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누구 편인지 입을 열라 강요하는 것에 응할 의사도 의무도 없었다"

"악의적 기사엔 손해배상 등 대응 예정"
“평소 여성 인권에 그 어떤 관심도 없던 이들 강요에 응할 의사 없다”

“여성인권에 관심도 없던 이들의 뻔한 정치적 의도를 가진 강요에 응할 의사 없다”는 서지현 검사의 신념을 무한 응원합니다. 서슬퍼런 검찰 권력자를 상대로 성추행을 폭로한 ‘미투’ 운동의 중심에 섰던 여성입니다. 명백한 가해를 자행한 자를 향해 정치적 여성단체는 형체없는 그림자였을 뿐입니다. -서권천 변호사-

"침묵해도 2차 가해라는 충격적인 소리 들으면서도 도무지 판단할 수가 없어서 지켜만 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판단할 거리가 있어야 판단을 하죠. 뭐 하나 사실로 확인된 게 없는데 어떻게 한쪽 이야기만 듣고 판단하라는 건지요. 보통 사람도 이렇게 기가 막히고 힘든데 미투의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 받는 서지현 검사 이 상황에서 시달리니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무슨 사상 검증하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왜 이러나요? 그냥 좀 가만 두면 안 됩니까? 사실 관계 드러나면 판단하지 말라고 해도 판단할 겁니다. 정말 인간들에게 환멸을 느낍니다." -nanami-

사진: 미투 폭로 당시 서지현 검사의 법률대리인이었던 김재련 변호사는 2018년 2월 인권위에 안 전 국장의 성추행과 2차 가해를 조사해달라며 진정을 냈다.
사진: 미투 폭로 당시 서지현 검사의 법률대리인이었던 김재련 변호사는 2018년 2월 인권위에 안 전 국장의 성추행과 2차 가해를 조사해달라며 진정을 냈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 등 여성단체 회원들이 지난 28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관련 인권위 직권조사 촉구 요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2020.7.28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 등 여성단체 회원들이 지난 28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관련 인권위 직권조사 촉구 요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2020.7.28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며 언론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서지현 검사와 관련해 29일 트윗에 올라온 서권천 변호사의 글과 이날 서 검사 관련 기사에 올라온 한 네티즌의 답글이다.

이들의 글에서 서지현 검사가 최근 고소인 측 입장을 강요당했던 참담한 심정을 조금이나마 유추해 볼 수 있다. 서 검사는 2018년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고 폭로하며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 됐다.

하지만 대다수 언론들이 박 전 시장의 극단적인 선택 직후부터 서지현 검사의 침묵을 정파적 논리로 비판의 잣대를 들이대는 모습을 보이면서 서 검사는 지난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닫아버렸다. 다음은 서 검사 관련해 기사를 낸 일부 언론의 기사 제목이다.

14일 '한국경제' [靑·여가부·서지현…내편 미투에 모두 침묵]

13일 '조선일보' [‘성범죄 엄벌’ 추미애와 ‘미투 촉발’ 서지현, 박원순엔 침묵]

11일 '국민일보' [“서지현 검사는 왜 박원순 고소자에 침묵하나]

약 보름간 침묵하던 서 검사는 지난 27일 페이스북을 다시 열고 "많이 회복됐다고 생각했던 제 상태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돼 당황스러운 시간이었다"라며 "쏟아지는 취재 요구와 말 같지 않은 음해에 세상은 여전히 지옥임을 실감하는 시간이었다"라고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는 수퍼히어로도 투사도 아니고 정치인, 권력자도 아니다. 할 수 있는 능력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며 “사실관계가 확인되기 전에 공무원이자 검사인 저에게 평소 여성 인권에 그 어떤 관심도 없던 이들이 뻔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누구 편인지 입을 열라 강요하는 것에 응할 의사도 의무도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 인권과 피해자 보호를 이야기하면서 이미 입을 연 피해자는 죽을 때까지 괴롭혀주겠다는 의지를 확연히 보여주는 이들의 조롱과 욕설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라고 되물었다.

다음날인 28일에는 자신과 관련해 “무슨말을 하던지 어떻게든 트집을 잡고 정치적으로 몰아간다”라고 다시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투운동 선구자 맞나요..서지현 검사 ‘내로남불’ 비판받는 이유”]라는 제목의 '머니투데이' 기사를 공유하면서 “역시나 예상대로”라며 “무슨 말을 하든지 어떻게든 트집을 잡고 정치적으로 몰아가든지 공무원법을 위반시킬 의도”라고 지적했다.

서 검사는 법적 대응도 시사했다. 그는 “확인되지 않은 댓글로 기사를 빙자한 악의적 제목 다는 것만으로도 명예훼손 또는 모욕이 되겠죠?"라며 "민사손해배상이나 정정보도청구가 나으려나요. 수 회 설명을 했음에도 이해 못하는 척 일방적·모욕적·악의적으로 쓰는 기사에는 정당한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각오를 단단히 했다.

머니투데이는 28일 [“미투운동 선구자 맞나요”…서지현 검사 '내로남불' 비판받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냈다가 29일 오전에는 [SNS 복귀한 서지현 검사...누리꾼 "내로남불" vs "응원한다"]로 제목을 바꿨다. 서 검사가 '민사손해배상이나 정정보도청구'를 언급하면서 매체가 오전에 급히 제목 수정을 했다.

28일 머니투데이 기사
28일 머니투데이 기사
서지현 검사 페이스북
서지현 검사 페이스북

서 검사는 “‘내로남불’이 ‘내가 아는 사건은 이야기하고, 모르는 사건은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정치적’이라는 것이 ‘공무원이 국가공무원법을 준수하며 정치인 사건의 언급을 삼가는 것’으로, ‘미투’가 ‘모든 성폭력 사건에 무조건 의견을 내는 것’으로 한국어 뜻이 바뀌었나요. 혹시”라고 했다.

더불어 “언제나 그렇지만 언론사와 기자들은 분명 기본적 법적 상식이나 문해력은 갖추었을 것임에도 글의 중요 부분은 빼고 기사화하거나, 글을 전혀 다르게 왜곡하거나, 법을 무시한 채 여전히 논란거리를 만들어내려는 모습을 보니 기삿거리가 없어 저러나 딱하면서도 참 탄식이 절로 나온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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