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y do nothing without our approval”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지난 2018년 10월 10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5·24 대북 제재 해제’ 검토 발언에 대해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대한민국이 얼마나 만만하게 보였으면 이런 모욕적인 발언을 내뱉었을까? 더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모욕적인 발언을 한 트럼프에게 사과 한마디도 받아내지 못하는 우리는 주권국가인지 의심스럽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이런 치욕적인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45년 9월 8일 일본의 무조건 항복으로 38선 이남에 진주한 맥아더 사령관은 포고령에서 ‘조선 인민에게 고함’이라는 포고문을 통해 “나의 지휘 하에 있는 승리에 빛나는 군대는 금일 북위 38도 이남의 조선 영토를 점령한다”(태평양방면 미군 육군부대 총사령부 포고 제1호)는 등 6개 점령조항을 하달. 한국을 미국의 점령지로 규정했다.

<한국인들은 레밍(들쥐)과 같다>

정부수립 후에도 1980년 5.18 광주학살을 자행한 신군부의 군대 파병을 승인했던 한미연합사령관 존 위컴은 1980년 8월 AP통신 인터뷰에서 전두환 신군부에 대해 “미국은 새 정부를 지지할 것”이라면서 “한국인들은 레밍(들쥐)과 같다. 그들은 언제나 지도자가 누구든 줄을 서서 그를 따른다”, “한국인에게 민주주의는 적합한 체제가 아니다”고 언급했다. 레밍은 우두머리 쥐를 따라 맹목적으로 달리는 습성을 지니고 있는 ‘집단 자살 나그네쥐’라고도 불리는 설치류다.

우리가 미국에 이렇게 무시당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임시정부 시절에도 ‘국제연맹이 한국을 위임통치해 달라’는 독립청원서를 미국 윌슨 대통령에게 보냈으며 한국전쟁 당시 맥아더 사령관에게 편지 한 통으로 한국군 지휘권을 넘기고 1953년 10월 1일에는 을사늑약과 맞먹는 굴욕적이고 불평등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역대 정권이 대미의존적인 자세를 보면 미국이 왜 자기네 허락 없이 아무 일도 못하고 ‘한국인들은 레밍(들쥐)과 같다’고 표현했는지 짐작이 간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의 격렬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강행했으며 한미 FTA를 날치기 통과시켰고, 미국산 무기를 대량 수입했으며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전시작전권 환수 기간도 연기해 버렸다. 박근혜정부의 지소미아협정 체결 그리고 문재인정부의 한미워킹 그룹… 이러한 정책들은 주권국가간의 대등한 외교관계인가?

일본 마지박총독 아베노부유키가 ‘조선민이 제 정신을 차리고 찬란하고 위대했던 옛 조선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이라는 세월이 훨씬 더 걸릴 것’이라고 한 망언이나 트럼프나 존 위컴의 망언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박근혜의 지소미아, 문재인의 한미워킹그룹이 저들이 보기에 얼마나 하잖게 보였으며 이런 망언을 쏟아붓겠는가? 세계 6위의 군사강국이 세계 25위 북한이 두려워 세계 최강의 미군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고 전시군사작전권을 미국에 맡긴 것도 모자라 사드까지 배치하고 한미워킹그룹으로 북한을 견제해야 안심이 되는가?

<박근혜의 지소미아협정과 문재인의 한미워킹그룹>

“맹물먹고 속이 얹힌 소리 같은 철면피하고 뻔뻔스러운 내용만 구구절절하게 늘어놓았다” “자기변명과 책임회피” “변명과 술수로만 일관” “연설을 듣자니 저도 모르게 속이 메슥메슥해지는 것을 느꼈다” “볼수록 의아함을 일으키는 사람”… 우리가 대미의존적인 추태가 북한에게 얼마나 유치하게 보였으면… 말과 실천이 얼마나 달랐으면 이런 욕을 듣게 되었겠는가?

북한에도 중국군이 주둔해 천문학적인 방위비를 지불하고 있을까?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는 것은 한국의 방위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미국의 이익과도 직결되어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한반도정세가 불안할수록 이익을 보는 나라는 일본과 미국이다. 최근 10년간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기수출액 규모는 67억3천100만 달러(7조6천여억원)에 달한다. 2019년 1조389억원. 지난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1조389억원이나 지불하면서 미국대통령으로부터 한국은 ‘미국을 벗겨 먹고 있다 (rip us off) 70조 원 정도는 내야 한다’고 협박하는 나라가 우방국인가? 미국에 당당하게 큰소리치는 북한과 너무 대조적이지 않은가? 우리는 언제까지 일본과 미국에 굴욕을 당하면서 살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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