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의 양자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제시한 기초과학연구원(IBS) 강상관계 물질 연구단 등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Nature, IF 42.778)에 8월 6일 게재됐다./ⓒ네이처·IBS
고체의 양자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제시한 기초과학연구원(IBS) 강상관계 물질 연구단 등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Nature, IF 42.778)에 8월 6일 게재됐다./ⓒ네이처·IBS

[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강상관계 물질 연구단 양범정 교수(서울대 물리천문학부)팀이 김규 원자력연 책임연구원 등과 함께 측정이 불가능했던 고체의 양자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고 6일 밝혔다.

양자거리란 두 개의 양자 상태 사이의 양자 역학적인 거리를 정의하는 양으로 두 양자 상태가 서로 비슷할수록 거리는 가까워지고 두 상태가 서로 다를수록 거리가 멀어지는 특성이 있다.

이 양자거리는 양자 정보 분야에서 중요한 개념들 중 하나인 신뢰도(fidelity)라는 양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이 신뢰도는 두 개의 양자 상태가 얼마나 닮았는지를 측정하는 양으로 양자 통신 과정에서 정보의 손실이 얼마나 있었는지를 정량화한 개념이다.

특히 양자컴퓨터의 성능은 신뢰도가 높을수록 좋아지는데 신뢰도 값을 알아낼 수 있는 양자거리의 측정은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또 고체물리 분야의 측면에서도 양자거리의 측정은 큰 의미를 가진다.

양자 역학적으로 전자는 파동으로 간주되며 고체 내에서 움직이는 전자의 파동은 블로흐 파라고 하는데 이 블로흐 파는 기하학적인 구조를 가진다는 것이 알려져 있고 이는 블로흐 파에 곡률과 거리가 정의된다는 의미이다.

이 곡률은 이 기하학적 대상에 구명이 몇 개 있는지 결정하며 최근 위상 물질들을 기술하는 핵심 개념이고 블로흐 파 사이의 거리에 해당하는 양이 바로 양자거리이다.

이 두 개의 개념들은 모두 고체의 에너지띠에는 드러나지 않고 블로흐 파에 숨겨져 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관측하기가 매우 힘든 양이지만 고체 물성에 큰 영향을 주기에 이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연구가 중요하다.

양자거리는 파동구조의 핵심 요소지만 지금까지는 고체에서 양자거리를 측정할 방법이 없었고 물성으로도 나타나지 않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이번 연구진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평평한 에너지띠를 갖는 고체에 자기장을 걸면 에너지 준위가 변하는 것을 이론적으로 발견하고 이 변화로부터 양자거리를 특정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평한 에너지띠는 고체 속 전자가 운동량에 상관없이 일정한 에너지를 가지는 것으로 일반적인 고체는 전자의 에너지가 운동량에 크게 의존하는 복잡한 곡선 에너지띠를 갖는다.

연구과정을 보면 평평한 에너지띠와 곡선 에너지띠가 교차하는 물질에 자기장을 걸면 전자들의 에너지 준위(란다우 준위)가 퍼짐을 발견했다.

이어 이 에너지 준위 퍼짐은 에너지띠끼리 교차하는 점에서의 양자상태에 달려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양자거리를 결정하는 양자상태가 실제 물성인 에너지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양자거리의 최댓값이 에너지 준위 퍼짐을 결정함을 밝혀냈다.

양범정 교수는 “고체를 양자기하학으로 분석한 기존 연구들은 곡률에 국한되어 있었는데 이번 연구로 양자거리를 측정하여 물성을 밝힐 수 있게 됐다”며 “양자정보 분야에 쓰일 새로운 재료를 찾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IBS와 연구재단 및 미 육군 연구소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Nature, IF 42.778)에 8월 6일 게재됐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