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제일교회 신도들 전광훈 메시지통해 '정부지침 불신' 내재화".. 반정부 투쟁 동조
광화문 집회 '기독자유통일당' 개입.. 조직적으로 관광버스 70여대 동원
박주민 "광화문집회 대구·경북만 3천명 참석".. 지역 방역 비상
전광훈, 병원서도 '가짜뉴스' 계속.. 신도들 등에 업고 창당만 4번
'조선일보' 등에 입장문 게재.. 정부 방역 불신 메시지 주입

정현숙 기자= 전광훈(64) 목사의 사랑제일교회발로 시작된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유례없는 CBS 방송국 폐쇄는 물론 국회 일정도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된 데 이어 서울시청 폐쇄 등 한국 사회 전체를 집어삼키는 모양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전 목사와 사랑제일교회는 20일 조선일보 등 일부 언론 전면 지면광고를 통해 대국민 입장문을 발표하고 정부를 불신하는 메시지를 계속 내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날 전 목사 측이 일간 신문 전면광고를 통해 정부가 발표하는 확진자 수에 허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코로나19는 심각하지 않은 질병이라며 정부가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논지를 계속 펼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가 확산세의 진원지로 지목되면서 전 국민적인 공분을 사고 있는 데 대해 황당한 논리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 목사 측은 "정부가 발표하는 확진자 수에는 명백한 허점이 있다"면서 "정부는 국민에게 '숫자'가 아닌 확진 '비율'을 밝혀야 한다"라며 "검사를 적게 하면 확진자 수가 적어 K방역이고, 검사를 많이 해서 확진자 수가 많으면 일촉즉발 위기인가"라고 주장했다.

얼마 전 시민단체 '평화나무'에 의해서 전광훈 목사의 정부 코로나 방역에 협조하지 말라는 지침이 폭로됐다. 실제로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의 코로나 방역을 거부하는 비이성적 태도도 이런 메시지에 순응하는 모습으로 보이면서 물의가 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 확진자가 다른 종교기관으로 피신하거나 검사를 거부하면서 달아난 후 편의점, 카페 등으로 종횡무진 전전하는 등 민폐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사랑제일교회 신도 A씨가 코로나19 검사를 거부하다가 자택으로 찾아온 보건소 여성 직원들을 껴안고 "너도 걸려봐"라며 보건소 여직원을 껴안고 침을 뱉는 등 난동을 부렸다. 경기 포천시 일동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포천 42번)는 17일 보건소 직원들을 상대로 난동을 부리다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선별진료소로 이동, 남편 B씨(포천 41번)와 함께 검사받은 뒤 확진됐다. 이후 B씨와 접촉한 포천 이동의 모 교회 신도 4명도 확진됐다.

손승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간사는 전날 JTBC와의 인터뷰에서 사랑제일교회는 전광훈 메시지를 통해 '정부지침 불신'이 아예 내재화가 되어 있다고 했다. 그는 "보통 일반적인 지역 교회들은 종교적 목적을 중심으로  해서 사람들의 커뮤니티가 형성이 된다고 한다면 지금 현재 사랑제일교회는 극우적 이데올로기에 동의하시는 분들이 집결하고 있는 형태의 모양새"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분들 같은 경우에는 지금 정부에서 내리는 여러 가지 방역에 대한 지침들이 사실에 기초하고 있지 않다고 믿고 있다"라며 "그게 전광훈 목사의 메시지를 통해서 그런 것들을 내재화됐기 때문에 사랑제일교회에서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 거"라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전광훈 목사는 황당한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는 상태에서 지난 17일 '크리스천투데이"와 전화 인터뷰를 했는데 수십 명의 교인이 보건소에서는 양성 판정을 받았다가 병원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보건 당국은 명백한 가짜 뉴스라고 밝혔다.

전광훈 목사/ "난 지금도 양성이란 게 안 믿어져. 증상도 없고, 나는 뭐 멀쩡한데. 그런데 웃기는 게 보건소에서 하면 또 양성이야. 저 상계동 백병원·을지병원 가서 하면 또 음성으로 나와... 이건 쉬고 약 먹으면 낫는 거예요. 집에서. 그런데 이걸 가지고 정치가들이 이용해 먹는단 말이에요.. 우리 성도들의 엄청난 숫자가 보건소에서는 다 양성으로 뜨는데 가 보면 다 음성으로 나오는 일이 수십 명씩 일어나고 있다고. 그러니까 이놈들이요. 무조건 날 잡으려고 하는데…"

JTBC에 따르면 코로나가 신천지 이후 다시 전국적으로 급속히 퍼진데는 광화문 집회에 전국 각지에서 관광버스 70여 대가 조직적으로 동원되면서다. 집회 참가자를 모으고 버스를 동원했던 사람들이 전광훈 목사가 이끌던 기독 자유 통일당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총선 당시 21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내고 1.83%를 득표한 기독자유통일당 지역 조직이 이번 집회에 개입한 것으로 확인된 거다. 당적이 확인되지 않은 책임자들의 경우는 대부분 전 목사를 추종하는 목회자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명단은 방역당국에 넘겨졌는데, 대부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화문 집회 당시 야외에서는 감염이 안된다며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마이크를 잡고 연설에 나선 극우 인사들, 전광훈 목사와 차명진 전 의원, 신의 한수 신혜식 씨가 확진자로 나타났고 지난 총선에서 기독자유통일당 비례후보 3번이었던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도 몸살 증세로 심상지 않다고 전해진다.

