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 3

모리 사야카 森さやか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태생.
2011년부터 NHK 영어 방송 ‘NHK WORLD - JAPAN’에서 기상 앵커로 근무.
『토네이도의 불가사의』『날씨 구조』 등의 저서가 있다.

다윈이 진화론의 힌트를 얻었다고 알려진 갈라파고스 제도는, 세상이 다 아는 유명한 희귀 생물의 보고지만, 그곳의 환경도 변하고 있다. 이제는 섬 이름의 유래이기도 한 갈라파고스땅거북도 격감해 절멸 위기종으로 지정되어 버렸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 새로운 종의 동물도 발견되고 있다.

갈라파고스에서는, 육지에서 사는 이구아나와 바다에서 사는 이구아나가 따로따로 살아왔다. 그러나 어느 때, 해수 온도 상승으로 바다 이구아나의 먹이가 되는 해초가 격감되었다. 목숨을 잃은 바다 이구아나가 허다한 가운데, 육지로 기어올라 육상 먹이를 구하는 수컷도 나타났다. 그 수컷들이 육지 이구아나의 암컷과 새끼를 탄생시켰다. 그 새끼가 ‘잡종 이구아나’로, 21세기가 되어 발견되고 있다. 육지 이구아나는 날카로운 손톱이 없어, 먹이인 선인장에 올라갈 수 없다. 오로지 땅 위에서 떨어지는 선인장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지만, 잡종 이구아나는 아버지인 바다 이구아나의 부계 유전인 날카로운 손톱을 지니고, 해초를 채취하는 것도, 선인장에 기어오르는 것도 가능하다. 장점을 취한 신종으로, 육지를 활보하며 활개를 치는 존재가 되었다. 그런데 잡종 이구아나에게는 중대한 결함이 있었다. 번식 능력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기 한 세대로 제한된 생명이며, 자손을 남길 수 없다.

이것을 진화라고 할 수 있을까의 여부는 별도로 치고,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일은 살아가기 위한 조건이라고, 다윈도 말한다. 그러나 최근 지구 환경의 변화는 너무 빠르다. 예전에 없을 정도의 페이스로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 2019년 육지 기온은 관측 사상 두 번째로 고온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해수 온도도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육지와 바다 모두, 2010년부터 2019년은 기록이 남은 것 가운데 가장 더운 10년이 되었다.

이런 환경의 급변은, 생태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일까. 최근의 이상 기후에 초점을 맞추고, 그것이 초래한 결과에 대해 탐색해 보자.

■ 산불로 12억 마리의 생물이 희생

오스트레일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대륙이다. 산불은 일상다반사이며, 다수의 생물이 화재에도 살아남는 식의 독특한 진화를 이루어 왔다. 예를 들면 오스트레일리아 식생植生의 3/4을 차지하는 유칼립투스는, 스스로 인화성 가스를 내뿜어 불을 확대시키며, 씨도 산불을 계기로 발아한다. 이런 전략을 취한 것은, 화재로 다른 식물이 사라진 후에, 독점적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오스트레일리아 남동부를 중심으로 일어난 산불의 소실 면적은, 일본 국토의 1/3에 상당한 1,000만 헥타르 이상에 이른다. 세계 유산 Blue Mountains는 80%가 타 버렸다. 원인은 2017년부터 이어지는 기록적인 가뭄에 있다. 추격이라도 하듯이 2019년은, 오스트레일리아 관측 사상 가장 비가 적고 고온인 해가 되었다.

시드니 대학의 추정에 따르면, 이 산림 화재에 의해 12억 마리나 되는 생물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파충류, 포유류, 조류의 수이며, 곤충 같은 것은 포함되지 않았다. ‘유대류有袋類쥐’라고 불리는 더나트Dunnart(쥐와 생김새 및 크기가 비슷한 더나트속 유대류 동물) 등 몇몇 동물은 절멸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코알라는,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만 주 전체 개체수의 1/3에 해당하는 8,000마리가, 또 남부 캥거루섬에 이르러서는, 섬 전체의 50%에 해당하는 25,000마리가 죽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코알라는 귀엽기는 하지만, 둔함, 편식, 무기 없음이라는 삼박자, 이런 코알라의 특성은 살아남는 데는 이상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이번 화재에 의한 코알라의 절멸 위기는 없지만, 서식 지역이 한층 좁아질 가능성은 있다고 한다.

딱한 것은 낙타이며, 물을 찾아 인가를 찾아들거나 했기 때문에, 5,000마리가 저격수에게 사살되었다. 낙타는, 19세기에 사막 운송 수단으로 인도에서 오스트레일리아로 데리고 왔을 때는 20,000마리에 불과했었지만, 지금은 100만 마리를 넘는다고 한다. 뜻밖의 일로, 오스트레일리아는 세계 최고의 낙타 대국인 것이다. 환경에 적응해 크게 번식했지만, 인간의 반감을 사서 살해되었다. 강자에게 미움을 받으면 진화는 이루어지지 않는다고도 할 수 있다.

■ 사막메뚜기의 이상 발생

반대로, 환경 변화는 호기라는 듯이 번식하는 생물도 있다. 아프리카 동부에서는, 메뚜기의 대량 발생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사막메뚜기라고 불리는 종류로, 성충이더라도 몸 전체 길이는 5센티 정도이나, 이동 속도는 하루 130킬로로 빠르다. 이 때문에 한 번 대량 발생이 일어나면, 심각한 농작물 피해를 광범위하게 일으켜 심한 식량난을 야기한다.

