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0일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탄핵결정 이후 7개월여 절연,. 탈당권유

[뉴스프리존= 김현태기자]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는 20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탈당권유를 의결했다. 국정농단 및 탄핵 사태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물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탈당을 권유하는 징계 결정을 내렸다. 박 전 대통령은 탈당권유 의결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탈당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제명된다. 윤리위는 또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 대한 출당권유도 의결했다.

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과 친박 핵심 의원의 징계안을 처리함에 따라 구체제와 단절을 하며 동시에 보수 야권 진영의 재편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노태우 전 대통령 이래 역대 전직 대통령들은 모두 정치적 위기 상황에 내몰려 자진 탈당하는 수순을 밟았지만, 사실상의 출당 조치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한국당은 지난 3월10일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탄핵결정 이후 7개월여 만에 박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절연하게 됐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박정희 대통령을 보고 자란 딸이라서 박 대통령의 반(半)만큼은 하지 않겠나 하던 보수우파의 기대와 환상도 버려야 할 때”라며 “이제 우리는 박근혜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 인적청산을 흔들림없이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은 탈당 권유를 거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정당 황영철 의원은 박 전 대통령 등의 징계조치에 대해 “보수의 대통합과 새로운 발전을 위한 힘이 되는 큰 결단”이라고 긍정 평가하고 “이제 과거에 대한 반성을 통해 보수의 절망을 극복하고 보수 대통합을 이루어가라는 소중한 요구로 무겁게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최 의원과 친박 최고위원, 의원들은 당의 징계조치에 강력 반발했다. 최 의원은 자신의 징계를 ‘코미디’라고 규정짓고 “절대 승복하지 않으며 당을 떠나지도 않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의 징계조치는 정치적 패륜행위이며 배신행위”라고 비난하며 홍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은 탈당권고 통지서를 공식적으로 받더라도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한국당은 당규에 따라 최고위 의결 절차를 밟아 박 전 대통령 제명을 확정할 전망이다.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절연하게 되며, 향후 바른정당 내 통합파를 규합하는 보수대통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친박 최고위원들은 30일 예정된 최고위원 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 등의 징계조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따지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재만 최고위원은 “보수는 포용을 해야 한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해서는 안 된다”며 박 전 대통령의 징계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태흠 최고위원도 이 최고위원과 같은 생각이다. 정갑윤, 김진태, 박대출, 이장우 의원 등 친박 의원들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징계 강행을 중단하라고 지도부에 촉구했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전날 일부 친박 최고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박 전 대통령의 징계와 관련해 ‘협조’를 요청했으나 먹혀들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있어 서·최 의원의 제명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서·최 의원의 경우 지난 1월 인명진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당 위기 초래의 책임을 물어 당원권 정지 3년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윤리위가 서, 최 의원에 대해 탈당 권유를 의결했지만 의총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확정되는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이들의 제명이 현실화될지는 불투명하다. 한 친박계 의원은 “지도부가 서, 최 의원에 대한 제명 절차를 밟기 시작하면 당이 분당하는 사태가 올 것”이라며 “바른정당 의원 9명 받으려다 이쪽에서 20∼30명을 잃을 수 있다. 홍 대표는 손익계산을 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친박 일각에서는 이런 점을 들어 이번 징계 결정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어긋난 것 아니냐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한국당이 보수통합의 대전제인 박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날 한국당·바른정당 ‘보수대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자강파의 통합 추진도 “야합”이라고 강력히 성토했다. 한국당 통추위원인 이철우 최고위원과 홍문표 사무총장, 김성태 의원과 바른정당 통합파인 김용태, 황영철, 이종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만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자강파의 통합 논의에 직격탄을 날리며 “문재인정부 견제를 위해선 보수통합이 유일한 방안”이라며 보수통합론 입장을 재확인했다. 홍 대표도 “양당의 통합은 보수우파, 진보좌파 양 진영과 영호남 지역에서 모두 배척받는 기형적인 정당이 될 것”이라며 “양당 정치인들의 정치생명을 단축하는 통합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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