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신북방 국가들이 서울에서 '백신·치료제 확보 외교전'을 펼칠 가능성

정부 "코로나19 백신·치료제가 내년 상반기에 나올 것"
'메이드 인 코리아' 백신과 치료제 통해 한국의 글로벌 리더십 확보

[서울 =뉴스프리존]이명수 기자= 좀처럼 수그러 들지 않는 코로나19로 국내는 물론 전세계가 비상이다. 코로나19의 2차 유행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 열쇠로는 백신과 치료제가 꼽힌다. 이른바 신남방-신북방 국가들이 서울에서 '백신·치료제 확보 외교전'을 펼칠 가능성이 지금부터 예고되고 있다.

19일 외교당국에 따르면 최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과 관련한 협력을 우리나라에 요청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가 이같은 요청을 강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머니투데이'에 보도에 따르면 올해 내내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극성인 영향이다. 백신과 치료제 없이는 극복할 수 없는 병이라는 게 각국의 인식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2차 유행이 번지며 이같은 생각은 더욱 강해졌다. 백신·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치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사진: 머니투데이 갈무리
사진: 머니투데이 갈무리

특히 아세안과 같은 개도국 위주의 지역에는 "전세계적인 백신·치료제 개발 흐름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리더격 국가와 제휴를 통해 백신·치료제를 확보하는 게 국가적 과제인 셈이다.

한 때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이었던 싱가포르는 확진자 5만명을 돌파했다. 필리핀·인도네시아에서는 10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는 중이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중국 우한발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10배 강한 변종이 나온 것으로 파악돼 충격을 줬다.

유라시아·중앙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입장 역시 아세안과 유사하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지에서 코로나19의 위세가 꺾이지 않는 중이다. 카자흐스탄의 경우 '국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도 코로나19에 걸려 충격을 줬다.

아세안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각각 중국·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중러가 만든 백신·치료제를 100% 믿을 수 있나"라는 의심 역시 갖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자체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만들었다고 선언했지만 정작 자국민들도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외교관은 "개도국들은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의 선두에 서 있는 미국과 영국에게 있어 자신들이 우선순위가 아닌 것 같다는 우려를 한다"며 "그렇다고 중국과 러시아 제품을 무턱대고 믿고 쓸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이런 국가들이 자연스럽게 한국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개도국들이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한국은 영국-스웨덴의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을 국내에서 생산키로 한 바 있다. 토종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도 다수 진행되는 중이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코로나19 백신·치료제가 내년 상반기에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확보한 백신·치료제 물량은 물론 우리 국민이 1순위로 받을 것이다. 이후 남는 물량이 어디로 향할 지는 정부 등이 판단할 일이다. 개도국들은 이 점에 주목한다. 아세안과 중앙아시아 지역은 문재인 대통령이 신남방·신북방정책을 앞세워 중시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메이드 인 코리아' 백신·치료제를 통해 우리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신남방·신북방정책의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기 힘든 상황에서, 보건 협력과 같은 소프트파워 외교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국면이기 때문이다.

외교 당국자는 "우리의 백신·치료제 개발이 현실화되면 서울의 개도국 대사관들 사이에서 '백신 외교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신남방·신북방 지역에 우리의 소프트파워를 확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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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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