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산울림 고전극장

"돼지떼"의 김소정 배우 /ⓒAejin Kwoun
"돼지떼"의 김소정 배우 /ⓒAejin Kwoun

[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조르주 상드의 동화 '말하는 떡갈 나무'가 끝난 이우희 이야기, 즉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세상의 편견에 맞서 싸워 가며 진정한 의미의 성장을 이루는 과정을 그린 연극 "돼지떼"가 '2020 산울림고전극장'의 2번째 작품으로 관객들의 다양한 공감을 끌어내며 막을 내렸다.

극 중에서 소피는 "돈을 벌어야 한다",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반복해서 이야기한다. 이는 프랑스에서 글을 써서 돈을 번 최초의 여성작가 조르주 상드의 이야기이기도, 극 중 온갖 편견과 시련 속에서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아멜리의 이야기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코로나 이후 더욱 불안정해진 공연계의 현실 속에서 불투명한 미래를 안고 가는 연출과 배우들의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하였다.

배우로서 어떻게 연극하는 삶을 지속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매 순간 하게 됩니다. 그 고민에 대한 답은 언제나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가려져 있기만 합니다. 이런 저를 문득 문득 지탱해 주는 것은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하고 있는 '돈을 버는 일'들입니다. 연극배우라는 직업의 특성 상 매번 공연이 있지는 않은데, 그 때마다 저라는 사람의 일상을 유지시켜 주는 건 바로 생계를 위한 '노동'입니다. 단지 배우 일을 하기 위한 '도구'로만 그 일에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나'라는 사람의 또 다른 가치를 찾아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저와 제 일상이 탄탄해지고 이를 기반으로 다시 공연을 만들 수 있게끔 순환됩니다. 물론 몸은 매우 고됩니다. 그러나 실제 노동에서 오는 물리적 감각이, 타고난 천성으로 게을러질 수도 있는 저를 계속해서 깨어 있게 만듭니다. '연기를 하는 나'와 '노동을 하는 나'. 이 두 자아가, 한 쪽이 무너지고허물어지는 순간마다 다른 쪽이 지탱해주고 그렇게 계속해서 단단히 버텨나가는 중입니다.

'얄라리얄라'로서는, 지금의 시대에 자립적으로 공연을 올리고 연극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팬덤'이라고 생각합니다. '얄라리얄라'라는 집단을 지지하고 응원하고 좋아하는 '팬덤'이 형성됐을 때, 우리의 색깔을 더 뚜렷하게 만들고, 관객들과 소통하게 만들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러한 방식이 제도적 지원, 즉 지원금에 기대지 않고 더 많은 이들이 얄라리얄라와 연극에 관심을 가지게끔 함으로써 결국엔 관객층이 더 확장되도록 하는 가교 역할도 하리라 생각합니다. '얄라리얄라'의 색깔을 좋아하고 지지하는 이들의 존재, 그것이 우리의 동력으로써 앞으로 나아갈 수있게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힘든 시간이지만 단단히 버텨나가고 있는 김소정 배우와 '얄라리얄라'를 지지하고 응원해 주며 든든한 지원군이 될 '팬덤' 소식이 들려올 날은 그리 멀지 않은 듯 하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