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성찬기자] 지난 17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이다. 이헌 전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폭로가 나왔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4.16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의 '박근혜 7시간' 조사를 막으라는 지시를 내린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관련자들을 형사고발했다.

4.16가족협의회, 4.16국민조사위원회, 4.16연대는 2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특조위 조사 방해 및 특조위 조기 강제 해체에 앞장 선 13인을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세월호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방해한 13명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와 해수부, 특조위 관계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 416가족협의회가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이헌 전 세월호특조위 부위원장 국감 증언에 따른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10.25

당시 청와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행적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막았다는 것이다. 지난 2015년 11월 고영주‧황전원‧차기환‧석동현 등 여당 특조위원들은 "특조위가 정치적 놀음에 골몰한다"며 "7시간 행적 조사를 의결할 시 총사퇴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교롭게도 이 기자회견에 앞서 'BH 조사 시 여당 위원 사퇴' 지침을 담은 해수부 문건이 언론에 공개돼 특조위에 대한 정부의 조직적 방해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청와대 캐비넷에서 발견된 문건에서도 당시 청와대가 특조위 활동에 관여하려던 정황이 확인됐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이처럼 특조위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13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와 유기준 전 해수부 장관 등이 직권을 남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세월호 유가족들은 지난해 2월 김영석 당시 해수부 장관과 여당 특조위원들을 고발했으나 검찰은 이를 수사하지 않고 각하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최근 청와대가 특조위 조사를 막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나 유가족들이 이날 다시금 고발장을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유가족들은 이날 "결국 청와대의 지시는 '대응 방안'이라는 문서로까지 작성돼 세월호 특조위 여당 추천 위원들과 해양수산부 파견 공무원, 정부 기관에 의해 집행됐음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났다"며 엄중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이번 고발 대상에 오른 이들은 총 13명이다. '청와대 비서실장 문건'을 통해 7시간 조사 방해 지시 사실이 알려진 이병기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 이헌 전 부위원장이 폭로한 현기환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과 현정택 정책조정수석, '해수부 문건' 작성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유기준‧김영석 전 해수부 장관과 윤학배 차관, 연영진 해양정책실장 등에 대해선 형법상 직권남용, 세월호 특별법상 위계 등에 의한 직무수행 방해 등 혐의가 있다고 봤다.

앞서 특조위가 청와대를 조사할 경우 사퇴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했던 이헌 전 부위원장과 옛 여당 추천 특조위원들도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모든 정황으로 볼 때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고발키로 했다. 유가족들은 아울러 검찰을 향해 "촛불 시민 혁명의 힘으로 밝혀진 범죄 사실들을 더 이상 묵살하지 말고 특히 새로운 검찰의 모습에 걸맞게 적절한 수사와 기소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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