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수사자문단'의 정체.. 이연주 "문무일이 남긴 위대한 유산"
"문무일, 안태근 구속 기소에 충격 이후 '강원랜드 사건'에 전문수사자문단 처음 도입"

'검언유착' 사건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윤석열 독자 결정.. 내부에서도 이견
장인수 기자 "전문수사자문단은 윤석열 입김에 좌지우지될 수 밖에 없는 기구"

한동훈 수사 제동거는 대검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의 대척.. 윤석열의 뻔한 행보

최근에 대검찰청과 이성윤 지검장이 관할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한동훈 검사장을 소환하는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2일 중앙지검 검언유착 수사팀은 채널A 기자 3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보도로는 당시 수사팀은 영장을 집행한 뒤 대검찰청에 보고했고 보고를 받은 윤석열 검찰총장은 심하게 화를 낸 걸로 파악됐다. 윤 총장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마찰로 보이는 대목이다.

윤 총장은 지난 6월 4일 한동훈 검사장이 피의자가 될 즈음, 수사 지휘에서 손을 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뒤로 물러나고 대검 간부들이 수사 방향을 논의하는 것으로 지휘 절차를 바꿨다.

이를 두고 이 의혹을 최초 보도했던 MBC 보도국 장인수 기자는 2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검언유착 수사 지휘에서 손을 떼겠다는 윤석열 총장이 무책임하다고 했다. 그는 결국 윤 총장이 전문수사자문단으로 이 사건을 이임했는데 강원랜드에 이은 두 번째라고 했다.

장 기자는 "(윤 총장)이 수사팀에 힘을 실어주든지 아니면 자기가 책임지고 결정해서 자기가 욕을 먹든지 자기는 빠졌는데 자기 수하인 대검의 간부들이 제동을 걸고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난 몰라, 이런 거지 않습니까?"라며 "자기 밑에 사람들이 알아서 하도록 하고 둘이 알아서 싸우게 만들어놓고. 총장답지 않은 행동이죠"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관여 안 하는 척하는 거겠죠. 그런데 모든 게 보면 정말 어떻게 이렇게까지 봐주고 싶을까라는 식으로 노골적으로 봐주고 있어서요"라고 꼬집었다.

장 기자는 "대검은 채널A 이동재 기자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모양새로 이 사건을 법률 전문가들이 포함된 전문수사자문단에 회부하기로 했다"라며 "범죄 혐의를 받는 사람의 요구를 대검이 기다렸다는 듯이 수용한 거다. 실상 수사자문단은 윤 총장의 입김에 좌지우지될 수 밖에 없는 기구"라고 했다.

지금 돌아가는 모양새는 대검과 중앙지검 수사팀이 사사건건 부딪친다는 거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채널A 이동재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한동훈 검사장을 소환해 조사하겠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대검 형사부 검사들은 반대 의견을 냈다. 결국 이성윤 중앙지검 수사팀 입장에선 한동훈 검사장 소환 등 수사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검찰의 '자기 식구 감싸기'로 전문수사자문단을 악용하는 것을 규탄한다"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전문수사자문단 회부 결정은 이 안건을 논의한 대검 부장회의가 파행된 상황에서 윤석열 총장이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문단은 총장의 결정으로 소집이 가능하고 총장이 단원을 직접 위촉하지만 심의 과정은 모두 비공개라 ‘밀실 협의’가 가능한 구조다. 총장이 위촉하는 자문단 결정은 오히려 불신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도 지난 19일 대검 부장회의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출신 이연주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총장이 자신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과 이동재 기자의 검언유착 사건을 두고 돌연 전문수사자문단 구성을 한 데 대해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놓쳐버린 순간]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면서 과거 사례를 들었다.

이 변호사는 전문수사자문단이 2018년 서지현 검사의 미투로 안태근 성추행 사건의 수사가 시작되고 강원랜드 수사로 이어질 때 당시 검찰 수장이던 '문무일 검찰총장이 남긴 위대한 유산'이라며 이동재 기자를 내세웠지만 결국은 한동훈 검사장을 구하기 위한 비책으로 치부하며 당시 해당 기사를 첨부했다.

그는 "문무일 총장은 기자들에게 '사안(안태근 사건)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고, 진상 조사를 철저히 할 예정이다. 그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응분의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지만, 실은 검찰을 살포시 덮어놓은 포장이 벗겨져 치부가 드러날까 봐 불안했다"라고 했다.

