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반대하는 의사단체 '허위선전'까지 반정부 정치세력화
"의사 증원 이유 행정부가 의료공산화해 북한에 의사를 보내려고"

박지현 "공공의대에 정치인과 일부 시민단체 자식들이 부정입학할 수 있는 방법 몰래 마련”
"공공의대 위치가 정해진 것도 아닌데 정권이 이미 전북 남원에 토지를 매입"

[정현숙 기자] = 최근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의료계 파업에 이어 의대생들까지 국가고시를 거부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이들의 집단행동에 의문을 제기하며 성명을 발표한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들' 운영진이 “위, 아래에서 다양한 압력들이 있었다"라며 "사실상 단체행동을 강요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또 허위선전으로 가짜뉴스가 뿌려진다는 내막도 전했다.

사진: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특별시의사회에서 열린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지성 전임의 비상대책위 위원장.
사진: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특별시의사회에서 열린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지성 전임의 비상대책위 위원장.

수도권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들’ 운영자 A 씨는 1일 방송된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선배들이 법적 고발까지 각오하면서 파업에 나서는데 너희들은 안 나서느냐는 식으로 압박이 가해지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털어 놨다. 그는 휴학과 국가고시 거부를 강요받았다고도 했다.

A 씨는 모임 설립 목적에 대해 “의사들이 공공의대나 지역 의사 부족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무조건 ‘반대’만을 앞세우는 상황에 대해서 회의를 느꼈다”라며 “비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공유한 사람들이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모임이 만들어지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국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휴학과 국가시험 거부에 대한 투표를 했는데 이름과 학년, 학번, 소속 학교까지 다 기재하게 해서 그 결과를 전부 공개했다. 실상 단체행동을 강요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 사회는 군대 같은 관계가 평생 지속된다”라며 “의대 6년, 전공·수련의 과정을 받는 5년 동안에도 (위계질서가) 유지되고, 이런 선·후배 관계가 평생 유지된다”라고 주장했다.

단체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압력이 가해졌다고 했다. 또한, 의사 커뮤니티 내부에선 ‘행정부가 의료공산화를 하려고 한다’, ‘의대생 증원을 하는 이유가 북한에 의사를 보내려고 하는 것이다’ 등의 발언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의료계가 계속 파업을 지속하는 이유에 대해선 “정부가 어떤 약속을 해도 못 믿겠다는 게 전공의나 의대생들의 정서인 것 같다”라며 “정부가 자신들의 삶에 개입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 이번 정책의 철회가 (파업을 주도하는 단체에)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라고 덧붙였다.

A 씨는 “선배들이 파업에 대한 법적 고발까지 각오하면서 나서는데 너희들은 안 나서느냐 이런 식으로 전공의에서 의대생, 위에서 아래 학년으로 압박이 가해지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휴학을 하지 않으려고 하니까 선배에게 휴학을 종용하는 연락이 직접 왔다는 제보를 저희가 여러 번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행정부가 의료공산화를 하려고 한다고 성명서를 냈다"라며 "'공공의대 게이트'라고 해서 정치인과 시민단체들이 자기 자식들을 의대에 넣으려고 공공의대를 만들려고 하는 거라고 한다. 또 공공의대 위치가 정해진 것도 아닌데 정권이 이미 전북 남원에 토지를 매입하고 있다는 말도 있다”라고 했다.

더불어 “다른 지역의 의대를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큰 문제제기가 없는데 유독 전라도 지역에 의대를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그런 이야기가 좀 많이 보이는 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는 ‘다른생각을가진의대생들’을 향해 중국인이냐고 비난하고 있다고 했다. A 씨는 “댓글에 ‘중국인이냐’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 정부를 못 믿겠다. 정부가 어떤 약속을 하더라도 못 믿겠다는 게 전공의나 의대생들의 정서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 씨는 “단적으로 대전협 비대위 부위원장인 서울대 전공의 대표자 김중엽 씨가 지금의 정권은 도저히 믿을 수 없기에 정권을 타도하고 우리 인물이 정권을 잡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대놓고 이렇게 했다”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실제로 이렇게 언급했느냐’라는 질문에 “예”라며 “김 씨의 말을 호도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으니 이 점은 언급해야겠다. 이제 주요논지는 아니고 파업을 접자는 말에서 부수적으로 나온 일화다. 다만, 이런 말을 대놓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의사나 의대생들의 정서가 격앙돼 있다는 걸 보여준 거다”라고 했다.

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 올라온 김중엽 씨
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 올라온 김중엽 씨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들 모임'의 한 운영자는 이날 오전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전날 발표한 성명과 관련해 "가장 먼저 시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 하는 단체행동을 멈추고 원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그는 "지금 사태를 의약 분업과 많이 비교하는데 그때에 비해 지금은 잃을 것이 많은 의대생과 전공의들을 전면에 내세워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의대생들은 동맹 휴학을 하든 국시 거부를 하든 1년이라는 시간을 손해보고, 전공의들도 병원에서 수련·교육을 받는 입장인데 최전선에 나서 단체행동을 하고 정작 연차가 있는 분들의 행동은 미적지근하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대전협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 영등포구 서울의사회관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생과 전공의, 전임의는 단일협의체를 구성해 정책 철회 및 원점 재논의 서면 합의문 작성이 이뤄질 때까지 끝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라고 밝혔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과 이에 불복한 전공의들에 대한 고발 조치 등 처분을 두고  비대위는 폭거나 불통, 독선같은 과격한 표현을 쓰는 정치적 공세로 각종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적 입장으로  반정부 정치 투쟁을 벌이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서울삼성병원 의사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정부의 불통과 독선에 맞서 일어났던 저희가 폭압적 독거에 항거하기 위해 젊은의사 비대위 출범을 알리려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망가져가는 부동산 정책,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공정성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정부에 맞서 대한민국 청년들로서 이 땅의 청년들과 함께 연대하려 한다”라며 드러내 놓고 정치적 투쟁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공공의대 선발 과정에 시민단체가 참여한다는 내용이 가짜뉴스임이 밝혀졌음에도, 박 위원장은 “공공의대에 정치인들과 일부 시민단체 자제들이 부정하게 입학할 수 있는 방법을 몰래 마련했다”라며 허위 선전을 거리낌없이 내뱉았다.

앞서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모든 정치 공세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는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을 겨냥해 "제2의 전광훈"이라고 강력 비판하면서 그의 정치지향적 행태를 문제삼았다. 그는 지난 8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 회장을 향해 "의협 대표가 아니라 극우 난동꾼에 불과한 이런 사람이 의사들을 선동, 국민을 호도하고 오늘의 사태까지 오는데 책임이 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의원은 "의사협회장이라는 사람이 야당을 찾아가 정부를 비방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파시스트'라고 이야기하는데 무슨 이런 의사가 있느냐"라며 "이런 사람들이 정부를 비방하고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사태에 대해 정부가 너무 무르게 대처해왔다는 지적도 있다"라고 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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