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 "수사에 응하지 않고 언플만 하는 한동훈 당장 체포영장 발부해 강제수사 해야"

한동훈 "일개 장관이 포샵질" 녹취록서 추미애 원색 비난
김용민 "일개 검사가 장난질.. 검사들의 인식이 얼마나 오만한지"
조풍연 " 검찰이 국민에게 어떤 식으로 비치는지 생각하고 행동하기 바란다."

[= 정현숙 기자] 검언공모 의혹의 당사자들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의 녹취록 전문이 공개됐다. 언론에 보도된 공모 의혹을 피하고자 공개한 것이지만, 오히려 자기덫에 걸린 꼴로 공모 정황이 더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전반적이다.

사진: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으로 구속된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의 변호인이 최근 공개한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과의 대화 녹취록이 편집됐다는 의혹 제기에 "녹음파일을 공개하겠다"며 반박했다.
사진: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으로 구속된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의 변호인이 최근 공개한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과의 대화 녹취록이 편집됐다는 의혹 제기에 "녹음파일을 공개하겠다"며 반박했다.

21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변호인인 주진우 변호사가 협박 공모와 무관하다며 녹취록 전문을 공개했다. 공모 혐의를 피하고자 공개한 것이지만, 녹취록에는 상급기관의 수장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한 한동훈 검사의 노골적인 비난이 들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동훈 검사와 이동재 전 기자의 2월 만남 대화 녹취록 전문에 따르면 한 검사는 추 장관의 '수사-기소 분리' 방안에 대해 “공부 좀 하라고 해라. 매번 틀리고 지금까지 맞는 말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공소장 비공개 결정에 대해서도 “일개 장관이 헌법상 국민의 알 권리를 포샵질하고 있다”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한다.

한 검사는 "국민의 알 권리가 나중에 알아도 될 권리냐, 로또도 나중에 알고 먼저 아는 게 차이가 크다. 알 권리의 핵심은 '언제 아느냐'"라며 "국민은 나중에 알아도 된다는 뜻은, 우리만 먼저 알겠다는 뜻"이라며 "딱 하나다. '무조건 수사를 막겠다' '권력 수사를 막겠다' 그런 일념밖에 없어서 그렇다"라고 했다.

지난 1월 검찰 인사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한 검사는 당시 법무부·검찰 내 친여 성향 관계자 이름을 언급하며 "갑자기 추 장관이 들어오자마자 어떻게 콕콕 집어서 내나. (배후는) 당연히 저쪽"이라면서 추 장관을 '꼭두각시'에 비유했다. 그는 "자기는 그냥 신문에 얼굴만 나오면 되는 것"이라며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말을 해버린다"라고 지적했다.

전날 MBC가 검언공모의 근거로 보도한 한 검사의 발언 '그런 거는 해볼 만하다' '그러다 하나 걸리면 된다' 등의 발언을 한 것을 덕담이라며 주진우 변호사는 내빼고 있다. 하지만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 전 기자 측이 공개한 전문에는 공모 정황을 밝혀줄 부분이 상당 부분 누락됐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 4월 처음 이문제가 공개된 당시 ‘유시민 이사장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도 없고 녹취도 존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던 한동훈 검사의 주장과 달리 공개된 녹취에는 유 이사장이 직접 거론되고 유 이사장과 신라젠 사건으로 수감 중인 이철 전 VIK대표와의 관련성에 대한 논의도 이어져 한 검사가 거짓말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검사의 추미애 장관 발언과 관련해 검사들의 인식이 얼마나 오만한지 녹취록에서 드러났다면서 '검찰 조사도 받지 않고 수사를 방해하며 언론 플레이만 하고 있다' 또 '여론을 조성해 마지막으로 수사심의 위원회에 기대려는 속셈'이라는 날선 비판들이 쏟아져 나왔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한 검사가 녹취록에서 추미애 장관을 비난하는 내용을 다룬 기사를 링크하고 "검사들의 인식이 얼마나 오만한지 잘 드러나는 녹취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민주주주의 국가에서 누구든 자유롭게 비판할 수는 있지만 근저에 가진 검사들의 오만함이 그대로 묻어 있어 불편하다"라며 "한동훈 검사장에게 그대로 되돌려 주고 싶다. '일개 검사가 알권리에 장난질'하면 크게 다칠 수 있다"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김미경 '최운산장군기념사업회' 이사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잡범보다 못한 한동훈은 창피한줄 알아라>라는 제목으로 5가지 이유를 대며 조목조목 직격했다. 그는 첫째 지난 3월 31일 MBC '검언유착' 첫 보도가 나간 직후 "한동훈은 자신은 전혀 관계없다, 녹취록도 없다고 공식입장 밝힘"이라고 했다.

