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일기

[경기=뉴스프리존] 김태훈 기자=각종 '환경 이슈'가 가득한 평택시는 참으로 신경쓸 것이 많다. 대한민국 지자체 중 개발 빈도가 가장 높은 곳인만큼, 문제들도 상당히 많은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이러한 환경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평택시청 환경지도과의 인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들어온 민원들만 감당하기도 바쁘다.

평택시청 환경지도과 최승철 환경조사팀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평택시청 환경지도과 최승철 환경조사팀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김태훈 기자

환경지도과 소속 최승철 환경조사팀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소를 잃지 않는다. 언제라도 시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그는 말한다.

"주말에도 밤에도 주민이 부르면, 언제나 나가야 해요. 직원들이 충분하다면 순번을 정해 나가면 되는데, 여건이 안 되어 주민들께 참으로 죄송한 마음입니다."

지난해 1월 2일 신설된 '환경지도과'는 신설 당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선호부서였다. 하지만 업무 강도에 비해 보여지는 결과가 당장에 안 나타날 뿐더러, 업무 특성상 민원인과 적잖이 부딪히는 경우가 많아 어느새 꺼리는 부서가 됐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욱 마음을 아프게 만드는 것은 '타이밍'이다. 환경 관련 업무는 '현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 민원이 들어오고 나서,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해야만 한다. 분초를 다투는 일이다.

"악취 민원을 받았어요. 거리가 꽤 있는 곳이라 어느 정도 이동 시간이 소요됐죠. 그런데 도착하고나니 거의 사라져있는거에요."

현장에 도착한 공무원은 민원인 관점에서 도와주는 입장임에도, "왜 이제 왔냐?"는 질문을 받으며 욕을 한바가지로 먹는다.

그런데 최승철 팀장의 입장에서 더 걱정되는 것이 있다.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팀원들이다. 다년간의 경험으로 숙련된 자신도,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그렇지 못한 팀원들은 어떻겠냐는 것이다.

"신입 혼자로는 절대 현장에 보내서는 안 됩니다. 선임이 같이 따라가줘야죠. 경험치가 쌓이면 그때서야 비로소 혼자 보냅니다."

환경지도과 업무총괄을 맡고 있는 최병철 과장도, 최승철 팀장과 같은 입장이다. 민원이 제기됐을 경우, 그 내용에 대해 완전히 숙지한 상태에서 정확한 자료를 가지고 나가야 곤란한 상황을 피할 수 있는데 새내기들은 그런 면에서 상대적으로 경력자들에 비해 부족할 수 있다는 것.

최승철 환경조사팀장(왼쪽)과 최병철 환경지도과장 ⓒ김태훈 기자
최승철 환경조사팀장(왼쪽)과 최병철 환경지도과장/ⓒ김태훈 기자

그래서 이들은 현장에 나갈 때 '2인 1조'가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평택시청 환경지도과에 들어온 새내기들은 기존 직원들과 같은 관할 구역이 아니더라도 항상 따라 나간다. 그래야 경험치가 쌓이기 때문이다.

"환경지도과의 업무는 상당히 힘듭니다. 하지만 인내하며, 해당 민원을 하나씩하나씩 해결해 가며 보람도 많이 느끼죠."

최승철 팀장은 2년전 터진 '필리핀 민다나오 불법수출 폐기물' 해결이라는 막중한 역할을 맡아, 평택항에 들어오는 폐기물을 반출해서 소각처리했던 경험을 회상한다.

또한 지난 2017년부터 '무허가 개 축사' 농가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자진 폐업을 유도한 것에 대해 뿌듯해 한다.

"저희는 고생하는만큼 성과가 나와서 좋아요. 언론에 보도된 것을 보면 정말 정확하죠. 지금까지 이 건으로만 해서 보도된 것이 200건이 넘습니다."

이 외에 가축 분뇨, 비산 먼지, 산업장 폐수 등 처리해야 할 업무들이 과중한 관계로, 다른 지자체들과 비교했을 때 박한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최 팀장은 다시 한 번 웃는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땀흘려가며 일하는 공무원들이 있기에 그래도 대한민국의 전망은 아직도 밝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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