유엔 식량 계획이 2020년 1월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뿔’이라고 불리는 북동부에서, 사막메뚜기가 25년 만에 대량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케냐 같은 나라들에서 피해가 나오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주변국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 일부 농민은, 모든 수확을 잃고 말았다고 이야기한다. 그것도 그럴 것이, 메뚜기는 큰 무리를 이루어 생식하고, 그 밀집 상태란 것이, 1킬로 사방에 1억5천만 마리나 된다고 한다. 메뚜기들은 겨우 2그램의 경량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체중에 해당하는 식량을 하루에 필요로 한다. 대충 계산해, 1킬로 사방에 하루 3억 그램, 그러니까 300톤의 곡물이 잠식된다는 이야기이다.

이상 발생의 원인은 뭘까. 그것은 2019년부터 이어지는 큰비와 고온에 있다. 아프리카 동부가 면한 인도양 서부에서 해수 온도의 높은 상태가 계속되어, 상승 기류가 활발해지고 연안에 큰비를 초래했다. 앞으로 사막메뚜기는, 온난화에 수반해 서식지가 확대될 위험이 지적된다. 그것은 이들 지역에서 기온이 상승하고, 비가 증가해, 메뚜기에게 알맞은 환경이 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 작아지는 새들

이렇게 환경 변화에 대한 내성을 가진 동물이나 갖지 않은 동물이 있는 가운데, 모습을 바꾸는 것으로 이 변화를 살아 내려고 하는 동물도 있다. 2019년 12월, 미국인 조류학자 Dave Willard[1946년생]가 흥미 깊은 논문을 발표했다. 시카고는 미국 전역에서 가장 빌딩이 즐비한 도시이며, 야간 전등을 켠 빌딩 창에 새가 충돌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1978년부터 2016년까지 약 40년간 모은 새의 수는 52종, 7만 마리에 이른다. 시작은 박물관 수집품을 늘이기 위해서였지만, 이윽고 새의 크기가 축소되는 것을 알아챘다. 40년 전과 비교해 새의 체중은 2.6% 가볍고, 다리의 길이는 2.4% 짧아져 있었다고 한다. 기온이 상승함으로써, 체구가 작아지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 배경에 있는 것이 ‘베르그만 법칙’[항온 동물의 온도 적응에 대한 법칙으로, 19세기 독일의 동물학자인 Christian Bergmann이 1847년에 주창했다. 베르그만의 법칙에 의하면 동종 혹은 가까운 종 사이에서는 일반적으로 추운 지방에 사는 동물일수록 체구의 크기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이며, 이 법칙은 추운 지방에 사는 개체일수록, 체구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는, 진화의 과정을 뒷받침하는 법칙이다. 몸이 큰 쪽이, 체중에 대한 체표體表 면적이 작아서 열을 체내에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한대寒帶 북극곰polar bear의 체장은 평균 2~3m지만, 열대 말레이곰은 150센티 미만이다. 이것과 마찬가지로, 새의 몸도 시카고의 기온 상승과 함께 작아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것이다.

■ 어떤 생물이 살아남을까?

일찍이 전에 없을 만큼 심하게 기후가 변화하는 가운데, 앞으로 도대체 어떤 동물이 살아남을까. 세계 최강의 동물로 태곳적부터 꿋꿋하게 살아 온 완보동물Tardigrada[후생동물의 한 문. 몸의 길이는 0.5~1mm이고 원통 모양이며, 배 쪽에는 갈고리가 있는 네 쌍의 다리가 있다. 호흡 기관, 순환 기관은 없고 신경 계통은 뇌와 신경절로 되어 있다. 이완보강, 진완보강으로 나누는 데 곰벌레, 가시곰벌레 따위가 있다. 습지에서 산다]이라면 어떨까. 완보동물은 전장 1미리도 되지 않는 미소한 생물로, 현미경으로 보면, 빵빵하게 살찐 유충처럼 보인다. 내 개인 느낌이지만, 상당히 징그럽다. 남극, 심해, 혹은 온천 등, 어디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거지만, 그 이유는 극도의 건조, 고압, 저온, 자외선 아래에서도 죽지 않는 데 있다. 그런 완보동물에게, 지구 온난화 따위는 대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되어 왔지만, 이번에 그런 완보동물의 중대한 결점이 발견되었다. 100℃에서 1시간 견딜 수 있어도, 24시간 이상이라면 38℃에서 죽고 만다고 한다. 완보동물조차 온난화를 따라 갈 수 없을 가능성이 판명되었다.

‘찰스 다윈상’이라는 것이 있다. 놀랄 만한 어리석은 행동으로 목숨을 잃거나, 자손을 남기지 않는 것으로 자신의 유전자를 말소하거나 하여, 인류 진화에 ‘공헌’한 사람에게 수여되는, 궁극적으로 실례가 되는 상이다. 과거의 수상자에는, 은행 ATM을 부수려고 다이너마이트로 건물을 붕괴시키고, 휘말려 들어 죽은 범인도 있다. 인간은 이제까지 다양한 진화를 이루며 꿋꿋하게 살아왔지만, 지금은 자신의 번영을 위해 지구를 손상해 급속한 환경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이 상의 최후 수상자가 안 되도록 기도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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