이 변호사는 "2018년 서지현 검사의 미투로 안태근 사건의 수사가 개시되는데, 문무일 총장에게는 충격과 좌절을 안겨 준 두 사건이 있었다"라며 "하나는 조사단의 법무부 검찰국에 대한 압수수색이고, 다른 하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안태근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및 기소의결"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문 총장은 부결을 예상했으나, 안태근만이 문제가 아니라 검찰의 조직문화가 문제라는 인식과 검찰인사의 난맥상이 연유되어 안태근의 구속영장 청구 및 기소로 의결되자 문 총장은 충격에 사로잡혔다"라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검찰 내에 안태근의 수많은 동조자가 있는데, 노골적인 동조자와 가면을 쓴 동조자가 있다"라며 "노골적인 동조자로는 임은정 검사를 불러 어깨를 치면서 '내가 자네를 이러면 격려지 추행인가?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셔?'라고 질책한 최교일이 있다"라고 했다. 최교일은 미래통합당 전 의원으로 뉴욕 스트립바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 변호사는 검찰인사의 난맥상을 들어 검찰의 부조리도 들춰냈다. 그는 "검사들은 인사를 앞두고 희망하는 임지를 1순위부터 4순위까지 신청한다"라며 "복무평정이 좋은 검사들도 4순위까지의 희망하는 임지에 배치받지 못한 반면에 음주운전, 변호사소개 등으로 징계를 받은 검사들도 4순위까지의 희망지 안에서 배치돼. 심지어는 복무평정이 낮은 검사들도 법무부, 대검, 서울중앙지검에 배치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잘 나가는 데도 이유가 없고, 잘 못 나가는 데도 이유가 없는 거"라며 "그런데 안미현 검사의 수사외압 폭로로 촉발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는 대검의 수사방해가 먹힌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검 간부의 안 검사에 대한 수사외압을 수사하던 수사단 검사들이 해당 수사와 관련해서 문 총장으로부터 수사외압을 받았다고 토로하는 우스운 일이 일어난 거"라며 "우선 성추행사건 조사단과는 달리 강원랜드 수사단은 대검 반부패부에 대한 압수수색에 실패하고 만다"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검사들이 조직의 적이 되기 두려웠던 터라 강제수사를 강행하지 못한 거"라며 "그래서 검사들조차 압수수색의 문턱이 제일 높은 것이 대검이라고, 그 다음에 법무부, 청와대의 순이라고 말하게 되었다"라고 했다.

또 이 변호사는 "문 총장은 애초에는 수사 지휘도 하지 않고 수사 상황도 보고받지 않았다고 약속했지만, 돌아가는 꼴이 수상쩍으니 '전문수사자문단'이라는 것을 급조한다"라며 "수사단은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회부를 요청했지만, 안태근 사건에서 해당 위원회에 된통 데인 문무일 총장은 허락하지 않았고 수사단은 굴복하고 만다"라고 했다.

이어 "(강원랜드 사건)은 전문수사자문단의 7명 중에 다섯 명이 문무일 총장이 추천한 사람으로 위촉되었는데, 우리의 예감은 틀릴 리가 없는 것이지"라고 짚었다.

아울러 "문 전 총장이 애초 수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겠다며 만든 검찰심의위원회를 제쳐놓고 결론을 유도할 수 있는 전문수사자문단을 급조했는데,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이 아무런 지시를 하지 않는 사이에 그 틈이 매워진 거"라며 "검찰청법에 의하면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 검찰총장을 지휘·감독할 수 있는데도 말이야"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그 순간을 놓치자 이동재 기자가 의지할 수 있는 전 검찰총장의 꺼림칙한 유산이 남게 된 거야."라고 했다.

'안태근 구하기'에 실패한 문무일 검찰총장이 '강원랜드 사건'에서는 자신의 입김이 강한 전문수사자문단을 급조하는데도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의 수장으로 막아내지 못했다는 완곡한 '돌려 까기'다.

이 변호사의 마지막 발언은 법무부 장관이 외청인 대검찰청의 검찰총장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고 결국  전문수사자문단이 생기면서 오늘날 검언유착의 당사자로 지목된 이동재 채널A 기자의 구명줄 구실과 한동훈 구하기로 낙착됐다는 취지다. 더 깊은 함의에는 현직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염려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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