기족자유통일당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김경재 전 의원, 강연재 변호사도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 전국에서 동원된 전세버스는 모두 79대, 지역별 버스 동원 책임자 명단을 입수해 확인해봤다. 부산 총괄담당자로 지목된 이 모 씨, 기독자유통일당 부산지구당 위원장이다. 대구 총괄담당자 한 모 씨는 대구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고 경남지역 책임자 중에서도 기독자유통일당 경남지구당 위원장과 사무처장이 각각 확인됐다.

버스 탑승자 중에서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도 있었는데, 일부는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들통나기도 했다. 전국 각지에서 수천명이 이들 전세버스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집회에 참석한 기독자유통일당 당원들에 대한 역학조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목회자로 정당 창당만 4번한 전광훈 그는 누구인가?

전 목사는 그동안 정치권을 계속 기웃거리다가 황교안 전 대표와 손잡고 급속도로 세력을 키웠다. 2008년 '친북·반미 좌파 척결'을 내걸고 '사랑실천당'을 창당했다. 이후 2012년 '기독자유민주당', 2016년 '기독자유당' 등 총선을 앞두고 기독교 정당의 창당을 주도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전 목사는 '기독자유통일당'을 창당해 총선에 임했다. 하지만 매번 비례대표 의석에 필요한 최소 득표율 3%에 미치지 못해 국회 진출에는 실패했다고 중앙일보는 보도했다.

조성돈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본부장은 “교회 내에서도 전 목사를 어떻게 언급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정치 성향이 드러나는 것 같아 서로 조심하는 분위기”라며 “전 목사를 종교인이 아닌 정치인으로 봐야 하는 단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이러한 연결고리 봐서도 이번 8.15 광화문 집회는 예고된 코로나 참사였다. 전광훈 목사는 지난 15일 광복절에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 퇴진 등을 요구하였으며 이날 집회에만 극우단체 및 교인 등 5천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그가 어떻게 살아온 인물인지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전 목사는 현재 종교인으로서보다 정치 행보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전 목사는 지난 5월 17일 자신이 담임목사로 있는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광화문 8.15 대회’ 계획을 밝혔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후 보석으로 풀려나 가진 첫 주일예배 설교 자리에서 "8월 15일에 우주를 엎어버리는 집회를 열겠다”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는 3개월 후 서울시의 집회금지명령에도 불구하고 신도들과 함께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 광화문 집회 후 사랑제일교회 교인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했다. 부인도 기침 증세를 보이는 등 비서와 함께 전 목사 모두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북 의성 출신인 전 목사는 광운 공고를 졸업한 이후 1978년 대한신학교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개신교계 시민단체인 평화나무는 전 목사가 실제로 신학교에서 공부한 흔적이 없으며 목사 안수증도 위조된 것으로 의심된다며 경찰에 고발한 적이 있다. 그는 전도사 때인 1983년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에 처음 사랑제일교회를 세웠다가 1995년 현재의 장위동 새 건물로 교회를 이사했다.

2014년 전광훈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한 교단의 총 회장이 된 이후 다른 교단과 통합을 추진하다가 내분을 빚고 2019년 해당 교단에서 제명되었다고 한다. 개신교계 일각에서는 전 목사가 신학교에서 수학한 적이 없고 목사 안수증도 위조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목사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전 목사는 2018년 개신교 보수계열의 연합기구인 한기총 대표회장에 당선됐다. 한 교단 관계자는 “금권선거로 내부 분열이 일어난 한기총의 틈을 전 목사가 파고들었다”며 “전 목사가 대표회장이 된 이후 이단 시비가 있었던 군소 교단들을 끌어들여 주류의 정통 교단들이 탈퇴해 (한기총이) 허울뿐인 단체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작년 10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발표한 ‘2019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의 인식조사’에 따르면, 개신교인 3명 중 2명(64.4%)이 ‘전광훈 목사는 한국교회를 대표하지도 않고 기독교의 위상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김상덕 연구실장은 “지금까지 전광훈 목사의 발언과 행보를 살펴보면 종교 지도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며 “목사라는 직함을 내걸었지만, 사랑과 평화 같은 기독교 정신과는 동떨어진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얘기로 선동을 일삼아 왔다”고 지적했다.

전 목사는 정당 창당과 함께 반정부 집회도 주도했다. 시기별로 “이명박 후보를 찍지 않으면 생명책에서 지워버리겠다” “세월호 사고 난 건 좌파, 종북주의자들만 좋아하더라” “우파가 200석을 해야 한다” "황교안 대표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 등을 주장했다.

이번 광화문 집회에 대구, 경북 지역에서만 최소 3000명이 다녀갔다는 자료가 나와 지역 방역이 비상이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관광버스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었다며, 이 중 79대와 관련한 자료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버스당 40명씩 최소 3000명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버스에 타고 단체로 집회에 참석했단 얘기다. 박 최고위원은 이 자료를 질병관리본부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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