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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의 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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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의 벼락
  • 강기석(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
  • 승인 2020.08.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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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검사는 죄 있는 놈에게 반드시 벌을 주는 직업이다(신상필벌). 죄 지은 놈이 버젓이 살 수 없는 밝은 사회를 만드는 것(파사현정)이 검사 직업의 최고 윤리다. 그런데 한국의 감사들은 수사를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고, 기소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독점 권력을 이용해, 돈 있고 빽 있는 놈은 수사도 안 하고 기소도 안 하고, 돈 없고 빽 없는 놈은 없는 죄도 만든다. 자기 식구는 한 없이 감싸고 밉보인 놈은 끝까지 보복한다.

원래 기자는 사실만을 보도하되 그 사실이 진실과 부합하는지 늘 고민해야 하는 직업이다. 중립과 객관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실과 사실에 비추어) 나쁜 놈은 나쁘다고 쓰고 좋은 놈은 좋다고 쓰는 것이 기자 직업의 최고 윤리다. 그런데 한국의 기자들은 취재를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고, 보도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독점 권력을 이용해. 돈 있고 빽 있는 놈은 안 쓰거나 좋게 써 주고, 돈 없고 빽 없는 놈은 나쁘게 쓴다. 심지어 돈 있고 빽 있는 놈들과 결탁해 전혀 진실에 부합하지도 않고 사실도 아닌 가짜기사까지 써댄다. 그런 기술로 밉보인 놈은 끝까지 물어뜯는다.

원래 목사는 죄 지은 자들을 천국으로 인도하는 직업이다. 믿음과 사랑과 소망 셋 중에 사랑이 으뜸이라는 것이 예수의 가르침이요, 그 가르침에 따라 가난하고 불쌍하고 병든 자들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목사라는 직업의 최고 윤리다. 그런데 한국의 목사들은 세속의 권세 있고 돈 있는 자들과 결탁해 사랑이 아닌 증오를 부르고 화합이 아닌 갈등을 키운다.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라고 했는데 한국의 목사들은 하느님을 포기하고 가이사의 것에 매달린다. 이제는 가이사의 것을 얻기 위해 바이러스까지 퍼뜨린다.

의사는 원래 병든 자를 고치는 직업이다. 병 든 사람이 권세 있는 사람인가, 가난한 사람인가를 가리지 않고 치료하는 것이 의사의 최고 윤리일 것이다. 어제(26일) 신영전 한양대 의대 교수 칼럼(한겨레 오피니언면)을 통해 옛날 바빌로니아에선 수술 중 환자를 죽이면 의사의 손목을 잘랐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

200년 전까지만 해도 독일에서 의사는 빨래꾼, 도축업자 정도의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도 양반은 의사가 되지 않았다는 것은 나도 이미 드라마를 통해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명의 허준은 가난한 사람들을 마다하지 않았다. 자신의 의술을 나누어 주는 데 인색하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겹치면서 왕가와 인연을 맺게 되고 왕족의 병을 잘 치료해 큰 벼슬을 얻었다.

현대 한국의 의사들도 그런가. ‘허준’에서 가난한 환자들을 가깝게 했다는 대목은 쏙 빼고 돈 있고 권세있는 자들을 잘 돌 본 덕에 명성을 쌓고 부를 일군 것은 아닌가. 그래서 돈 많은 집안 영민한 자제들이 너도 나도 의사가 되겠노라고 덤벼들고 있는 건 아닌가. 그 철옹성을 지키겠노라고 바이러스가 온 나라를 집어 삼킬 듯이 노리고 있는 이 엄중한 시국에 가운을 벗고 수술칼을 내던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검(판)사, 기자, 목사, 의사, 공동체를 지켜야 하는 이 숭고한 직업들이 이 시대, 한국이란 나라에 와서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에게 무서운 직업이 됐고 혹은 한없이 경멸받는 직업이 됐다. 공동체를 지키라고 그들에게 주어진 권능들(수사권 기소권 취재권 보도권 사목권 진료권)이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공동체를 공격하는 무기가 됐기 때문이다. 

당장은 의사가 제일 문제다. 신영전 교수의 칼럼은 “의학의 신 아스클레피오스는 제우스의 벼락을 맞아 죽었다”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제우스는 왜 벼락을 때렸을까?
벼락을 맞아 죽을 놈이 아스클레피오스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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