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김현태기자] 서울시 국감장에 때 아닌 사회적 경제 논쟁이 일었다.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는 '사회적경제'를 다룬 중학교 교과서가 불씨가 돼 여야 간에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 17일 오전 서울시청 3청 대회의실에서는 국회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렸다. 박원순 시장과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응답 시간이 길어지자 항의하다가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발간한 중학교 사회적경제 교과서를 문제삼았다.

장 의원은 이 교과서가 자유시장경제는 악, 사회적경제는 선으로 묘사하고 일방적인 경제관을 주입했다며 박원순 시장에게 "교묘하다" "섬뜩하다" "악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서울시와 서울교육청이 함께 만들어 초중고교에 배부한 '사회적 경제' 교과서가 박원순 시장과 조희연 교육감의 '편향된' 경제 이념을 주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과서는 한 어촌마을에서 어부들이 고등어를 서로 많이 잡으려다 결국 씨가 마르는 위기에 처했으나 의견을 모아 일정 기간 잡을 수 있는 쿼터를 정해 남획을 자제한 결과 위기를 막을 수 있었다며 '사회적 경제'의 중요성을 만화를 곁들여 설명하는 내용이다.

장 의원은 "이 책이 자유시장경제는 피도 눈물도 없는 악으로 그리고 사회주의경제는 상생할 수 있는 선으로 그려놨다"며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박 시장과 조 교육감의 경제적 이념을 주입하려는데 섬뜩함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발언 도중에 여당 의원이 술렁이자 "잡담을 한다"며 "이렇게 하면 나도 (여당 의원 발언중에) 계속 잡담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살은 여당 의원들에게도 돌아갔다. 장 의원은 자신의 질의 도중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잡담을 했다며 맹비난했다. 언쟁이 계속되자 유재중 행정안전위원장(자유한국당)과 윤재옥 자유한국당 간사는 "그만 하시라"고 만류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우리 헌법에는 자유시장경제를 전제하지만 경제민주화 등 균형경제도 언급하고 있다"며 "자유시장경제에 기본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경제가 필요하다는 게 보편적인 견해"라고 반박했다. 박 시장은 이어 "서울시의 사회적 경제는 (보수 정치인인)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가장 철저히 가장 많이 배워가서 잘 하고 있다"고 쐐기를 박았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 기회를 얻어 장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진 의원은 "시장이 국감 중에 위원의 질의에 답변해야할 의무가 있지만 범죄자 몰듯 모멸감을 줘선 안된다"며 "서울시장과 동료 감사위원에 대한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재옥 한국당 행안위 간사는 "의사진행발언 취지를 이해하지만 사과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감사를 원만하게 할 수 있도록 정리하자"고 제안했다. 발언 기회를 얻은 박원순 시장은 "우리 경제가 자유시장경제를 근본으로 하지만 한계도 있다. 서울시 사회적경제는 특히 남경필 경기도지사께서 배워갔고 전국의 시도지사가 다 벤치마킹하는 중"이라며 "프랑스 기업 중 8%가 사회적경제기업이고 전체 고용의 12%를 차지하는 등 선진국일수록 사회적경제를 도입한다"고 해명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어 질의에 나서 "장 의원이 교과서에서 문제삼은 삽화는 외국의 저명한 식물학자가 그린 것으로 조선비즈에도 소개된 바 있다"며 "사회적경제기본법은 옛 새누리당에서 먼저 추진해 의원 67명이 공동 발의했다. 사회적경제는 이념적이거나 사회주의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표 의원에 따르면, 이 책은 엘리너 오스트롬 미국 인디애나대학 교수가 메인주에서 남획으로 씨가 말라가는 바닷가재 어업을 어부들이 자체 보호조치를 취해 위기에서 벗어난 사례를 들어 사회적경제의 유용성을 주장한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며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과연 이념적으로 편향됐겠냐"고 주장했다.

3선 도전 여부를 묻는 박 시장은 의원들의 질문에는 "직책보다는 어떤 일을 할 것인가를 늘 고민한다, 시민들의 말씀을 더 듣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또 일부에서 나도는 '경남지사 차출설'에 대해서는 "전혀 근거 없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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