이어 두 번째로 "한동훈은 자기 이름조차 거명 못하게 하며 법적조치 운운"했고 세 번째로 "이동재의 구속과 녹취록 공개로 한동훈의 말은 새빨간 거짓말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라고 했다. 4번째로는 "한동훈은 검찰 조사도 받지 않고, 압수당한 휴대폰 비밀번호도 알려주지 않고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이유로 "한동훈은 아직도 검찰수사에 응하지 않고 언론플레이만 하고 있고 이는 여론을 조성해 마지막으로 수사심의 위원회에 기대려는 속셈"이라면서 "검찰은 당장 체포영장 발부해 한동훈을 강제수사해야 한다"라고 했다.

더불어 "윤석열이 잠을 못자서 눈이 충혈되고 체중이 5Kg정도 빠졌다는데...자기 최측근 한동훈을 걱정해서일까? 아니면 자기 자신과 가족(장모와 아내) 걱정 때문일까?"라고 꼬집었다. 최근 조선과 중앙이 윤석열 총장이 체중이 빠졌다는 일련의 기사를 실은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여겨진다.

한편 정부·여당 쪽에 매우 비판적인 보수언론인 조풍연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마저도 이날 '금융소비자뉴스' 칼럼에서 [한동훈의 추미애 '저격', 검사장이 할 소리는 아니다] 제하로 한동훈 검사의 발언을 막말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그는 "듣지 않는 데서는 나랏님도 욕한다고 한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라며 "그러나 그 욕도 때와 장소를 가릴 필요는 있다. 한동훈 검사장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추미애 법무 장관을 비난한 것은 적절치 않다. 21일 한 검사장과 이미 구속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녹취록 전문이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여기서 한 검사장은 추 장관을 저격했다"라고 했다.

그는 "검사장으로서 말의 품격은 있어야 한다"라며 "나도 한 검사장을 모른다. 그래서 검찰 쪽을 잘 아는 사람에게 물었다. '한동훈은 어떤 사람입니까' 돌아온 대답은 무척 실망스러웠다. 너무 설쳐댔다는 것.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지검장을 할 때 그는 3차장을 했다. 사법농단 사건도 윤석열-한동훈 라인의 작품이라고 했다. 검사도 겸손해야 한다.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했다"라고 지적하면서 한동훈 검사가 추 장관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풍연 전 논설위원은 녹취록에서 한 검사가 '일개 장관이 포샵질'보다도 더 심한 말도 했다며 한 검사의 발언을 짚었다. 그는 "내 귀를 의심할 정도다. 기자(이동재)가 맞장구를 친다고 나가도 막 나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라며 다음과 같은 녹취록 내용을 전하며 한탄했다.

“이럴 때 잘하라고 검사들이 신분 보장받는 거예요. 징징거리지 말라 그래” “맨날 뒤에다가 검사들한테 ‘어쩔 수 없다’…. 어쩔 수 없긴 △△△△(욕설)들 뭐가 어쩔 수 없어. 신분 보장받고 있어서 평생 영감 소리 받고 사는 거 아니에요?” “ 나쁜 놈을 잡아야지. 그렇게 하라고 월급 받는거 아니야”- 한동훈, 이동재 녹취록 대화

조 전 논설위원은 "만약 한동훈도 윤석열을 믿고 이처럼 나댄다면 안될 일"이라며 "장관도, 총장도, 검사장도 국민을 위해 있는 자리다. 한없이 겸손해야 한다. 대한민국서 검찰 권력은 정치 권력보다도 앞선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검찰공화국이라는 얘기도 듣는다. 검찰에 대한 국민의 인식도 좋지 않다. 검찰에 한 번이라도 조사를 받으러 갔다 온 사람에게 물어보라. “검찰이 친절하더냐”라고 직격했다.

아울러 "한동훈뿐만이 아니다. 검찰이 국민에게 어떤 식으로 비치는지 생각하고 행동하기 바란다"라며 "검찰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그것은 검찰권의 엄정한 행사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면 안 된다는 뜻"이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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