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조선일보 방상훈 이어 중앙일보 홍석현과도 회동"..역술인도 동행한 대권행보?
"삼성바이로직스 고의 분식 회계 사건의 검찰 고발이 이루어진 날 홍석현 만나"
이상호 기자 “김영란법 위반 조사받을 의향 있는지 윤석열 에 묻고 답변 요구해야”

'역술인 대동' 홍석현 만났던 윤석열 "대선후보 조사 빼달라" 왜?
'조선' 방상훈에 이어 '중앙' 홍석현까지.. "윤석열, 무슨 대화 나눴는지 입장 밝혀야”

[서울 =뉴스프리존]김은경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조사' 후보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여론조사업체에 공식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24일 최근 여론조사업체인 '코리아리서치'에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조사에서 윤 총장을 후보에서 빼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진: 뉴스타파 갈무리
사진: 뉴스타파 갈무리

앞서 23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 전문업체 4개사가 지난 20~22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대선후보 지지도·적합도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서는 이재명 경기 도지사가 24%를 얻어 1위에 오르고, 이낙연 민주당 의원(22%)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4%), 홍준표 무소속 의원(3%)이 뒤를 이었다.

이 조사에서는 그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야권 후보군 중 지지도 1위를 기록했던 윤석열 총장이 제외됐다. 조사기관 관계자는 "대검찰청에서 윤 총장을 설문 항목에서 제외해 달라는 연락을 해서 아예 빼버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윤 총장은 직전 조사까지 7~8%의 지지를 받으며 보수야권 전체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대검 관계자는 "예전부터 요청해온 대로 이번에 4개사 공동 여론조사팀에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총장이 장모와 처의 불미스러운 가족사는 물론 추미애 법무부 장관 및 여권과 마찰을 빚는 상황에서 대선후보로 계속 거론되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19일 '뉴스타파'가 보도한 [윤석열-홍석현, 심야 폭탄주 회동.. 질문 ‘잊은’ 언론들] 보도 기사로 주요 언론들 대부분이 보도를 묵살한 의미 심상한 내용도 빼놓을 수 없다.

윤 총장이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사적인 비밀회동에 이어 서울 중앙지검장 시절 역술인까지 대동한 JTBC의 사주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을 만나 술자리를 가진 부적절한 처신이 새롭게 확인 되면서 검찰 공무원의 자세도 도마에 오르고 있는 까닭이다.

윤 총장과 홍 회장두 사람이 만난 것으로 추정되는 날은 공교롭게도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 회계 사건이 검찰에 고발된 당일이었다. 특히 복수의 목격자들은 홍석현 회장이 윤석열 총장을 만나면서 역술가를 대동했다고 진술했다.

지난 2018년 11월 하순의 어느 밤 11시쯤, 서울 인사동의 한 술집에 윤석열 검찰총장,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나타났다. 해당 술집의 사장은 윤석열 총장과 오래 전부터 아는 사이였는데 윤 총장이 해당 술집을 찾아온 것은 10여년 만이었다고 한다. 이날 윤 총장은 이미 술을 많이 마신 상태로 보였다고 한다.

잠시 뒤 홍석현 회장이 혼자 오지 않고 점을 치거나 사주팔자를 봐주는 역술가를 대동하고 나타났다고
한다. 뉴스타파는 당시 동석했던 다른 목격자로부터도 홍석현 회장이 데리고 온 역술가를 봤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목격자에 따르면 술자리가 끝난 뒤 역술가의 이름을 검색해보니 언론 매체에도 소개된 적이 있는 유명 역술가였다고 한다.

매체에 따르면 밤 11시쯤 시작된 술자리는 새벽 1시까지 이어졌다. 맥주 7병과 소주 1병 반으로 폭탄주를 만들어 마셨다. 이 자리에서 홍석현은 “대한민국 최고의 칼잡이”라고 윤석열을 치켜 세웠다고 한다. 윤석열은 술집 사장의 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정작 만남의 두 당사자는 대화를 많이 나누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홍석현 회장이 데리고 온 역술가가 윤석열 총장을 지켜보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술자리를 마치고 홍석현 회장이 술값을 계산했다. 안주로 먹은 파전과 맥주, 소주 값으로 7만 원 정도가 나왔는데 홍 회장은 직접 지갑을 꺼내 “기분이 좋아서 그런다”며 현금 20만 원을 줬다고 한다.

목격자는 윤석열과 홍석현의 회동이 2018년 11월 하순이었고 그날 “비가 왔다”고 증언했다. 뉴스타파가 기상청 홈페이지의 지역별 상세 관측자료를 통해 확인한 결과 2018년 11월 중순 이후 밤 11시에 비가 온 날은 2018년 11월 20일 단 하루 뿐이었다.

2018년 11월 20일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 바이오로직스 관련자들을 고의 분식회계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날이었다. 다음 날인 11월 21일 이 사건은 윤석열 지검장 산하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에 배당됐다. 이렇게 민감한 시기에 범 삼성가의 원로격인 홍석현 회장과 당시 수사책임자였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만나 폭탄주를 마셨다는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한 일이다.

