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장 이삿날 직원 억지로 동원...오너가 갑질하니 임원들도 자연스레

 

[서울 =뉴스프리존]한운식 기자= 회사마다 각기의 독특한  기업문화, 즉 사풍(社風)이라는 게 있다.

가령 삼성의 경우 ‘돌다리는 두들겨 보고 건넌다’는 경영 스타일을 내보인다.  때문에 삼성맨들은  조직적으로 일하고 목표에 대한 몰입과 열정이 강하다고 평가를 받는다. 

한화는 전통적으로 ‘의리’를 중시하는 사풍으로 유명하다. 

한화의 윤리강령에 ‘의리와 신용’을 언급할 정도다.  김승연 회장의 카리스마가 워낙 강하고 임직원을 ‘하향식’으로 챙기는 문화가 자리잡아서다.

대기업만 사풍이 있는 게 아니다.   

직원 5명으로 해 ‘배달의민족’ 서비스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기업)' 반열에 오른 우아한 형제들은 잡담을 많이 나누는 게 사풍이다.  격의 없는  의사소통을 통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취지다.

그러면 여기서 퀴즈 하나.   

우리나라 최고 유가공기업으로 꼽히는 남양유업의 사풍은 뭘까.  힌트는 그럴싸하게 듣기 좋은 말이 아니라 바깥에서 바라보는 냉혹한 평가다  

답은 갑질 문화다.

이 회사는 예전부터 연이은 갑질 논란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대리점에 판매량을 강제로 할당하는 이른바 ‘밀어내기 갑질’ ▲여직원 출산 시 강제 퇴직 ▲대리점과 협의 없는 일방적인 수수료율 인하 ▲홍보대행사에게 경쟁사에 고의적인 비방 댓글을 달도록 강요 등이 그것이다.

이 중심에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있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매경이코노미는 17일 남양유업 나주 공장장 이삿날에 일부 직원이 강제 동원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라고 보도했다. 

지난 6월 나주로 발령받은 남양유업 신임 나주 공장장이 이전 공장장이 살던 사택으로 이사했고 이에 남양유업 직원들이 주말에 동원돼 이삿짐을 나른 것으로 밝혀진 진 것. 

이후 7월에 신규 사택을 계약하고 다시 한 번 이사하면서 한 차례 더 이삿짐을 날랐다. 이사에 동원된 직원들은 주말과 근무시간 중 업무 외 지시를 받아 공장장 이사를 도왔지만 수당 등은 전혀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매체는 남양유업이 직원이 자발적으로 이사를 도와준 것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호소하는 것도 전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전 공장장이 이사를 갔을 때 팀장급 직원들이 자진해서 같이 이삿짐을 옮겨줬다. 공장장으로 막 새로 부임했는데 어떻게 지시를 내릴 수 있었겠느냐. 짐이 많지 않고 포장 이사 일정을 맞추기도 힘드니 희망자에 한해 이사를 돕게 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재계 일각의 판단은 다르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오너가 갑질을 일삼으니 그 수하  임원들도 갑질에 몸이 배겼다”며 “갑질 횡포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는 게 미래성장동력 발굴보다 중요한 과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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