 주권자인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기는 앞으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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