삼성을 수사하고 있는 수사 책임자가 민감한 시기에 범삼성가의 원로를 만나 폭탄주를 마셨다는 것 외에도 이날 만남에는 의미심장한 대목이 있다. 바로 홍석현 회장이 윤석열 총장을 만날 때 역술가를 대동했다는 대목이다. 홍 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처남으로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 여사의 동생이다.

홍석현은 이승만 정권 시절 내무부 장관을 지낸 부친 홍진기로부터 중앙일보 등을 물려받았다. 그는 현재 중앙일보와 JTBC,  메가박스 등 45개의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중앙 홀딩스의 회장이다. 또 홍 회장은 주미대사를 지내던 2005년 당시 폭로된 이른바 ‘삼성 X 파일 사건’에서 삼성의 로비스트로서 정치권과 검찰 수뇌부에 뇌물을 전달한 배달책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이건희의 지시에 따라 전현직 검사들에게 직접 뇌물을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결국 처벌받지 않았다.

이러한 이력을 가진 홍 회장이 역술가를 데리고 윤 총장을 만난 것의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재벌가 문제를 연구하고 다뤄 온 재벌닷컴의 정선섭 대표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이병철 회장이 직원을 뽑을 때 관상가를 활용했다든가 삼성 그룹이 서초동 사옥터를 정할 때 지관의 조언을 받았다는 얘기는 이미 잘 알려진 얘기”라고 했다.

정 대표는 삼성을 비롯한 재벌가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역술인들에게 의존해온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회장이 윤 총장을 만날 때 역술인을 데려간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게 추측했다.

“단순히 지인 관계에서 만났다, 이렇게 해석하기는 좀 어렵고 우리가 추측할 수 있는 것은 실제로 그 자리에서 그 사람의 상이 어떻게 보이냐, 앞으로 어떻게 그 사람의 미래가 펼쳐질 것인가에 대한 예상이나 예측을 역술인의 입장에서 견해를 물어보기 위해서 대동했을 가능성도 있죠. 윤석열 총장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오르기 시작했고 주목을 받으면서 과연 이 사람이 앞으로 어떤 일들을 펼쳐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그런 예측을 하는 측면에서 말이죠."

매체는 윤 총장에게 특히 삼성바이로직스 고의 분식 회계 사건의 검찰 고발이 이루어진 날 홍 회장을 만나 술을 마신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이날 만남에 홍석현 회장이 역술인을 대동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 물었다. 하지만 윤 총장은 대검 대변인실을 통해 “공개된 일정 이외의 사항은 확인해주기 어렵다”라고 답변했다. 홍 회장에게도 중앙 홀딩스 비서실을 통해 심야회동과 관련한 내용을 물었지만 홍 회장 측도 보도 시점까지 함구했다.

한편 '고발뉴스'도 지난 2018년 12월4일 홍석현 회장이 서울 도심의 한 주점에서 심야에 서울중앙지검 삼성 수사라인에 있는 촉망받는 검사에게 폭탄주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이상호 대표기자가 제기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9일 이상호 기자는 고발뉴스TV '뉴스비평'에서 “당시 서울지방검찰청의 삼성 수사라인의 핵심 검사는 취재 결과, 윤석열 현 검찰총장인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실명을 밝혀 보도했다.

2018년 실명보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상호 기자는 “당시 검찰의 실세 중 실세인 해당 검사가 폭탄주 회동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을 거부한 채 강력한 소송 방침을 밝힌 상황에서 홍석현 씨는 물론 홍 씨의 회사 사장을 맡고 있는 손석희 씨까지 사실 관계 파악에 도움을 주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자칫 검사의 실명을 공개할 경우, 제보자에게 불이익이 우려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호 기자는 “두 사람이 만났다면 각각 검찰과 삼성의 컨트롤타워에 해당되는 인물로서, 진행 중인 삼성 관련 수사나 최근 거론되고 있는 대권출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당일 심야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이는 술자리의 계산과 제기된 의혹 여부에 따라 공직자인 윤석열 총장에 대해서는 김영란법 등 위법사항이 발견될 소지가 크다”라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또 20일 '뉴스비평'에서도 “이 정도 사안이 나왔으면 윤석열 씨에게 그날 술을 마셨는지, 술값은 누가 냈는지, 법을 지키고 법을 집행하는 기관의 장으로서 스스로 옷 벗고 김영란법 위반에 대해 조사 받을 의향이 없는지 묻고 답변을 요구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윤석열 총장이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사적인 비밀회동 전후 당시 윤석열 지검장 체제의 서울중앙지검에서는 조선일보 사주와 관련된 고소‧고발 사건 역시 여러 건 진행되고 있었다. 따라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유명 역술가까지 동원한 홍석현 회장과는 또 어떤 것이 얽혀있겠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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