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애초 '허가되지 말았어야 할 집회'.. 전광훈 목사는 치어리더이자 얼굴마담"

청와대 국민청원 "광화문 집회’ 자금 출처를 밝혀라"
김현미 "광화문 집회 참석위해 전국에서 전세버스 277대 동원'
대형교회 '정치장로'들 광복절 집회 조직적 참여 드러나

[정현숙 기자]=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대량 발생한 광복절 광화문 집회와 관련해 ‘광화문 집회’ 자금 출처를 밝혀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4일 등장했다.

8월 4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일간지에 실린 대한민국장로연합회 지면광고.
8월 4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일간지에 실린 대한민국장로연합회 지면광고.

청원자는 “이들이 주최한 집회로 인해 말할 수 없는 혼란과 경제손실로 국민 모두를 위험에 빠트렸다. 그러니 집회 자금 출처와 버스 인솔자명단, 집회와 관련된 공무원이 있으면 합당한 처벌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참석하려 전국에서 전세버스가 대거 동원됐다는 사실로 점점 미래통합당 관련 의혹이 증폭하고 있다. 미통당은 홍문표 의원과 민경욱, 김진태 전 의원등 당협위원장과 당원들이 다수 참석한 것이 밝혀지면서 광화문 집회 책임론과 함께 국민적 공분에 휩싸이면서 최근 지지율 상승세가 꺾였다. 그러자 그동안 전광훈 목사 등 극우세력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오던 것에 대해 단절을 선언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5일 “일반 국민에겐 (극우가) 같은 보수계열 아니냐, 이렇게 뭉뚱그려 보여지는 경향이 있다”며 “소위 사회에서 극우라고 하는 분들은 우리와 다르다”고 강조하면서 발을 뺐다.

하지만 일시적 미봉책이라는 비판과 함께 단순히 책임회피성 발언으로 무마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광복절 광화문 집회와 관련해 당시 집회에 참석하려 전국에서 277 대의 전ㅔ버스가 동원됐다고 밝히면서다. 앞서 알고 있던 47대를 훨씬 상회하는 숫자에 모두 놀랐다.

김 장관은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광화문 집회 참석을 위해 전국적으로 버스가 몇 대 동원됐는지 아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의 질문에 “협회에 확인한 바에 의하면 전세버스 277대가 동원된 것으로 안다”라면서 "탑승객 명단 확보 등은 저희 부가 할 수 없다. 전세버스 동원 현황은 질병관리본부에 제출했다"라고 했다.

방송인 김어준 씨는 이날 페이스북과 자신이 진행하는 TBS 방송에서 광복절 광화문 집회는 "허가되지 말았어야 할 집회"라며 "전광훈 목사는 치어리더이자 얼굴마담"이라는 취지로 집회를 이끈 실세는 따로 있다고 했다. 그는 대형교회 장로들이 모여 신도동원 할당 등의 뒷배가 있었다고 했다.

김 씨는  "초대형 전국행사는 돈이 들기 마련"이라며 "돈을 추적하면 뒷배가 나온다. 돈의 흐름을 추적하면 주동자가 나오기 마련으로 누가 전세 버스를 예약했나?"라고 물었다.

그는 TBS 라디오 방송에서 “미래통합당 민경욱 전 의원이 신청하고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마이크를 잡았던, 애초 허가되지 말았어야 할 이 집회는 지난 8개월간 온 국민의 방역 노력을 벼랑 끝으로 몬 행사였다”라고 했다.

아울러 “참가비용을 개인당 받았다고 하는데 그럼 사전 예약금은 누가 낸 것인지, 버스마다 인솔자가 있었다고 하는데 그분들이 갹출한 건지, 전세버스 1인당 대금보다 참가비용을 더 많이 받았던데 남는 돈은 누가 가져간 건지, 혹시 집회 참석으로 그 보상을 받은 사람은 없는지 이 돈 문제가 무척 궁금하다”라고 했다.

그는 지난 1월 31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심재철 전 원내대표의 발언을 꺼내면서  “미래통합당은 이런 전광훈 목사 측과의 관계를 여전히 부인만 하는데 관계가 있었던 정도가 아니라 이번 총선 직전 전광훈 목사의 기독자유당을 통합하려고 하지 않았나”라고 짚었다. 그는  “(전광훈 세력과) 관계를 정리하기 전에 인정부터 하는 게 순서가 아니냐”라고 강조했다.

당시 심재철 전 원내대표는 “전광훈 목사나 김문수 전 지사의 경우, 국민의 분노를 광장으로 끌어모은 것은 소중한 공로이고 인정받아 마땅하다”라며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나 한국정치의 미래를 위해서나 통합의 열차에 함께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광복절 광화문 집회 버스 277대 동원과 함께 김어준 씨의 대형교회 장로 참여 발언을 확인하는 뉴스가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26일 CBS '노컷뉴스' 취재에 따르면 대형 교회 소속 장로들이 지난 광복절 집회에 조직적으로 참여한 정황이 포착됐다. 대한민국장로연합회(대장연) 소속 회원들은  발기인만 수백명에 이르는 전국 단위의 장로 연합단체를 구성해, 이달 초 총회 등을 열며 적극적으로 8·15 집회를 준비했다.

일부 보수 기독교계에서 정치목사에 이어 정치장로까지 출현해,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와 '4·15 부정선거 의혹 규명' 등을 외치며 거리로 나선 것이다.

대장연은 앞서 이달 4일에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주요 일간지에 '대한민국 30만 장로들이 일어섰다'는 문구가 적시된 지면 광고까지 실었다. 8·15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는 독려 광고였다. 광고에는 영락교회와 순복음, 온누리, 지구촌, 새문안, 소망, 성남신광, 서울해방, 무학교회 등 국내 유수의 대형 교회들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번 광복절 집회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도 지난 21일 한 보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이번 광복절 집회 참가를 동원하는 데 '애국장로회'가 큰 역할을 했다"라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전 목사가 언급한 애국장로회는 대장연의 전신과도 같은 단체다.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결성된 이 단체는 온누리교회 소속 장로와 은퇴장로들이 모여 만들었다. 지난 4·15 총선 당시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황교안 전 미통당 대표의 선거유세에 애국장로회 깃발을 들고 결합하기도 했다.

지난 5월 온누리교회 애국장로회에 참석한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와 정홍원 전 총리. 사진/노컷뉴스
지난 5월 온누리교회 애국장로회에 참석한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와 정홍원 전 총리. 사진/노컷뉴스

지난 5월 9일 온누리교회에서 열린 애국장로회 임시총회에는 이재훈 담임목사가 직접 설교를 했다.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와 정홍원 전 국무총리도 참여해 축사·격려사를 했다. 문 전 총리 후보자는 지난 2014년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취지의 발언이 알려져 낙마한 인물이고, 정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 초대 국무총리였다. 이들의 전력이 모두 미통당과 한 고리 임은 부인할 수 없다. 이제 와 발뺌하고 극우와 선을 긋는다고 했지만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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