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거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명예훼손 논란에 대해 이용수 할머니를 비롯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및 강제징용 피해자와 그 유족 9명이 7일 오전 양태정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하여 <반일 종족주의>시리즈 집필진인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들과 일본 우익잡지 <하나다> 8월호에 친일 기고문을 게재하기로 알려진 류석춘 연세대 교수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제출했다.

사진: '반일종족주의' 집필진·류석춘, 송영길 의원 등 명예훼손 고소: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 저자인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왼쪽)와 류석춘 연세대 교수가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등 명예훼손 고소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7.7
사진: '반일종족주의' 집필진·류석춘, 송영길 의원 등 명예훼손 고소: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 저자인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왼쪽)와 류석춘 연세대 교수가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등 명예훼손 고소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7.7

피해자 할머니들은 류 교수는 "국민 정서에 반하니까 법정에 세우자는 식으로 문제를 제기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당사자인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이미 돌아가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 및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이다.

또한, 피해자 할머니들은 이승만학당 교장인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와 주익종 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실장, 이우연 등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들은 지난 해 7월 일본군 위안부는 공창제도의 형태였고, 강제징용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역사왜곡에 근거한 것이며,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는 등의 주장을 담은 <반일 종족주의>를 한국과 일본에서 출간했다. 이 책은 양국 모두에서 동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장기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 5월 16일 <반일 종족주의>에 대한 학계의 비판을 재반박하며 기존의 주장을 한층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후속편인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을 새롭게 출간하여 한일 양국의 학자들로부터 다시 한 번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앞서 류 교수는 ‘위안부 막말 파문’을 일으켜 연세대로부터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은 바 있는 류 교수는 최근 일본 우익잡지 <하나다> 8월호에, 징용 간 사람들 대부분은 돈 벌러 자원해 간 것이고, 한국의 젊은 여자들이 위안부로 나서게 된 것은 민간의 매춘업자에게 취업 사기를 당해서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일본의 토지조사사업은 기존의 소유권을 근대적인 방법으로 재확인하여 세금을 정확히 징수하기 위한 기초 작업이고, 한국 쌀을 일본이 빼앗아 간 것이 아니라 돈을 주고 사 갔을 뿐이라는 내용의 기고를 하여 큰 반발을 샀다.

이번 고소 사건과 관련하여 대리를 맡은 굿로이어스 공익제보센터의 양태정 변호사는 “지난 해 출간된 이영훈 교수 등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들의 <반일 종족주의>와 최근 출간된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의 내용은 수많은 사료와 당시 생존자들의 생생한 증언에 부합하지 않는 허위”라고 강조했다.  “그들의 저술 내용은 우리의 민족적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혔을 뿐만 아니라 아직 생존해 계신 강제징용 및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그 유가족들의 명예를 크게 훼손하고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었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그런가하면,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1990년대 펴낸 증언집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 위안부들'과 2016년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펴낸 책 '25년간의 수요일'을 비교해보면, 이용수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가 되는 과정에서 너무 어이가 없는 차이가 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류석춘 교수에 대해서도 “일본 극우 잡지에 보낸 기고문 내용도 문제이지만, <하나다>가 류 교수 기고문을 인터넷에 한국어로도 소개하면서 ‘한국사회의 이상한 실태를 한국 사람들도 읽으면 좋겠다’고 홍보하는 등 일본 내 혐한기류를 부채질하는데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발간된 증언집에 따르면, '빨간 원피스와 가죽구두에 선뜻 따라갔다'고 돼 있지만, 이후 나온 윤 의원의 책에서는 '밤에 자다가 강제로 일본 군인들에게 끌려갔다'고 기록돼 있어 사실관계가 상충된다는 주장이다. 류 교수는 "이런 기록과 연구 결과가 있는데, 국민 정서에 반하니까 법정에 세우자는 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며 "후진국도 이런 후진국이 없다. 북한입니까? 여기가"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달 2일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 등 11명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국회의원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일종족주의와의 투쟁' 집필진과 류석춘 교수가 역사를 왜곡해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영훈 전 교수가 교장을 맡은 이승만학당 측은 "책에 쓰거나 발언한 바 없는 허위 사실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송 의원과 기자회견문을 작성한 양태정 변호사를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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