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코로나 턱마스크 기사에 3년전 청주 수해현장 김정숙 여사 사진 사용.. 네티즌 "악의적"

송기훈 "3년 전 사진 가지고 조작하는 국민일보.. 언론이 아니라 기레기"
네티즌 "다분히 악의적이고 고의적이다" 비판에 슬그머니 사진 교체 "실수다" 해명

정현숙 기자= 국민일보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부부 관련 기사를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이와 전혀 상관없는 김정숙 여사 사진을 생뚱맞게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왔던 사진은, 네티즌의 비난이 일면서 2시간 30분 뒤 전광훈 목사의 사진으로 바꿔올렸다.

국민일보가 18일 밤 11시 페이스북에 전광훈 목사의 병원 이송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숙 여사 사진을 사용했다. /사진 출처=국민일보 페이스북 캡처
국민일보가 18일 밤 11시 페이스북에 전광훈 목사의 병원 이송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숙 여사 사진을 사용했다. /사진 출처=국민일보 페이스북 캡처

국민일보는 18일 밤 11시 <[포착] 확진자 맞나? 마스크 내린 전광훈…부인·비서도 감염>란 기사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해당 기사는 17일 밤 9시 37분에 작성된 것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전광훈 목사가 병원으로 이송되며 카메라에 포착된 모습이다.

국민일보는 "(전 목사가)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린 채 웃으며 휴대폰을 보거나 통화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돼 비난을 샀다"라고 했다. 특히 국민일보는 17일자 기사를 18일 밤 11시에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마스크 좀 올리세요!!!!!!!!!!!"라는 설명 글을 달아 올렸다.

문제는 해당 설명에 등장하는 인물을 전 목사도 전 목사 부인도 아닌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3년 전 사진을 담았다는 거다. 마치 김 여사가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모습처럼 이른바 '턱스크'(마스크를 턱에 걸쳤다는 의미)의 주인공인 양 착각하게 만들었다.

논란이 되자 국민일보는 슬그머니 페이스북 게시물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전 목사 사진으로 바꾸었다. 하지만 700여개의 비난 댓글이 폭주했다. 댓글에는 "확진을 받은 건 전광훈과 그 배우자인데 영부인 사진을 왜 이런 기사에 쓰는 건지 공식해명과 사과를 해라", "더구나 3년 전 사진이네", "다분히 악의적이고 고의적이다..언론이 썩어있다는 실상이네요" 등의 댓글로 국민일보를 질타했다.

18일 오후 11시에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왔던 사진은, 항의가 이어지자 국민일보는 2시간 30분 뒤 전 목사 사진으로 바꾸었다.
18일 오후 11시에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왔던 사진은, 항의가 이어지자 국민일보는 2시간 30분 뒤 전 목사 사진으로 바꾸었다.

문제의 사진은 지난 2017년 7월 21일 김정숙 여사가 청주 청석골 마을 수해현장 복구지원 당시의 장면이다. 게다가 김 여사가 걸친 흰색 끈은 마스크 끈이 아닌 밀짚모자에 달린 흰색 턱끈이었다.

국민일보는 시스템 오류로 실수 했다고 변명하고 있지만 전광훈 기사의 썸네일(대표 사진)을 전혀 상관도 없는 김정숙 여사의 청주 수해현장 3년 전 사진을 일부러 골라 썼다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하다. 해당 페이스북 기사가 알져지자 네티즌들은 해당 게시물을 SNS 등으로 공유하며 국민일보가 고의로 김 여사의 사진을 썼다는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실수라기 보다는 다분히 고의적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얼핏보면 마스크 끈처럼 보이는 끈이 달린 모자를 쓰고 봉사하는 김 여사의 사진을 사용하며 ‘마스크 좀 올리세요!!’라는 코멘트를 단 것은 다분히 의도성이 있다는 것이다.

'악의적인 보도라며 기사 하나를 가지고 이렇게 조작을 해도 되는 것인지 이제 언론이 왜곡을 넘어 정부 비난 선동 흉기와 다름 없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송기훈 전 MBC 기자는 "3년 전 사진 가지고 조작하는 국민일보"라며 "이러니 언론이 아니라 쓰레기라 부르고 기레기라 부르는 거다"라고 직격했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진의 출처는 2017년 7월 수해복구 사진. (코로나가 없어서 마스크 안 하던 시절) 청와대 제공 사진 중 세심하게 골랐다"라며 "다른 각도에서 찍은 사진에선 모자끈임이 정확히 보인다.(댓글에 올려두었다) 다분히가 아니라 완전히 의도를 갖고 고른 사진."이라고 규정했다.

이어서 "본문 내용은 전광훈이 확진 판정 이후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차에 타는 모습을 놓고 한 마디 하는 것"이라며 "항의가 이어지니 슬그머니 사진은 전광훈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미 충분히 노출됐고 카톡에서 ‘마스크 내린 김정숙’ 이런 식으로 엄청 돌고 있겠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언론의 자유가 언론사나 기자의 자유인 줄 착각하는 언론인이 있다. 헌법을 읽어보자"라며 관련 헌법 21조를 올렸다.

김정숙 여사가  2017년 7월 21일 충청북도 청주 청석골 마을 수해 현장에서 봉사하는 모습. 사진/청와대
김정숙 여사가 2017년 7월 21일 충청북도 청주 청석골 마을 수해 현장에서 봉사하는 모습. 사진/청와대

이날 오전 국민일보 디지털뉴스센터는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국민일보는 "페이스북 기사를 올리면서 잘못된 사진이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라며 "첨부된 링크를 열면 정상적으로 작성된 사진 및 기사인데, 첫 화면에서 보이는 썸네일에 엉뚱한 사진이 붙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페이스북과 국민일보 홈페이지 운영 프로그램 사이에서 발생한 시스템 오류"라며 "하지만 제때 확인하지 못한 담당자 잘못도 크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디지털뉴스센터는 "시스템 점검과 운용 방식 개선이 마무리될 때까지 국민일보 페이스북 계정 운영을 당분간 중단하겠다"라며 "국민일보 디지털뉴스센터는 문제가 어디에서 발생했는지 파악하고 재발을 막는 모든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센터는 또 "페이스북 담당자는 19일 오전 1시30분에 잘못된 썸네일을 확인하고 즉각 수정했다"며 "모든 게시물을 즉시 꼼꼼하게 확인해야 하지만 이를 제때 거르지 못한 점을 독자 여러분과 김정숙 여사께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온 사과문
국민일보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온 사과문

하지만 이 내용을 공유한 시민들은 국민일보의 사과에도 반응은 싸늘하다. 따라서 국민일보가 정말 실수에 의해 김 여사의 사진을 사용한 건지 고의로 사용했는지, 관련자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와 함께 듣고서 납득할만한 해명과 이에 따른 진정한 사과가 이뤄져야 그나마 논란이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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